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향을 향한 여정

감기몸살과 황소

자한형 2023. 2. 2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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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몸살과 황소

 

요즘 환절기로 감기몸살이 불청객으로 찾아오기 적합한 시기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의해 기침이 나기도 한다. 아무튼 감기몸살만큼 사람의 심신을 피곤하게 하고 생활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도 없으리라. 시작은 목감기에서 촉발되었다. 목이 따끔거리고 아프기 시작했고 기침을 하고 나면 목의 통증이 배가되었다.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었던 상비약으로 어떻게 버텨볼까도 했었다. 어불성설(語不成說)이었다. 급기야 다음 단계로 약국을 찾았다. 목감기라고 하니까 약을 주었다. 그것으로도 전혀 효험을 볼 수 없었다. 결국 하룻밤을 새면서 그 아픔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동네 이비인후과(耳鼻咽喉科)를 찾아간 것이다. 코에 뭔가를 집어넣고 목에도 처치를 하는 듯했다. 그리고 또 나와서 주사를 한 대 맞았다. 그리고 코와 입을 막는 마스크를 대고 호흡을 하며 처치를 했다. 그러고 나서 약을 3일분으로 처방해주었다. 처방전을 제출하고 약국을 들러 약을 조제해 왔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할 때 가장 손쉽게 오는 병으로 감기를 떠올린다. 그러나 실상은 잇몸질환이라는 것이 가장 빈번하게 오고 가장 많은 이들이 아파하는 병명이라고 한다. 3일여를 감기몸살에 시달리다 보니 몽롱한 의식 속에서 보낸 것 같았다. 감기몸살이 이렇게 지독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이번의 감기몸살은 유독 도를 넘는 듯했다. 몸에 열이 나서 불덩이가 된 것도 같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휴일에 아픔이 본격화된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병가를 냈어야 했을 텐데 말이다. 하루 종일 이불을 뒤집어쓰고 몸조리를 했지만 차도는 별로 없었다. 열은 많이 가라앉은 듯한데 의외로 기침이나 목의 따끔거림은 조금은 덜해졌지만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본래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라고 하는” 얘기도 있지 않은가. 한번 이렇게 감기몸살을 제대로 앓고 나면 몸을 잘 간수하게 되고 돌보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어떻게 해야 될지 확신이 서지 않아 결국 목욕은 하지 못했다. 감기 몸살에는 별다른 특효약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춧가루를 탄 소주를 먹어야 한다거나 땀을 내야한다는 등 여러 가지 민간요법이 있긴 한데 환절기에 들어서면 독감에는 별 효험이 없어 보인다. 치료기간은 보통 2주 정도를 요한다고 한다. 목소리도 변성이 되어 제대로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밥을 넘기는 것도 힘들었다. 밥을 넘기는 것이 모래알이나 소태를 삼키는 것처럼 힘들고 어렵게 느껴졌다. 찬바람을 쐰 게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본인의 아픔과 어려움도 문제이지만 또 그것이 엄청난 전염성을 갖고 있기에 가족들이 겪는 불편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찌 보면 평소 꾸준한 건강관리를 했어야 했고 충분히 저항력을 갖춰야 함에도 소홀하던 차에 덜컥 감기몸살에 걸려던 것이라 여겨진다. 하늘이 내린 몸의 경고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다. 여러 가지로 사람간의 접촉을 피해야 하고 같이 쓰는 물건 등도 별도로 사용토록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주말에 계획되었던 모임에도 갈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은 문자로 불참을 통보하고 집안에서 몸조리에만 매달릴 밖에 별도리가 없었다. 휴일을 그렇게 소진하다보니 안타까움은 있었지만 달리 어쩌지 못했다. 평소 건강관리를 잘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기침을 할 때마다 목의 따끔거림은 더욱 심해지는 듯했다.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라고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갑남을녀(甲男乙女)들은 이를 너무 가벼이 여기고 하찮게 치부해 더 큰 곤욕을 치루기도 하는 것이다. 충분히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방책을 강구해서 조기에 감기몸살을 퇴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대응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나중에 화근이 될 수도 있다. 한동안 건강에 소홀했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던 것이 근본적 원인으로 추측된다. 세상을 살다보면 한 번쯤은 누구나 감기몸살에 걸리게 마련이다. 항상 옆에서 바라보는 입장에 있어서는 그것이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지를 실감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 가타부타 말들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어느 만큼의 집중적인 치료를 한다면 단기간에 물리칠 수도 있다. 사람과의 접근 또는 대화자체도 회피하는 것이 상책인 듯하다. 모쪼록 하루빨리 쾌차해서 제대로 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다. 혼자 사는 이들이 가장 고생스럽고 고독감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 몸이 아팠을 때 돌봐주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예전에 어느 재벌가에 전해져오는 이야기이다. 황소를 지붕위에 올리는 법이라는 얘기였다. 한집안과 또다른 한집안이 혼인을 해서 사돈 간이 되었다. 한집은 무척이나 풍요롭고 부유하게 잘 살고 사돈집은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이리저리 잘 살펴보고 물어보았다. 어떻게 그렇게 잘 살 수 있게 되었냐고 말이다. 그러자 그 사돈이 답을 이렇게 알려주더라는 것이다. 황소를 지붕위에 올려보면 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에 와서 식솔들에게 황소를 지붕위로 올려라’라고’ 언명을 내렸다. 그러자 식솔들은 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콧방귀만 뀌었다. 그래서 사돈댁에 가서 다시 그런 상황을 얘기했단다.. 그러자 사돈이 자신이 보여주더라는 것이다. 식솔들을 불러놓고 황소를 지붕 위로 올려라그렇게 명령이 내려지자 모든 식구가 달라붙어 지붕 위까지 황소가 올라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고 노력을 해서 3시간 만에 황소를 지붕 위에 올리더라는 것이다. 가장이 얘기하는 부분에 신뢰를 주고 믿고 따르는 것이 만사를 이루는 첩경(捷徑) 임을(捷徑) 보여주는 일화였다. 안 되는 집안은 만사에 부정적이고 삐딱하게만 생각하고 불신에 가득 차 있는데 반해서 되는 집안은 그렇게 황당한 일도 일심단합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뜻이리라. 그것이 비록 얼토당토않은 일이라 하더라도 가장에 대한 믿음에서 온 식솔이 한마음이 되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게 된다. 그것인 생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절차요 길의 한 행태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예()인 것이다. 어떤 일이 주어지던지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하는 자세가 올곧게 세상을 사는 지혜가 되리라. 이제부터는 일상에 더욱 진력을 다해서 환절기의 감기를 몰아내고 정상적인 생활에의 회귀를 도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하늘도 쪽빛으로 물들고 들판의 색도 초록으로 제 빛깔을 찾아가는 때에 이 불청객을 잘 피해 건강한 새봄을 맞이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