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이사 전 그리고 그 이후의 해프닝 등
하남 이사 전 그리고 그 이후의 해프닝 등
우리 가족이 당초 계획했던 이사의 최종 기한은 11월 초순 정도였다. 신대방동 집을 매물 및 전세로 내놓았지난 부동산 경기가 워낙 약세였던 시기였고 계속적으로 집값 전셋값이 하향화 하던 시기였기에 대략 난감하고 초조해지던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7월부터 집근처의 중개업소에 매물 및 전세로 내놓았고 거의 한 달 간격으로 계속 전세가를 낮춰가면서 조정을 했지만 집을 보러 오는 세입자는 가뭄에 콩 나듯 드물었다. 결국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턱없이 저가로 내려간 전세가였고 시기도 늦어져 결국 12월 말쯤으로 정해지게 되었다. 또한 더욱 안타까웠던 점은 멀쩡한 자기집을 놔두고 엉뚱하게 전세를 내고 다시 전세를 얻아가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12월 중순에 이삿짐센터에서 이사에 따른 견적을 내러 왔다. 집을 둘러본 관계자는 무척 많이 쌓여 있는 이삿짐에 혀를 내둘렀다. 3백만원대의 포장이사비가 제시되었다. 12월 그 한참 바쁜 연말연시의 시기에 본집의 이사 전에 아들의 독립이 있었다. 오피스텔을 얻어 나간 것이다. 우리 집 자동차에 보자기, 쇼핑백 등에 잔뜩 짐을 넣어 차에 싣고 두차례에 걸쳐 이사를 했다. 한 번은 내가 한 번은 아내가 차를 운전했다. 아들이 독립하기 전에 독서실이 쉬는 날이 있었다. 화요일이었다. 책장 네 개와 서랍이 딸린 책상 등을 미리 폐기물로 처리를 했다. 부자간에 둘이서 낑낑대며 그 큰 물건들을 두어차례 엘리베이터로 옮기고 나니 진땀이 났다. 아들과 아내는 굳이 포장이사를 하는 데 선제적으로 그렇게 헛힘을 쓸 필요가 있느냐는 식의 힐난이 있었지만 나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다음날에는 홀로 스톨, 간이 이동용 책상, 소형 선풍기 나무조각 등 자질구레하게 불필요한 물건 들을 폐기물로 처리했다. 처리비용은 아파트의 경비원에게 지불했다. 일주일 정도 여유를 두고 책, 기념패, 명패, 상패, 감사패, 공로패 등을 종이박스에 포장하고 테이프로 밀봉해서 한쪽에 밀쳐놓았다. 또한 처리해야 할 것 중의 하나는 책이었다. 베란다의 한쪽 귀퉁이에 차곡차곡 쌓아놓았다. 내가 쓴 책의 재고가 대부분이었고 제법 부피가 나갔던 것은 정신문화연구원에 발간한 한국 민족문화 대백과사전 27권이었다. 다음으로 처리한 것은 담금주였다. 최소 5년 이상 묵은 것들이었다. 일단 잘 밀봉되었던 인삼주 두통을 개봉해 플라스틱 물병 2리터 짜리 한 병 그리고 1리터 짜리 두 병에 나눠 담았다. 그리고 일반담금주 매실주 등을 비어 있었던 김치통 케이스에 담았다. 10여개 쯤 되는 담금주였고 7~8개의 김치통이 소요되었다. 장식장에 보관했던 양주, 중국술, 일본술, 대만술, 와인 등은 박스에 담았었다. 하도 아내가 닦달을 하는 바람에 종이박스에 넣었던 술은 모조리 다시 개봉해서 장식장에 그대로 원위치를 시키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아들의 이삿짐을 옮긴 후에 짐을 자동차에 실어야 했었는데 뒷좌석에 담금술 양주 등을 일부 실어 두었다. 그런데 아들짐을 옮기는 과정에서 뒷좌석 차문을 열었는데 김치통에 담겼던 귀하디 귀한 양주가 바닥에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로얄살루트 21년산이었다. 귀해서 아겼던 양주였었는데 안타까운 일이었다. 바닥에 쏟아진 양주는 향긋한 술향기를 진하게 풍기고 있었다. 아들이 급하게 수건으로 바닥에 쏟아진 양주를 닦아내고 처리를 했다. 본래의 원 케이스에 담겨있던 남은 술은 집으로 가져와 개수대에 부어버리는 수밖에 없었다. 속된 말로 피같은 술이라는 말이 그대로 실감이 났다. 다음의 두 번째 사고는 보이차였다. 아내가 선원의 스승님에게서 받은 선물이었는데 이삿짐을 정리하던 과정에서 화분에서 흘러나온 물에 보이차의 아랫부분이 젖어버렸다. 제대로 보이차로써의 풍미를 재현해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었다. 아내의 힐책이 있었다.
다음은 이사 후의 해프닝에 관해서이다. 첫 번째는 장수명 돌소파의 연결코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버린 일이다. 얼핏 봐서는 연결코드의 모습이 구멍이 두 개로 보였는데 자세히 돌침대 아래쪽의 코드를 보니 구멍은 세 개였고 그것은 바로 컴퓨터의 본체 전원 연결코드와 동일한 코드였다. 무슨용도에 쓰는 것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무심코 버린 것이 큰 파장을 불러왔다. 다음은 노송가구의 서랍 문제였다. 아래 위 두 개의 서랍이 있었는데 아래쪽 서랍이 제대로 꽉 닫히지 않는 것이었다. 이삿짐을 포장하면서 제대로 물건의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뽁뽁이로 빈 공간을 채웠다. 그런데 그것을 빼는 과정에서 서랍의 내용물이 아래쪽으로 빠져 서랍문의 닫힘을 방해한 것이다. 하필 일반 서랍이라면 당연히 끝까지 서랍을 빼낼 수 있고 뺏다 끼워 다를 할 수 있는데 이 장식장의 서랍은 끝까지 빼낼 수는 있지만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나사못을 빼는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서랍을 빼내고 아래쪽에 바져 있는 물건을 꺼내고 보니 그것은 염주였다. 108개의 염주가 빠져 서람의 열고 닫힘을 방해했던 것이었다. 또다른 하나의 문제는 화장실 세면대에 있었다. 오른쪽에 조그마한 돌출부위에 스테인리스 물체가 달렸다. 관리실에 알아보니 그것은 물을 위쪽으로 뿜어 올리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라 했다. 다음은 TV, 인터넷, 와이파이연결부분이었다. KT에 요청을 해서 직원이 와서 연결을 했다. 그런데 TV가 제대로 켜지지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와이파이는 설치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요청을 해서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그런데 TV가 제대로 켜지고 꺼지고 리모컨에 의해 그렇게 작동이 되어야 하는데 제대로 원활하지가 않았다. 그후에 TV를 한 번 켤 때마다 셋톱박스의 인입선을 빼서 다시 꼽고 초기화를 하는 과정을 거쳐 TV를 켠 것이다. 나중에 판명된 것은 TV와 셋탑박스가 리모컨에 의해 한꺼번에 켜져야 하는데 그것이 엇박자가 나면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는 설명이었다. 또다른 문제는 주방의 액정 TV의 작동에 문제가 있었다. 처음에는 TV의 화면이 전혀 송출이 되지 않았다. 제조사에 전화를 통해 A/S를 받기로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아내의 출퇴근이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일이고 보니 보통일이 아니었다. 출근시간을 30분 늦추기는 했지만 한동안 애로가 계속될 듯하다. 새로운 생활터전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래도 생활의 리듬을 찾고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거의 신도시급 아파트만 즐비한 곳이다 보니 생활의 편리함이 있기도 하지만 상가 등이 먼 부분 등은 불편사항이 되리라. 아무튼 최대한 이곳 생활에 적응해서 편안한 일상생활이 영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심혈을 기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