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일 뿐이다(194~196)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김교환 기자 (194)
우리는 일상에서 숫자에 대해 너무 익숙해 있다. 따라서 숫자를 배제한 일상생활은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생활과 밀착 되어있다.
이제는 신체의 일부가 되어버린 핸드폰번호에서부터, 은행계좌, 자동차 번호판, 주민등록번호, 복권 등 온통 숫자와 무관한 일상은 상상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죄수들의 앞가슴에 달린 수인번호가 이름을 대신한다. 65세는 노인이고 64세는 노인이 아니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숫자의 노예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그 가운데서도 나이에 따른 숫자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일으킨다. 처음 만나면 우선 상대방의 나이가 궁금하고 나이든 성인들은 스스로 노화와 관련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나이의 선입견에 의한 잘못된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만약에 우리가 자기 나이 즉 출생연도를 모른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자기가 태어난 시기를 모르니까 우리의 나이는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며 일어나는 일의 상황에 따라 그 사람의 모습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이와 관련된 변화와 육체적 정신적 쇠락 사이의 관련성은 보편적인 진실일수 없다. 우리의 몸은 구석구석 서로 다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고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 문화도 서로 다르게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나이를 근거로 능력을 판단하는 고정관념은 잘못이다. 이제 베이비부머(1955~1963)세대가 노인이 되면서 노인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베이비부머가 새로운 시니어문화의 시대적 큰 흐름으로 형성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은 고학력, 양호한 건강관리, 정보화기기 활용에서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문화 분야에서도 트로트 열풍을 일으키는 세대이다. 유튜브 이용은 물론이요 인터넷쇼핑을 마음껏 즐기면서 그 규모가 점점 확산되어 가며 노인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함께 하고 있는 노년의 생활을 통해서 느끼는 쇠약함은 자연스러운 현상일는지 모르지만 상당부분은 노화에 따른 선입견이 작용한 결과라고 보아야겠다. 대체로 노인은 꿈도 희망도 없는 사람, 국가 사회에 짐만 되는 사람, 그럭저럭 삐치다가 갈 사람으로 노인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의 한계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노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버리자. 질병의 원인도 늙어서 당연하다는 선입견을 버려야한다.
노화는 변화이지 퇴화가 아니다. 변화를 젊은 사람들에겐 발달이라고 하면서 노년에게만 노화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러한 부정적 고정관념에 압도되지 않으려면 나이와 육체적인 쇠락을 연결시키지 말아야 한다. 노화를 쇠락이 아닌 변화로 받아들이자. 많은 노인들이 무심한 일상이 반복되는 보호시설 같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 복지시설이나 요양원등에서의 지나친 도움은 개개인에게 스스로의 무기력함을 인정시킴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마저도 성취도가 떨어질 수 있다. 국가사회의 노인복지는 보호시설 안에서의 지나친 배려로 노년의 삶을 약화시킨다. 노인의 경제활동이 현실적인 문제가 되면서 유유자적은 옛말이다. 이제는 노인도 일해야 하는 세상이다. 몸이 쇠약해진 노인들이 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만이 아니다. 사회와의 관계를 이어주고 건강유지와 함께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여주어 삶을 행복하게해 주는 것이다. 나이와 무관하게 죽을 때까지 일하고 놀고 배우는 것이 인생이다.
마음 관리가 곧 자기 관리다/김교환 기자 (195)
그리스 철학자 소크리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이는 자기의 그릇과 재능, 역량 등이 어느 정도인지 바로 알라는 뜻이다. 그런데 자신을 안다는 것도 어렵지만 자신을 관리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흔히 우리는 자신을 잘 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남들이 생각하는 나와 내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두 모습이 때로는 너무 다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자기는 남들에게 좋은 쪽으로만 인정을 받고 싶고 능력 있는 사람, 훌륭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만 남들은 상대방의 보고 싶은 면만 보면서 일방적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려고 한다. 그런데 남의 눈만 의식하다가 보면 자신은 간데없고 남의 생활을 대신하는 위선자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남이 보는 나와 나 자신의 일치는 어렵더라도 우리는 위선이 아닌 최선의 자기 모습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만큼 세상 사람들은 나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자기 길을 가면 된다. 흔히 우리는 무슨 일이던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야기를 자주하는데 어떤 생각이 자기 마음의 주인인가에 따라 행, 불행이 갈린다. 살아가노라면 고통스러울 때도 있고 좌절할 때도 있고, 슬픈 일을 겪을 수도 있다. 고통도, 슬픔도, 좌절도 피할 수 없는 인생살이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 결코 자신을 좌절로 고통으로 슬픔으로 구속하지말자. 오래 마음에 담아두면 안 된다.
우리의 마음은 바로 육체와 정신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로서 마음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바깥으로 나타나면 행동이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하나가 아니요 둘이다. 눈에 보이는 바깥세상과 눈에 안 보이는 마음 세상이 그것이다. 마음은 팔 수도 살 수도 없지만 넓게 쓰면 온 세상을 다 덮을 수 있고 좁게 쓰면 바늘 하나 꽂을 구멍도 안 생긴다. 그리고 마음은 아무리 퍼 주어도 줄지도 안는다. 몸이 가는 길은 걸을수록 지치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멈출 때 지친다. 구름과 바람의 방향은 바꿀 수 없지만 돛단배의 돛으로 배의 방향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듯이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고 돌아가는 길도 있다.
프랑스 최고의 소설가 모파상은 ‘여자의 일생’을 비롯해서 그가 쓰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어 부와 명예를 한 몸에 얻었지만 만족을 모르고 끝내 자살을 시도하다가 미수에 그치고 1년 동안 정신병자로 살았으며 결국 43세에 생을 마쳤는데 그의 묘비에 ‘나는 모든 것을 갖고자 했지만 결국엔 아무 것도 갖지 못했다’라고 평소 자주하던 말이 기록되어있다. 이는 모든 것이 마음가짐에 달렸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마음을 관리하는 것이 자신을 관리하는 것이요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자신을 다스리는 길이다.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자. 만족이 내 마음의 주인이 되면 얼굴도 항상 밝은 모습이 되지만 마음에서 만족을 못하면 천금을 얻어도 부족하고, 괴롭고, 허전하다. 행복도, 불행도, 사랑도, 미움도 결국 마음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니 마음관리가 곧 자기관리이다. 그리고 마음이 내킨다고 일이나 행동을 급하게 서둘지는 말자. 몸이 급해지면 마음이 급해지고 머리가 복잡해져 스트레스에 빠진다. 나이로 살지 말고 생각으로 살라는 말도 있다. 나이보다 생각으로 세상을 보라는 말이다. 매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그만큼 자신과의 힘드는 싸움이 있어야 한다. 잔잔한 호수 위의 백조가 무척 평화스러워 보이지만 물속에서는 끊임없는 발길질이 있다.
노후의 건강관리를 위한 마음가짐/ 김교환 (196)
베이비부머(1955~1963)세대가 노인이 되면서 노인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발표에 의하면 2025년 노인인구 1천만의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어 향후의 우리사회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함께 고령자사회가 새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런데 고령자가 되면 젊은 층보다 신체능력과 뇌기능의 개인차가 커진다. 따라서 건강과 뇌 활동을 유지하기위한 자기 노력의 여하에 따라 생활모습에서 큰 격차가 생긴다.
후기 인생의 새로운 출발인 60대의 은퇴는 하던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활동범위가 집안을 중심으로 한 생활환경변화로 운동기능, 뇌기능도 순식간 쇠퇴하게 된다. 그래서 60~70대의 생활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은퇴라 생각지 말고 언제까지나 현역 직업인으로 생활하는 자세를 가질 수는 없을까? 그리고 의무화된 건강검진결과의 맹신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간 기능 등 수치에 민감하다. 검진에서 이상 수치판정을 받으면 의사의 지도를 받아가며 열심히 정상수치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한다. 가령 그냥 내버려두어도 괜찮은 사람을 미리 알 수만 있다면 약으로 수치를 내리려고 애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물론 복용중인 모든 약을 끊을 수는 없지만 약을 너무 맹신하지 말자. 인체는 신비하고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같은 약이라도 효과는 각기 다르다. 3년에 걸친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겪었다. 백신접종을 5차례나 맞은 사람도 있고 한 번도 안 맞은 사람도 있지만 환자나 백신후유증 등 일어나는 반응이 제각기 다름을 보았다. 그런데 몸에 좋으니 처방대로 꼭 해야 한다고 교과서처럼 진료하는 의사라면 환자에게 의사로서는 좋지 않다.
오늘날 가장 치명적인 질병으로 각종 암이 있지만 전이속도나 치료가능성 등에 상당한 개인차가 있고 일반적으로 발견될 때는 벌써 몇 년 정도 경과된 뒤라고 하며 나이가 들면 몸에 누구나 암세포가 생긴다고 한다. 연령대에 따라 수술을 해서 1년이라도 더 오래 살 것인가 짧게 살더라도 건강한 상태로 살 것인가도 생각해볼 문제다. 또한 85세 이상 되면 치매증상이 뇌에 보이지 않는 사람 없다고 한다. 통계상 85세 이상은 40%, 90세 이상은 60%가 치매환자가 되며 70대 초반까지는 10%미만이라고 하는데 치매는 질병이아니라 늙으면 머리카락이 빠지고 주름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자연현상으로 다만 증상이 발현되는 속도에 개인차가 있을 뿐이란 것이다.
의사의 지시만 잘 따르면 장수할 수 있다는 생각도 버리자. 의사라고 만병통치의 전문가는 아니다. 자기전공인 인체 어느 한 부분의 치료를 벗어나지 못한다. 각기 다른 인간의 몸 전체를 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고 어떻게 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해주는 의사는 드물다. 의학 또한 미완성 학문이다. 연구가 진보하면서 날마다 바뀌기 마련이다. 다만 그때그때 최신의 연구결과가 상식이 되고 있을 뿐이다. 최근 고령자의 자동차 운전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면허증 자동반납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면허증 갱신할 때 제약을 받거나 고령이라서 면허증을 반납해야한다는 것은 잘못이다.
운전을 그만두면 외출기회가 줄어들고 활동무대가 좁아진다. 운전조작을 잘못해서 중대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물론 고령자에서 비교적 높게 나오고 있지만 치매로 인해 브레이크와 액셀의 구별이 안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조로운 생활을 피하고 일부러라도 외출을 많이 하자.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뭐든 배우러 다니자. 대화를 나누는 인간관계를 많이 갖고 좋아하는 사람, 마음이 맞는 사람과 사귀자. 자기 건강관리는 자기가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