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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제언

해방80년 제 7공화국 시대를 열자

by 자한형 2024.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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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80, 7공화국 시대를 열자/김누리

12·3 내란사태 핵심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재적 의원 300명 중 204명의 찬성으로 가결된 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일대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형형색색 응원봉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 열흘은 절망과 희망, 환멸과 환희의 변곡점을 수없이 오간 나날이었다. 반세기 전 사라진 줄 알았던 비상계엄의 악령을 한밤중에 모여든 용감한 시민들이 막아냈고, 기회주의적인 정치인들의 괴이한 행동에 경악하면서도 여의도 거리의 활력과 열기, 풍자와 해학에 진한 감동을 맛보았다.

이제 윤석열의 시대는 끝났다. 내년 초에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탄핵을 인용할 것이다. 온 국민이 지켜본 명명백백한 내란 범죄에 대해 다른 판결 가능성은 없다. 남은 것은 내란죄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뿐이다. 쿠데타를 정치적 수단으로 삼는 질긴 악습을 끊어내기 위해서라도 법정 최고형으로 엄단해야 한다.

국민의힘도 수명을 다했다.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반대하는 정당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인가. 의원 대다수가 내란 수괴의 탄핵에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스스로 내란죄의 공범이 되었다. 스스로 기회주의적 수구 정당, 반민주적 파쇼 정당임을 고백했다. 박정희, 전두환의 쿠데타 정당의 피가 연면히흐르고 있음을 자인했다.

수구보수 국민의힘이 괴멸했으니, 자유주의 보수인 더불어민주당만 남았다. 민주당의 독주 시대가 열렸다. 이제 민주당은 자신의 역사적 사명을 자각해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뿌리대로 좋은 보수가 되는 것이다. 진보를 가장하지 말고 보수다운 보수가 됨으로써 다시는 수구가 보수를 참칭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 파멸한 수구를 정치의 무대에서 완전히 퇴장시키고 자신의 왼쪽에 합리적인 진보가 등장할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지난 80년간 한국 정치를 왜곡해온 수구-보수 과두지배 체제를 끝장내고, 진정한 보수-진보 대결 체제를 세우는 것이다.

윤석열의 시대가 끝났다고 바로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윤석열이 아니다. 윤석열이라는 괴물을 낳은 우리의 낡은 제도, 관행, 의식, 규범이 문제다. 윤석열은 제왕적 대통령의 전형이자 신자유주의의 선봉장이고, 권위주의의 화신이자 능력주의 경쟁교육의 산물이다. 제왕적 대통령제, 신자유주의적 경제질서, 권위주의적 조직문화, 능력주의 경쟁교육을 개혁하지 않는 한 괴물 윤석열은 언제든 부활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구질서, 이 앙시앵레짐을 타파해야 한다.

2025년은 해방 8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이다. 내년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원년이 되어야 한다. 윤석열로 상징되는 낡은 대한민국을 혁파하여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분권형 대통령제 혹은 의원내각제로 권력구조를 바꾸어야 하고, 수구-보수 과두지배 체제를 유지시키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막아온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사회적 시장경제로 경제체제를 개혁해야 하고, 냉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한반도의 국제질서도 재편해야 한다. 또한 권위주의 문화는 민주주의 문화로, 능력주의 교육은 존엄주의 교육으로 바꿔내야 한다. 그리하여 명실상부 성숙한 민주국가, 선진적 복지국가로 진입해야 한다.

어떻게 새로운 공화국을 만들 것인가. 무엇보다 경계할 것은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만으로는 한국 사회의 질적 변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함께 배웠다. 모든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합쳐 새로운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그려내야 한다. 나는 국가대개혁 범국민시국회의’(가칭)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학계, 교육계, 종교계, 노동계, 문화계, 법조계 등 모든 시민사회단체가 정치계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 7공화국의 청사진을 설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들이 모든 논의를 독점하거나 주도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박근혜 탄핵 이후 국민이 건네준 압도적 권력에도 불구하고, 즉 대선·총선·지방선거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개혁을 거의 한 것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통절히 반성해야 한다. 박근혜 탄핵은 수구에만 트라우마가 된 것이 아니다. 수구 보수에 박근혜 트라우마가 있다면, 자유주의 보수와 진보엔 문재인 트라우마가 있다.

한국 현대사를 돌아볼 때 참으로 놀라운 점은 광장을 뒤흔드는 역동적인 국민주권의 에너지이다. 김대중을 살리고 노무현을 세운 바로 그 에너지가 다시 살아나 윤석열을 몰아냈다. 이 광장의 활력과 열기를 체제 전환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폭발적인 국민주권의 에너지를 모아 해방 이후 80년 동안 지속된 구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7공화국 시대를 열어야 한다.

"윤 대통령, 극우유튜브-알코올-어퍼컷 세계 떠나야"/조현호

"지도자, 위기일수록 사실만 봐야" 정진석 "필요 이상 유튜브 의존 안 해"

이도운 ", '특정 세력 유도' 발언 한 적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30일 국민의힘 워크숍에 참석한 자리에서 어퍼컷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는 김진표 국회의장 회고록 대화내용을 두고 지도자는 위기일수록 사실만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민아 경향신문 칼럼니스트는 윤 대통령이 극우유튜브와 알코올, 어퍼컷의 세계에서 떠나라고 촉구했다.

앞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필요 이상 유튜브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이도운 홍보수석은 '특정 세력에 유도되고 조작됐을 가능성' 언급을 대통령이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김민아 경향신문 칼럼니스트는 2일 자 '김민아 칼럼' <윤 대통령,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달 26'정신건강 정책 혁신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오늘은 '여러분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부터 드리고 싶다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자신이 윤 대통령의 마음은 안녕하신가하고 묻고 싶다면서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윤 대통령에게서 들었다는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발언을 접하고 든 생각이라고 썼다.

김 칼럼니스트는 위기에 맞닥뜨리면 도피처를 찾고, 황당한 음모론에 기대고 싶어지기도 한다지도자는 그래선 안 된다. 위기일수록, 사실만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사실을 직시하는 용기야말로 지도자의 필수 덕목이라며 이런 용기가 없으면, 고위공직은커녕 사기업 간부 구실도 해내기 어렵다. 대통령이 음모론에 경도됐다면 그 위험성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라고 쓴소리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 워크숍에서 “(참모들이) 맥주도 놓지 않아야 된다고 했는데, 제가 좀 욕먹겠다며 의원들의 술잔을 채워주고 '어퍼컷'도 날렸다는 점을 들어 윤 대통령은 일종의 가상세계 속에 사는 것 같다며 이것이 총선 이후 가장 놀란 장면이라고 꼽았다. 그는 윤 대통령은 술잔 돌리기도, 어퍼컷 세리머니도 가상세계에서 찾아낸 지푸라기요 도피처일 터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자기 자신과 정권을 둘러싼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있는지를 두고 김 칼럼니스트는 20%대 지지율(한국갤럽 기준)이 고착화하고 있으며 특히 18~49세 지지율의 경우 11~12%에 불과하다면서 청장년 10명 중 9명은 윤 대통령에 반대한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윤 대통령은 극우 유튜브와 알코올과 어퍼컷의 세계를 떠나야 한다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시민이 안전해진다고 주문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당장 김 전 의장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솔직하게 밝히고,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김진표 국회의장 회고록 내용을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이 '특정 세력에 의해서 유도되고 조작되었을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는 김진표 국회의장 발언을 두고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럼 김 의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냐는 질의에 정진석 비서실장은 두 분께서 정확히 어떤 워딩으로 언사를 나누셨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전반적인 취지에 대해서는 들었다그러니까 그 당시에 참으로 참혹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여러 가지 소문이 있는데 이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를 해야 된다라는 취지라고 답했다.

이소영 의원이 '대통령께 정치 유튜브 시청을 줄이시도록 건의하실 생각은 없느냐'고 제안하자 정진석 비서실장은 대통령은 현재 필요 이상의 유튜브에 의존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 대변인실은 지난달 27일 입장문을 내어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김진표 전 국회의장을 비판한 뒤 대통령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대통령은 특히, 차선 한 개만 개방해도 인도의 인파 압력이 떨어져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데도 차선을 열지 않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사고 당일 민주노총의 광화문 시위 때에도 차선을 열어 인파를 관리했었다. 대통령은 사고 당시 119 신고 내용까지 다 공개하도록 지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