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새해맞이
작년 마지막 날에 무술년 새해맞이를 위해 집을 나섰다. 본래 계획은 6시에 출발하는 것으로 되었는데 1시간이 늦어져 7시에 출발했다. 1박 2일간의 새해맞이를 위해 삼척으로 출발을 한 것이다. 집에서 차를 끌고 나와 일단 88도로를 탔다. 휴일인 탓에 그리고 이른 시간이라 정체는 없었다. 끝자락까지 와서 중부고속도로로 내려갔다. 그리고 제2영동고속도로를 타다가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산속의 풍경은 어디 설국이라도 온 것처럼 완전 백색의 세상이었다. 평창휴게소쯤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출발한지 2시간30분쯤이 지났다. 우리는 계속 눈을 구경할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태백산맥 줄기를 벗어나자 눈은 흔적도 없었다. 강원도는 눈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주유는 내가하고 나머지 하이패스카드 충전과 밥값은 집사람이 계산했다. 식사는 국밥으로 먹었다. 손님들도 많았다. 첫 목적지로 설정한 곳은 강릉의 오죽헌이었다. 강릉의 대표적 명소였다. 사임당과 율곡의 기념관 등으로 구성되어져 있었다. 문화해설사가 얘기하는 것을 귓등으로 들었는데 600년이 된 것이 세 가지 있다고 했다. 첫째는 오죽헌이고, 둘째는 배롱나무, 셋째는 홍매화였다. 배롱나무는 오죽헌 앞마당에 있었고 홍매화는 뒤뜰에 있었다. 입구에는 율곡선생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글씨가 한켠에 새겨져 있었다. 견득사라는 문구였다. 다음으로 지난번 방송되었던 사임당에 관한 드라마의 출연자들이 금속으로 손바닥을 찍은 핸드프린팅을 전시해 놓았다. 배롱나무에 얽힌 전설이 전해져온다. 어촌마을에 머리 셋 달린 이무기가 있었다. 매해마다 처녀를 공물로 바쳤다. 그러던 어느 날 용감한 장수가 나타나 여장을 하고 공물로 바쳐졌다. 그래서 그는 머리 두 개를 칼로 내리쳐서 잘랐는데 하나를 자르지 못했다. 처녀는 장수에게 당부해서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니 같이 살자고 했는데 장수는 아직 머리 하나를 자르지 못했으니 자르고 오겠다고 갔다. 그가 간 백일동안 처녀는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올렸다. 그런데 장수는 가면서 약조하기를 자기가 이무기를 죽이고 귀가할 때에는 성공하면 흰 천을 휘날릴 것이고 실패하면 붉은 천을 매달고 오겠다고 했다. 그는 무사히 이무기를 죽이고 흰 천을 매고 귀가하려 했는데 이무기가 죽으면서 그 피를 흰 천에 뿌리는 바람에 흰 천이 붉게 변하고 말았다. 뱃전에 휘날린 천이 붉은 것을 보고 낙담한 처녀는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그 뛰어내린 절벽에 예쁜 꽃이 피었는데 그것이 배롱나무의 붉은 꽃이 되었다. 자미화라고도 하고 간지름나무 라고도 한다. 껍질을 벗기면 반질반질해지는데 그것의 모양새가 여자들의 나신과 비슷하다 해서 제대로 된 사대부 가문에서는 꼭 뒤뜰에 배롱나무를 심었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전해오는 것은 율곡의 탄생과 관련된 얘기다. 파주에서 율곡의 아버지가 청룡과 백룡이 한꺼번에 자기 품속으로 달려오는 꿈을 꾸었다. 친척집에 가 있었던 사임당도 용이 승천하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파주와 강릉의 중간쯤에 있었던 주막집 주모도 길몽을 꾸었다. 태몽을 꾼 이원수는 주막에 들르게 되었다. 그러자 주모가 이공의 좋은 기운을 받기위해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그러나 이원수는 거부하고 곧바로 강릉으로 발길을 돌린다. 사임당도 친척집에서 곧바로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합방해서 율곡이 잉태된다. 며칠지난 후 이공은 다시 파주로 돌아가는 길에 주막에 들렀다. 그리고 주모를 유혹해보려 했지만 주모는 택도 없다는 듯이 돌아앉는다. 그리고 이공은 스님은 만난다. 그리고 우환이 생길 것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리고 그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비법을 듣는다. 그것은 뒷산에 밤나무 천 그루를 심고 그것을 잘 가꿔서 희사해야 액운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이공은 밤나무 천 그루를 심었고 그것으로 율곡의 액운을 방비할 수 있었다. 다음의 목적지로 정한 곳은 삼척의 환선굴이었다. 꽤 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였다. 목적지를 설정하고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강릉에서 삼척근덕까지 고속도로가 되어져 있었다. 그리고 국도로 빠져나와 환선굴로 향했다. 거의 목적지 부근에서 식사를 했다. 동굴식당이라는 곳이었다. 청국장과 막국수 그리고 메밀전을 시켰다. 워낙 양이 많아 메밀전은 포장해서 갖고 갔다. 종업원들이 다 마을의 노인네들로 보였다. 손님은 무척 많았다. 산나물 등도 맛있게 요리되어져 나왔다. 포식을 하고 환선굴로 올라갔다. 입구에서 입장권을 끊었고 다시 또 얼마간 올라간 후 모노레일 입장권을 끊었다. 그리고 길게 늘어선 줄에서 하염없이 모노레일을 기다렸다. 당부사항으로 굴에는 화장실이 없으니 충분히 배설을 하고 올라가라는 얘기였다. 40여분을 기다린 후에 5분의 모노레일을 탔다. 그리고 환선굴을 구경했다. 그 규모가 엄청났다. 굴을 다 돌아보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1시간30분이었다. 기암괴석이 즐비했고 각양각색의 모양들과 더불어 물도 많았다. 폭포도 있었고 통로를 모두 철제형식으로 만들어 놓았기에 이동에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곳곳에서 사진촬영을 했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만리장성도 있었고 사랑의 샘도 있었다. 성모마리아 상도 있었다. 사자모양도 있었고 용모양, 양모양도 있었다. 환선굴의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밖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다시 모노레일타고 내려와 오늘의 여행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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