자한형 2022. 3. 1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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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손님맞이 2

 

 

지난 2월 중순이었다. 봄이 성큼 다가선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도 거의 다 되어 가는 상황이었다. 남녘에서는 매화의 개화 소식도 전해지고 있었고 봄맞이도 시작된 느낌을 주었다. 아내가 출근하면서 출장을 가야 했기에 차를 끌고 출근했다. 새해들어 두 번째의 손님 맞는 날이다. 처제네 가족 세 사람이 우리집을 방문하는 것이다. 차가 없으니 수산시장을 가는 것도 곤란했다. 결국 근처의 횟집에서 회를 포장해오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오후쯤에 회 등을 포장해왔다. 그 다음의 문제는 다시 또 슈퍼를 다녀와야 할 것으로 여겨졌다. 일단 밥을 지었다. 매운탕도 끓였다. 다행히 매운탕 재료인 야채 등도 횟집에서 준비해 주었다.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집 근처의 슈퍼에 다녀왔다. 주류와 과일 등을 사왔다. 거의 오후 7시쯤에 처제네가 왔다. 일단 조카의 세배를 받았다. 그리고 준비된 회, 멍게, 문어숙회, 전복 등을 맛보았다. LA갈비도 집사람이 프라이팬에 구워왔다. 지난 명절해 장만했던 음식이었는데 재워놓은 것이 아직 남아 있었다. 저녁식사는 매운탕에 먹었다. 최종적으로 차와 후식으로 과일 등을 맛보았다. 중간에 멀리 정선에 있는 조카 원경이와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내일의 일정은 12시까지 송파 청소년센터에 입장을 해야 하고 강연 예정시간은 오후 330분 경이었다. 5명의 연사가 있었고 처제는 네 번째 순서였다. 연사당 강연 시간으로 주어진 시간은 18분이었다. TED라는 강연 전문 프로였다.. 어제 리허설을 한 상태였고 세계적인 전문 강의 프로였다. 강연이 끝난 후 Q & A를 하고 마무리가 되는 식이었다. 술은 소맥으로 마셨다. 내일의 강연 일정 때문에 술은 절제를 하는 분위기였다.

다음날이 되었다. 처제의 TED 강연이 있는 날이다. 오전 1040분쯤에 차로 출발했다. 가락시장의 남문 근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두고 건너편의 송파 청소년센터로 갔다. 입구에서 QR코드를 찍고 입장했다. 3층으로 올라가 강당에 입장했다. 시작은 오후 1250분이었다. 두 건의 강연을 듣고 1부가 끝났다. 강연 내용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다보니 스마트폰의 배터리 용량이 부족했다. 1부가 끝나고 중간에 50분쯤의 휴식시간이 있었다. 1층으로 내려와 충전할 곳을 찾았는데 마침 빈 충전기를 찾아 30분쯤 충전을 한 후 다시 강연장으로 돌아왔다. 이제 세 번의 강연이 남았고 두 번째가 처제의 순서였다. 대부분의 청중은 젊은 MZ세대들이 주류였다. 드디어 처제의 차례가 되었다. 2분 가량의 샌드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본 후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었다. 안중근 의사를 주제로 한 샌드아트였다. 그리고 자신의 삶과 예술 세계에 관한 얘기를 일사천리로 청산유수로 강연했다. 시간이 18분에 한정되었기에 너무 짧았고 압축되다 보니 제대로 모든 것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청중석의 한쪽 귀퉁이에 가족용의 좌석이 준비되었다. 200석 정도 규모의 강당이었고 카메라가 강연 상황을 모두 영상으로 촬영하는 듯했다. 전면에 화면이 빔으로 투시되었고 한켠에서 연사가 강연을 하는 식이었다. 강연시간은 18분이어서 금방 강연이 마무리되었고 질의응답에 들어갔다. 다음은 뮤비 아트로 선풍을 일으키는 디스트릭트란 회사의 이성호 대표가 강연을 했다. 입체감이 넘치는 파도가 관객을 압도하는 분위기였다. 기술과 예술의 경지를 극한을 끌어올린 수작이었다. 도심의 유명 전광판에 파도를 입체감있게 영상으로 올려 관객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켰고 몰입감을 불러일으켰다. 물을 주제로 한 부분이 인상적이었고 미디어 아트를 통한 대중화 및 예술화의 단초를 만들었다. 미국의 유명도시에도 시연된 바 있는 혁신적인 미디어 아트였다. 비록 대표는 비전공자였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실패를 딛고 제대로 성공을 이룬 분야였다. 강의가 끝나고 일행 모두 주차장으로 와서 차를 몰고 귀로에 올랐다. 처제네는 관객부부와 같이 강북으로 이동했다. 다른 작가 한 분과 약속이 되어 있어 저녁식사를 하고 하행하는 일정이었다. 5편의 강연을 모두 영상에 담았다. 동영상으로 편집해서 활용해볼 요량이다. 휴일이 온전히 보낸 셈이었다. 그렇지만 유익한 강연이었고 알찬 시간을 보낸 셈이었다. 강연의 내용은 사르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이 되었다. 첫 번째는 인천의 오래된 마을을 활성화시킨 분이 나와서 강연을 했다. 두 번째 연사는 웹툰을 그리는 여성만화가였다. 치매에 걸린 엄마와의 일상을 웹툰으로 그려 많은 공감과 호응을 불러일으킨 유명인사였다. 세 번째는 한계레 신문사의 기자 출신으로 잊힐 권리에 관한 권위자가 나와 잊힐 권리에 관한 강연을 했다. 예전의 자신이 했던 행위에 대한 부분을 어느정도 제거하고 삭제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을 한다는 부분이었다. 며칠이 지난 후 나는 두 개의 강연을 동영상으로 편집해서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처제의 강연과 미디어 아트에 관한 부분이었다. 일단 음성파일화를 해서 그것으로 클로버하트라는 프로그램으로 음성을 텍스트 파일화 했고 그것을 자막으로 입혔다. 이로 인해 새해의 손님맞이 두 번째가 마무리 되었다. 코로나19 펜데믹 시대에 6인 이하의 집합만 허용되는 때에 손님맞이를 했다는 것이 그나마 행운이었다. 처제네 가족 모두 새해 만사형통하고 승승장구하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