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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취(6권 수필집)

민물매운탕

by 자한형 2023.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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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매운탕

 

 

 

요즘 한창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런 계절에 꼭 어울리는 음식이 민물매운탕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매운탕은 바다고기 매운탕과 민물매운탕이 있다. 바다고기매운탕은 회를 뜨고 난 다음의 매운탕이어서 부수적인 음식으로 밥과 함께 먹는 탕으로 되어있다. 반면 민물매운탕은 그자체가 주메뉴이고 그것에 고기들이 통째로 들어간다. TV에 소개된 프로에서는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었다. 1월의 최고 회는 숭어란다. 그리고 1-2월의 회로 정평이 나있는 것은 방어란다. 게스트로 나온 이는 독일 유학시절에 민물고기를 파는 곳에 들렀다가 산 물고기가 손질된 것보다 가격이 훨씬 싼 것에 착안해서 본격적으로 회를 뜨는 법을 홀로 독학을 해서 터득하게 되었다. ‘알쓸신잡편에서도 회를 뜨는 멋진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낚시도 곧잘 하는 취미로 매운탕집에 하루걸러 찾기도 하는 매운탕마니아 그 자체였다. 고정패널과도 친숙해서 출연을 하게 되었다고도 했다. 민물매운탕의 최고는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쏘가리매운탕이라고 했다. 예전에 단양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그것을 한번 먹어본 적이 있었다. 혹자는 물속의 돼지고기라 해서 수돈(水豚)이라고도 한단다. 그만큼 육질이 단단하고 식감이 좋다는 의미일 것이다. 쏘가리는 양식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어떤 이의 얘기로는 저수지에 치어를 수만 마리 방류해서 키우기도 한단다. 쏘가리는 결코 살아있지 않는 것을 먹지 않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사료나 기타 것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매운탕의 제왕으로 손꼽히는 이유이다. 둘째는 잡어매운탕이다. 쏘가리, 빠가사리, 메기를 제외한 여러 가지 모래무지, 버들치 등 여러 가지 잡어를 넣어 끓인 것을 둘째로 친다. 빠가사리가 국물맛을 우려내기에 빠가사리가 몇 마리 추가되기도 한다. 셋째는 빠가사리다. 낚시를 해서 잡으면 고기가 빠각, 빠각하고 소리를 낸다고 해서 빠가사리가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속설에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사람들이 빠가사리를 잡았는데 그들에게 빠가라는 말은 매우 혐오하고 욕할 때 쓰는 단어인데 그렇게 소리를 내는 물고기를 잡고는 빠가사리로 명명했다는 얘기도 하나의 설로 전해온다. 혹자는 민물매운탕의 세 가지 혐오스러운 부분으로 이렇게 얘기한다. 흙냄새, 입 벌린 물고기가 통째 들어있는 것, 방아잎이란다. 흙냄새는 물고기에 민물의 박테리아에 의해 풍기는 것이라고 한다. 고기를 흐르는 물에 3일 정도 담가야 흙내가 가신다고 한다. 물고기를 통째로 넣는 것에 관해서는 어두육미라 해서 머리 부분의 살들을 다 발라먹기 위함이라고 한다. 마지막에 방아잎은 매운탕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첨가되는 것이다. 취향에 따라 방아잎 등이 매운탕 본연의 맛을 빼앗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다음으로 들어가는 것에 초피라는 것이 있다. 제피라고도 하고 산초라고도 불린다. 산초라는 것은 일본사람들이 쓰는 말인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산초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도심에서는 민물매운탕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TV프로에서 소개한 매운탕 집은 파주의 민바리집이란 매운탕 집이었다. 메기매운탕이고 고추장 매운탕이라고 소개되었다. 수제비, 미나리 등을 먼저 먹은 후 고기를 먹고 마지막으로 국수를 끓여 먹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식이다. 다음으로는 동자개매운탕(빠가사리)을 전문으로 하는 집으로 숙대쯤에 있는 매운탕집이다. 매운탕에 게가 들어가 있었다. 민물매운탕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얼큰, 걸죽계열이 있고 다음은 시원, 칼칼계열이 있다. 첫 번째 파주집은 얼큰계열이고 숙대쪽은 시원계열이라고 했다. 게스트들이 별점 3.5를 주었다. 한 출연자는 쏘가리낚시만 15년째 하고 있다고 하고 개체 수 유지를 위해 항상 잡은 쏘가리를 방사한다는 얘기였다. 얼큰하고 시원한 맛의 매력에 빠진다는 소개였다. 내가 가본 매운탕 집은 파주쪽에 매운탕집이 있었다. 제대로 맛볼 수 있었던 곳이었고 훌륭한 곳이었다. 아주 허름한 건물이었는데도 음식 맛은 일품이었다. 임진강쪽으로 고기를 잡아 요리를 한 것으로 보였다. 다음은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 안쪽의 밀집된 매운탕집들이 인상적이다. 각종 종류의 매운탕과 도리뱅뱅이라고 해서 치어를 프라이팬에 구워 내놓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으로 정평이 나있다. 오래전에 한번은 그곳에서 매운탕을 먹고 있었는데 옆 좌석에 이준희 장사를 비롯한 씨름선수들이 그곳에서 늦은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거의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깔끔하게 매운탕을 비우던 모습이 지금 기억에도 새롭다. 오래전 영부인이 도리뱅뱅이 맛에 푹 빠져 즐겨 그것을 먹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얼마 전까지 근무하던 곳 근처여서 자주 갔던 곳은 상주 낙단보 근처에 위치한 J식당이라는 곳의 잡어매운탕이다. 밑반찬도 정갈하고 매운탕 맛도 일품이어서 해장이 필요할 때 자주 찾았었다. 다음은 최근에 찾아서 가본 문경의 세구기매운탕이다. 왜 세구기라고 했더니 그 집 주인의 이름이 세국이라고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부르기를 세구기라 해서 그렇게 명명하게 되었단다. 그는 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신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수십 년을 손으로 직접 물고기를 잡아 손님상에 올렸다는 것이다. 세상에 전파를 타고 소문이 나서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얘기였다. 살아있는 고기를 통째로 조리해서 산 것을 바로 냄비에 넣고 끓여주는 데 그 맛은 소문대로 일품이었다. 서민갑부로 나왔었고 사진촬영을 요청하자 기꺼이 응해주기도 했다. 예전 근무했던 곳에서 체육행사의 일환으로 임진강 근처로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천렵을 해서 피라미튀김도 해서 먹었고 매운탕도 맛있게 먹었던 아련한 추억이 있다. 대부분의 상사들이 극히 애호했던 것이 민물매운탕이 아니었던가. 젊은 사람들은 별로 그 냄새나 독특한 향기 또는 모양새로 인해 외면을 받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TV에 소개되면서도 무척이나 시청률이 하락할 것에 몹시도 신경을 쓰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바다가 삼면이기도 하지만 곳곳에 강과 하천, 저수지 등이 많아 민물고기를 쉽게 접할 수 있고 그것으로 요리하는 요리도 많이 발달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아무튼 추운 겨울철의 별미 민물매운탕에 한번 푹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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