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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시

화해

by 자한형 2022.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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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월트 휘트먼

만상을 굽어보는, 창공처럼 아름다운 말

아름답도다

전쟁과 그 도륙질이 미구에 자취 없이 사라지고

<죽음> <> 그 자매의 손길이 끊임없이 이 때 묻은

세상을 되풀이해서 조용히 씻어낸다는 것은.

내 적수는 이제 죽었다.

핼쑥한 얼굴로 관 속에 조용히 그가 누워 있는 것을

- 나는 보고 다가선다.

허리 굽혀 관 속의 백지장 얼굴에 가볍게 입술을 갖

다 댄다.

 

- 월트 휘트만 시집, 풀잎에서

* 떠오르는 한 사람의 얼굴이 어른거리지만

더 이상 나아가고 싶어하는 상상의 나래를

오늘은 제어시킨다.

다만 화해의 시간이 빨리

그러나 합당한 대가를 철저하게 다 지불한 후에

올 수 있게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래볼 뿐이다.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疎而不漏)

하늘의 그물은 눈이 굉장히 넓어서 성근 것 같지만 죄인을 결코 빠뜨리지 않는다

- 노자

, 나여! , 삶이여!-월트 휘트먼

, 나여! , 삶이여!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 질문들

믿음 없는 자들의 끝없는 행렬에 대해

어리석은 자들로 가득 찬 도시들에 대해

나 자신을 영원히 자책하는 나에 대해

(나보다 더 어리석고, 나보다 더 믿음 없는 자 누구인가?)

헛되이 빛을 갈망하는 눈들에 대해

사물들이 의미하는 것에 대해

언제나 다시 시작되는 투쟁에 대해

형편없는 모든 결말에 대해

발을 끌며 걷는 내 주위의 추한 군중에 대해

공허하고 쓸모없는 남은 생에 대해

나를 얽어매는 그 남은 시간에 대해

, 나여! 반복되는 너무 슬픈 질문

이것들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가?

, 나여, , 삶이여!

답은 바로 이것

네가 여기에 있다는 것

삶이 존재하고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

장엄한 연극은 계속되고

너도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다는 것

 

풀잎=월트 휘트먼

땅과 태양과 동물들을 사랑하라. 부를 경멸하라.

필요한 모든 이에에 자선을 베풀라.

어리석거나 제 정신이 아닌 일이면 맞서라.

당신의 수입과 노동을 다른 사람을 위한 일에 돌려라.

신에 대해 논쟁하지 말라.

사람들에게는 참고 너그럽게 대하라.

당신이 모르는 것, 알 수 없는 것 또는

사람 수가 많든 적든 그들에게 머리를 숙여라.

아는 것은 적어도 당신을 감동시키는 사람들.

젊은이들, 가족의 어머니들과 함께 가라.

자유롭게 살면서 당신 생애의 모든 해, 모든 계절,

산과 들에 있는 이 나뭇잎들을 음미하라.

학교, 교회, 책에서 배운 모든 것을 의심하라.

당신의 영혼을 모욕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멀리하라.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바다를 모두 건넌 뒤에,

(이미 건넌 것으로 보이지만)

위대한 선장들과 기관사들이 제 일을 완수한 뒤에,

고귀한 발명가들, 과학자들, 화학자들, 지질학자들, 민족학자들 뒤에,

마침내 시인이라 불릴 만한 사람이 오리라.

하나님의 참 자녀가 와서 제 노래를 부르리라.“

_월트 휘트먼, 풀잎중에서

 

한 아이가 물었다, 풀잎이 뭐예요?

손안 가득 그것을 가져와 내밀면서.

내가 그 애에게 무어라 답할 수 있을까,

그것이 무엇인지 그애가 알지 못하듯

나도 알지 못하는데.

어쩌면 그것은 푸른 실로 짜 만든 내 천성의 깃발인지도 몰라.

아니면 그것은 하느님의 손수건이리라.

어디엔가 은밀히 당신의 이름 아로새긴 향기로운 선물,

일부러 흘리시고는 우리가 그것을 주었을 때

누구의 것이냐고 묻는 것일지도 몰라.

아니면 풀잎 그 자체가 아이,

아니면 그것은 하나의 그림문자이리라.

넓은, 또는 좁은 곳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자라나면서,

흑인이나 백인, 캐나다 사람, 버지니아 사람, 국회의원, 노예,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자라나면서

똑같이 고루고루 나눠 주고 받아들인다는 뜻이리라.

무덤 위 풀은 아름답게 자란 머리카락인 듯도 하다.

보들보들한 풀, 나는 너를 정답게 맞으리라.

너는 많은 젊은이들의 가슴 한가운데서 힘차게 나왔을 것이며,

내가 그 젊은이들을 알았더라면 그들을 사랑했으리라.

너는 늙은이들로부터, 아니 어머니의 무릎을 금방 떠난

갓난아기로부터 나와서,

지금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풀은 할머니의 백발로부터 나왔기에는 너무도 검고,

할아버지의 수염으로부터 나왔기에는 훨씬 더 검으며,

불그스레한 입 천장에서 나왔다고 하기에는 검은 편이다.

, 나는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듣지만,

풀은 무의미하게 입 천장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지금은 죽고 없는 젊은 남녀들이 보내는 암시나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과 그들의 무릎을 쉽게 떠난

갓난아기들이 주는 암시를 설명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젊은이들과 할아버지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할머니들과 갓난아기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들은 어디엔가 살아 있을 거요.

조그만 풀잎조차도 죽음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소!

죽음은 있다고 해도 생명으로 인도해 갈 뿐,

생명을 삼키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니오.

생명이 나타나면 죽음은 사라지는 것이며,

만물은 앞으로 멀리까지 나아가고 종말은 없는 것이오.

그래서 죽음이란 보통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더 행복한 것이오.

<나 자신의 노래> 6 에서

재빠른 바람! 공간! 나의 영혼! , 나는 내가 상상하는 것이 진실임을 안다,

내가 풀밭 위를 뒹굴거리며 상상하는 것,

내 침대에 홀로 누워 상상하는 것…… 그리고 다시 아침 별들이 흐릿하게 사라질 때 해변을 걸으며 상상하는 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 나 자신의 노래 33중에서

여기저기 동전을 눈에 달고 걸어가는,

배의 탐욕을 채우려고 멋대로 숟가락질하는 머리들,

표를 사거나 받거나 파는, 그러나 축제에는 단 한 번도 가지 않는,

땀을 흘리고 쟁기질하고 탈곡하는, 그러고는 임금으로 쌀겨나 받는 많은 사람들,

몇몇 사람들, 빈둥거리며 소유하는, 계속하여 밀을 원하는. --- 나 자신의 노래 42중에서

나는 영원한 여행을 떠나고 있다,

내 표식은 비옷과 좋은 신발과 숲에서 자른 지팡이다,

내 친구 중 누구도 내 의자에서 편치 않다,

나는 의자도 교회도 철학도 없다,

나는 저녁 식탁, 도서관, 대화에 아무도 초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각각의 남자와 여자들을 나는 작은 언덕으로 이끈다,

내 왼손은 당신의 허리를 빙 두르고,

내 오른손은 대륙의 풍경들과 평평한 대로를 가리킨다.

나도, 다른 누구도, 당신을 위해 저 길을 여행할 수 없다,

당신은 당신 스스로 그 길을 여행해야 한다.

()

충분히 오랫동안 당신은 경멸받을 만한 꿈을 꾸어 왔다,

이제 내가 당신의 눈에서 눈곱을 씻어 주니,

당신은 눈부신 빛과 당신 삶의 모든 순간으로 당신 자신의 옷을 입어야 한다.

이미 오랫동안 당신은 흐릿하게 시들어 왔다, 해안가에서 널빤지 하나 붙들고.

이제 내 당신을 용감히 헤엄치게 하리라.

바다의 한가운데에 뛰어들어, 다시 솟구쳐 나와 내게 고개를 끄덕이며 크게 소리 질러라, 웃으며 당신의 머리칼을 흔들어라.

--- 나 자신의 노래 46중에서

", 캡틴 마이 캡틴!/ 일어나 저 종소리를 들으소서/ 일어나 보십시오. 당신을 위해 깃발이 휘날립니다/ 당신을 위한 나팔소리가 울리고, 당신을 위해 꽃다발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깁니다. 캡틴!/ 당신의 머리를 괴고 있는 이 팔이, 당신이 차갑게 누워 있는 이 갑판이 제발 꿈이기를."

지구의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떠들썩한 사람들이 풍부한 크기와 대기에 맞게 길들여져 질서 정연해 보인다.” (p.7)

시인들은 자유의 목소리이며 자유를 개진한다. 시대에서 나온 그들은 위대한 사상에 값한다.” (p.26)

나는 단 한 사람도 무시하거나 떨쳐 버리지 않을 것이다.

첩과 식객, 도둑 모두 이곳에 초대받는다.... 도발적인 입술의 노예가 초대받는다... 성병 감염자가 초대받는다.

그들과 다른 이들 사이에는 아무런 구별도 없을 것이다.” (p.74)

나는 육체의 시인이다.

또 나는 영혼의 시인이다.

천국의 기쁨이 나와 함께하며, 지옥의 고통이 나와 함께한다.” (p.78)

월트 휘트먼, 미국인, 불량자들 중 하나, 하나의 우주,” (p.83) <나 자신의 노래 중에서>

재빠른 양키 쾌속선을 찾으라... 너 검은 배에 실을 짐이 여기 있다.

닻을 올려라! 네 항해를 시작하라!.... 보스턴 항으로 곧장 키를 잡으라.

자 다시 대통령의 사령관을 부르라, 그리고 행정부의 대포를 끌고 오고,

의회에서 고함꾼들을 데려오라, 다시 행진하고 보병들과 기병들로 그것을 보호하라.“ (p.233) <보스턴 발라드 중에서>

잠자는 사람들은, 아시아 사람과 아프리카 사람들이, 여자가, 아버지가, 학자는, 폐병환자의, 류머티즘에 걸린 관절이, 그들의 밤의 기운...” (p.198-199) <잠자는 사람들 중에서>

나는 아직 시도되지 않는 미래의 일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차례대로 충분히 밝혀질 것이며,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통과한 사람도, 멈춘 사람도,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도, 단 한 사람도 실패하지 않는다.

죽어서 이미 묻힌 젊은이도 실패한 것은 아니다.

죽어서 그의 곁에 묻힌 여인도 실패한 것은 아니다.

문 옆에서 작은 소리로 도란거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보이지 않는 어린아이도 실패한 것은 아니다.

아무런 목적 없이 살아온,

자신의 일생을 후회하고 있는 노인도 실패한 것이 아니다.

술과 무질서한 생활로 병에 걸려

가난한 집에서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사람도 실패한 것은 아니다.

살해당하고 부상당한 수많은 사람들도,

인간쓰레기라고 불리는 잔인한 자들도 실패한 것은 아니다.

한 끼의 음식을 얻어먹기 위해 거리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지구 위의 모든 것, 오래된 무덤 속에 있는 어느 것도

수많은 별들과 행성 어느 것도,

그 안에 살고 있는 수없이 많은 것 중 어느 하나도,

과거의 것이든, 가장 사소한 것이든 실패한 것은 아니다.

나를 통하여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온 많은 목소리가,

무수한 세대에 걸친 죄수와 노예의 목소리가,

병자와, 절망한 자와, 도둑들과 난쟁이의 목소리가,

순환의 목소리가, 별들의 목소리가,

성과 욕정의 금지된 목소리가, 베일에 가려졌던 목소리가,

그리고 남에게 짓밟히는 자들의 권리의 목소리가,

불구자와 하찮은 자와, 평범한 자와, 어리석은 자와

경멸받는 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알고 보면 모두가 나에게 친절했고

나를 위한 준비는 엄청났으며 나를 도운 팔은 성실하였다.

나는 신의 손이 내 자신의 약속임을 안다.

나는 신의 성령(聖靈)이 내 자신의 형제임을 안다.

그리고 이제까지 태어난 모든 남자들이 내 형제이며,

여자들이 내 자매이며 연인임을 안다.

그리고 창조의 틀은 사랑임을 안다.

나는 육체를 노래하는 시인이며, 영혼을 노래하는 시인이다.

나는 선한 것만 노래하는 시인이 아니며,

또한 악한 것만 노래하는 시인이 되려고도 하지 않는다.

천국의 기쁨이 나와 더불어 있고, 지옥의 고통도 나와 함께 있다.

나는 천국의 기쁨을 나에게 접목하여 키워 가고,

지옥의 고통을 새로운 언어로 번역한다.

나는 여성을 노래하는 시인이며, 남성을 노래하는 시인이다.

그리고 나는 말한다.

여자가 되는 것이 위대한 것과 같이

남자가 되는 것도 위대하다고,

그리고 인간의 어머니인 것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고.

이 세상에 똑같은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은 선하다.

지구도 선하고, 별도 선하고,

그들을 뒤따르는 것들도 선하다.

나는 서서 동물들을 오래 바라본다.

그들은 애쓰지 않고 자신들의 상황에 불평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어둠 속에 깨어 일어나 자신의 죄 때문에 울지 않는다.

한 알의 보리 알갱이보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나는 내 모습을 본다.

우주의 집중하는 물체는 영원히 나를 향해 흐른다.

나는 나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다.

모든 것은 나를 향해 쓰여지고,

나는 그 글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공간과 시간, 나는 그것을 진실이라 여긴다.

나는 내 삶의 궤도가 어느 목수의 컴퍼스에 의해

지워지는 일은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시간의 광대함을 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죽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모든 사물들은 제각기 모두 진실을 품고 있다.

그러므로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행하고 말한 것은

결국 다시 나에게 돌아 올 것이다.

내가 나의 어머니로부터 탄생하기 전에

여러 세대가 나를 인도했고,

발 아래의 것은 모두 내가 걸어온 자국,

나는 다시 오르고 또 오른다.

월트 휘트먼 100주기 기념시집

(WALT WHITMAN / The Complete Poems)

"나의 노래(Song of Myself)" 중에서 발췌

휘트먼 詩選 / W.휘트먼 지음 / 김기태 옮김 / 태학당(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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