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속 마음의 정화 (4권)

여행을 떠나는 아들에게

자한형 2023. 4. 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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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는 아들에게

 

 

안녕! 아들아 이제는 그곳 생활에 얼마만큼 충분히 적응이 되었겠구나. 네가 그곳에 간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처음에는 다소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얼마만큼 충분히 적응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자주 카톡을 통해서 근황을 주고 받다보니 이역만리 떨어져 있지만 그렇게 소원한 느낌이 들지는 않구나. 이제 이곳은 완연한 가을이다. 내일이나 모래쯤에 태풍이 올라온다는 일기예보도 있었지만 그렇게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 같지는 않구나. 얼마 전에 시작된 아시안게임은 잘 진행되고 있다. 박태환은 두 종목에서 동메달만 두 개를 땄다. 고교생 한명은 사격에서 진종오를 제치고 2관왕에 올랐다. 일본과 2위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선수들의 선전이 기대된다. 우리 가족은 항상 그렇듯이 잘 지내고 있고 평온한 상태의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아빠는 여전히 사무실에 잘 출근하고 있고 편하게 지내고 있다. 다음 주쯤이면 한 달 정도 치료를 했던 앞치아를 새롭게 맞춰 끼워 넣게 될 것이다. 엊그제는 동기들끼리 태안비치CC에서 골프를 쳤다. 스코어는 별로였지만 오랜만에 만난 동기생들과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주말에는 농협 전체의 부산대학 동문 체육대회 행사를 치렀다. 아빠가 찬조를 좀 거하게 했다. 책 푸른 노을 125권을 내놨다. 참석한 동문들에게 한권씩 나눠주라고 말이다. 네 엄마는 완전히 마음공부에 빠져 산다. 아침 5시에 일어나 한 시간 동안 수행을 한다. 그러는 것도 모자라 저녁에 와서도 한 시간씩 수행을 한다. 마음의 정화를 확실히 느끼는 모양이다. 수계를 받고 삼천 배를 한 것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듯하다. 얼마 전에는 네 외숙모의 부친상이 있어 잠깐 광주에 문상을 다녀왔다. 네 외할아버지와 동갑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돌아가셨단다. 여든을 넘기셨으니 오래 장수하신 것이기는 한데 그래도 아쉬움이 있는 듯해 보였다. 특이하게도 화장을 해서 반은 부인과 같이 합장을 해달라고 했고 나머지 반은 선산에 묻어달라고 유언을 하셨다고 했다. 참 기이한 일이었다. 공직생활을 오래하셨던 모양이다. 상학이는 9월부터 복학해서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엊그제는 군에 있는 친구랑 수원 부근의 용인 저수지에 두 번째로 낚시를 하러 갔는데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허탕을 쳤다는구나. 틈틈이 시간을 내어 알바를 하고 있다. 주 내용은 중고차 매물로 나온 것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란다. 시간당 얼마로 해서 임금이 책정된다고 한다. 기타는 가끔씩 치고 있고 이제는 글 쓰는 것에 매료되어 있다. 자기 알바로 번 것을 과외비를 내고 과외를 주기적으로 받고 있는 형편이다. 얼마 전에 올린 것은 박민규란 소설가의 책들과 최윤식이라는 미래학자의 책을 사온 것을 사진 찍어 올린 것이란다. 지난 주 목요일에 농협중앙회에서 최박사를 초청해서 강좌를 열었는데 아빠가 다녀왔단다. 한 시간 30분 동안 2030년의 미래한국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그가 계속 내놓은 책이 2030 대담한 미래라는 것인데 이제 2권이 나왔다. 앞으로도 3,4,5권이 나올 예정이다. 향후 2030년에는 세상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는 것이 그의 예측이었다. 인구가 감소하는 상태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고 노령인구가 25백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감행해서 세계경제가 요동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리인상 이유는 국가부채가 눈두덩이처럼 불어나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란다. 2008년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왔을 때에는 세일가스를 수출하는 것으로 해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앞으로는 건강하게 오래살기라는 것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빚을 내서라도 사기를 원하고 희망하고 갈구하는 것이 건강에 관련된 상품 등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향후 웰빙식품, 건강식품, 물 등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도 향후에는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업프레임을 바꾸지 않으면 생존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기업이 30대 기업에서 절반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참으로 불안한 예측이고 우려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너도 기회가 되면 한번 연구해보렴. 추석명절은 잘 지냈니. 추수감사절 여행도 잘하렴.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오래전에 세계를 주름잡던 거대제국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면면을 잘 살펴보고 익혀오기 바란다. 세계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적이 있었고 그들의 무적함대는 세계를 호령하기도 했었다. 정열의 나라이기도 하고 집시의 나라이기도 하다. 지금은 쇠락해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본받아야할 점도 많을 것이다. 엊그제는 런던 김 사장과 만나 네 가방을 전해주었다. 신발과 편지를 한통 넣었다. 코트도 넣었어야 했는데 부피가 너무 컸을 것으로 여겨져 보내질 못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시도를 한번 해보마. 요즘은 명량이라는 영화가 대박을 쳤다. 영화사상 최대의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15백만 명을 돌파했단다. 이순신장군의 명량해전을 극화한 것이었는데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그의 불굴의 리더십이 그리운 때가 아닌가 싶다. 13척의 배로 거의 10배에 해당하는 왜적을 맞아 고군분투해서 대승을 거둔 것이 주 내용인 듯하다. 세계 해전사에 전무후무한 승리이고 쾌거가 아닐 수 없었다. 어떤 이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각종 기록 등을 통해 나타난 이순신장군의 면면을 통해 그가 어떤 약점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해 보고자 했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약점을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을 다독여가며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구국을 해냈으면 그랬을까 싶다. 영화 속에서 그랬다. 임금이 장군을 버리지 않았냐. 그러니 이제는 무엇을 위해 싸움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장군이 그런다. 백성이 있지 않느냐 나는 백성을 위해 전투를 한다. 임금을 위함이 아니라고 위안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무결점의 지도자고 리더였던 그의 완벽했던 모습이 그리워질 것이다. 러일전쟁의 영웅이었던 도고 헤이하찌로라는 장군이 러일전쟁 직후에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그는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나는 넬슨과는 비교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그는 국가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오로지 열악하고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군과의 싸움에서 한 번도 지지 않고 승리를 이뤄냈다. 내가 그의 조직에 견준다면 하사관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나는 국가로부터 국민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고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을 한 것이었다. 항상 건강하고 자존감을 높여서 고귀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항상 든든하고 자랑스러운 우리의 지주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그럼 잘 지내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