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탈향
탈 향 -이호철 하룻밤 신세를 진 화찻간은 이튿날 곧잘 어디론가 없어지곤 했다. 더러는 하루 저녁에도 몇 번씩 이 화차 저 화차 자리를 옮겨 잡아야 했다. 자리를 잡고 누우면 그런대로 흐뭇했다, 나이 어린 나와 하원이가 가운데, 두찬이와 광석이가 양 가장자리에 눕곤 했다. 이상한 기척이 나서 밤중에 눈을 떠 보면. 우리가 누운 화찻간은 또 화통에 매달려 달리곤 하였다. "야야. 깨 깨, 빨릿,,,,,,." 자다가 말고 뛰어내려야 했다. 광석이는 번번이 실수를 했다. 화차 가는 쪽으로가 아니라 반대쪽으로 뛰곤 했다. 내리고 보면 초량 제4부두 앞이기도 했고 부산진역 앞이기도 했다. 이 화차 저 화차 기웃거리며 또 다른 빈 화차를 찾아 들어야 했다. "야하, 이 노릇이라구야 이건 견디겐,' “---." "에..
2022.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