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지난주 목요일이었다. 본래 예정은 월요일로 예약이 되었는데 집사람의 부득이한 사정에 의해 목요일로 일정이 변경되었다. 이제는 검진도 이번으로 직장에서의 건강검진은 마지막인 셈이다. 내년부터는 별도의 부담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될 것이다. 건보도 관련이 없으니 어떻게 받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섰다. 예년처럼 대장내시경은 실시하지 않는 관계로 전날부터 호들갑을 떨지는 않아도 되었다. 정신없이 학교생활을 하고 있던 집사람으로서는 엄청나게 바쁜 시기에 검진을 하게 되었는지 채변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로 검진에 임하게 되었다. 문진표도 작성을 하다가 병원으로 왔다. 나도 채변을 한지 좀 시간이 지났기에 “새롭게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 라고 했더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라는 집사람의 조언에 따라 관두기로 했다. 오랫동안 건강검진을 수차례 해왔던 곳이라 편하게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그곳으로 갔다. 수면내시경에 대한 비용을 별도로 계산하고 검진을 시작했다. 옷을 갈아입고 소변검사를 해두고 본격 검진에 들어갔다. 통상 하던 대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검진에 임했다. 검진을 하는 곳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이 상당히 교육훈련이 잘 되었다는 인상을 주었다. 매 검사가 끝날 때마다 몇 번방으로 가라고 안내를 하고 고객을 응대하는데 소홀함이 없는 듯 보였다. 초음파를 하는 곳에서는 콩팥에 물혹이 보인다고 소견을 얘기해 주었다. 문제는 폐활량 검사였다. 검사자가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으라고 하는데 따라서 잘 해야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여러 차례 반복을 하다 결국은 퇴자를 맞고 다음에 다른 검진을 한 연후에 다시 오라는 엄명이 떨어졌다. 오래전 생각이 났다. 폐활량 검사를 하면서 호흡이 가빠져서 건강의 적신호로 받아들였고 그 원인이 흡연에 있음을 깨우쳤다. 그리고는 곧바로 금연에 들어갔다. 10여 년 전의 일로 아득한 세월이 흘렀다. 한참 검진을 받으면서 유심히 로비를 살폈는데 집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혈액을 채취하고 최종 내시경 검사실에 태그를 찍고 나서야 겨우 집사람과 만날 수 있었다. 혈액을 채취하면서는 내시경을 위해 주사바늘을 삽입한 채 놔두었다. 내시경시 마취제 등의 용도로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여자와 남자간의 검진 사항도 틀리고 다른 부분으로 인해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점도 있었다. 내시경에 관한 주의사항을 안내받았다. 간호사는 신신당부를 했다. 어지러울 수 있으니 결코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였다. 굳이 운전을 하게 되면 꼭 대리운전을 불러서 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내복약과 가스제거제를 먹고 내시경실로 들어갔다. 왼쪽으로 누워서 눈을 감았다. 입을 벌리고 편안한 상태로 가수면 상태로 들어갔다. 최종적으로 내시경 후 위의 상태에 관해 설명을 듣고 최종 검진이 종료되었다. 두어 시간의 건강검진에 애를 쓴 느낌이었다. 대기의자에 앉아 잠깐 쉬면서 숨을 골랐다. 검진 후 집사람과 함께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했다. 그리고 집사람을 학교에 출근시키고 귀가했다. 집사람은 다음날에 채변을 해서 병원에 가져다주었다. 문진에 관한 부족한 부분도 검진을 받으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어 다 작성한 후 제출하게 되었다. 항상 우려되는 부분은 암의 문제이고 그것은 결국 조기발견이 관건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사망률 1위의 질병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심혈관질환도 만만치 않은 부분이다. 심장과 뇌부분 그것은 결국 혈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혈압, 심박 수, 혈당, 콜레스테롤 등의 수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했었다. 언젠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통상적이고 일상적인 건강검진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것들이 정밀 검사를 하고 집중적으로 검사를 하면 그때서야 제대로 발견이 되고는 한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이들이 건강검진을 하는 시대이고 그러다보니 다소 통상적이고 의례적인 검진으로 세밀하게 관찰해야 하는 부분 등에 관해서는 항상 정밀하게 검사를 해야 하고 세밀한 검사가 필요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어떤 이는 건강검진을 통해서 조기에 큰 병을 발견해서 위기를 넘기기도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일주일쯤 후면 이제 건강검진의 결과가 나오게 되고 우편으로 통보를 받을 수 있으리라. 우리나라 격언에 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도 많이 잃는 것이지만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예화 하나가 있다. 유명한 철학교수가 강의를 하러 교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4각의 플라스틱 통을 들고 왔다. 그리고 그 속에 탁구공을 넣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다 찼습니까. 그러자 학생들이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다음에는 자갈을 넣고 또다시 물었다. 다 찼습니까. 그러자 이번에도 학생들이 그렇습니다 라고 답했다. 이번에는 모래를 쏟아 부었다. 그리고 다시 또 물었다. 다 찼습니까. 그러자 학생들이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라고 답했다. 그러자 마지막으로 교수가 홍차를 한잔 쏟아 부었다. 그리고 말했다. 이 플라스틱 통은 여러분의 인생입니다. 탁구공은 가족, 건강, 친구를 의미합니다. 다음의 자갈은 일과 취미를 의미합니다. 모래는 자질구레한 일을 뜻합니다. 여러분은 인생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자질구레한 일을 하다보면 자칫 중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되지요. 엉뚱하게 일을 하다 건강을 잃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러자 한 학생이 질문을 했다. 그러면 마지막의 홍차는 어떤 의미입니까. 그것은 여유입니다. 인생에서 어떤 경우 또는 어떤 상황에서도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여유는 항상 가져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튼 건강검진은 통상적이고 일상적인 일이 되었지만 항상 유념해야하고 조심해야 할 건강의 마지막 보루로 충실하게 임해야 하고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고 체크를 하는 것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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