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늙지 않는 법/김창규
얼마 전에 복지관 일자리 사업 참여 어르신들과 추억의 경주 여행을 다녀왔다. 검정 교복으로 갈아입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첨성대로, 불국사로 단풍 구경을 했다. 수백 명의 노인들이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발걸음도 가볍게, 하하 호호, 깔깔 깔깔 웃음소리 가을 하늘 가득했다. 그들은 더 이상 노인이 아니었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늙어 간다
<감정이 늙지 않는 법>이라는 책이 있다. 책의 저자는 30년 동안 노인들의 몸과 마음에 대해 연구한 일본 노인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와다 히데키 교수이다. 그는 매일 다양한 질환의 노인들을 진료하면서 수많은 뇌 사진을 보았다. 그래서 노인의 뇌 기능 등을 오랜 세월 관찰을 통해 얻은 결론은 인간의 본질적인 노화는‘감정의 노화’와 관련하여 시작한다는 사실이었다. 뇌에서 감정 기능과 자발성, 의욕을 담당하는‘전두엽’이라는 부분부터 두뇌의 노화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감정이 노화하여 의욕과 자발성, 호기심이 저하되면 몸을 움직이지 않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뇌를 활용할 수 없게 만들어 다른 기능의 노화도 촉진 시킨다는 것이다.
감정이 늙어가는 것에는 몇 가지 징후가 있다. 나의 감정은 어떤 상태인지 점검해 보자. 첫째는 웃음이 사라진다. 예전처럼 쉽게 웃지 않게 되고 웃는 횟수가 줄어든다면 의심해 볼 일이다. 둘째는 눈물이 메말라진다. 감정표현이 줄어들어 슬픔이나 감동을 쉽게 느끼지 못하게 된다. 셋째는 신나는 일이 없어진다. 일상에서 신나는 일이나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 줄어든다. 넷째로 표정이 어둡고 공격적이며 사나워진다. 그래서 무표정해지거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바로 숨겨야 할 노인 본색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감정의 노화를, 늙음의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을까?첫 번째는, 많이 웃기이다. 웃을 일이 없더라도 억지로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긴다. 우리 뇌의 활동은 착각 현상을 일으켜 억지웃음을 진짜 웃음으로 인식하고 엔도르핀, 엔케팔린, 도파민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므로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웃음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력을 높여 주는 효과도 있다. 웃음 치료로 암도 고쳤다는 사람도 있다. 두 번째는 많이 울기이다. 눈물은 감정을 해소하는 자연스러운 치유 방법이다. 마음껏 울고 나면 소화력도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눈물을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이 배출되고, 면역력은 향상한다고 한다. 세 번째는 많이 놀리기이다. 자신 안에서의 놀림은 일상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 뇌를 활기차게 만든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뇌는 더 많은 신경 연결을 형성하게 된다. 인간의 뇌는 새로운 경험과 자극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보완하면서 발전한다. 끝으로 많이 즐기기이다. 즐거운 경험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긍정적인 감정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높여 준다.
지능이나 체력보다‘마음’이 중요하다
따라서 감정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활기차게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감정을 풍부하게 유지하는 것은 단순히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을 넘어 전반적인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은 몸도 마음도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을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감정이다. 감정이 풍부하다는 것은 다양한 감정을 자주 느끼고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이 웃고, 많이 울고, 많이 새로워하고, 많이 즐기는 것이 좋다. 감정이 메마른 사람들일수록 노화가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감정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높다. 여성이 오래 사는 이유도 공감력과 감성이 뛰어나고 자기감정에 솔직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처럼 인간의 노화는 지력이나 체력에 앞서 우선 감정에서 시작된다.
‘걷지 않는 사람,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삶의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 자기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않는 사람’을 전두엽이 노화해서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이라고 한다. 오늘부터 자신의 감정을 풍부하게 하는 작은 실천들을 시작해 보자.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을 찾고, 작은 일에서도 기쁨을 찾는 연습을 해보자. 계절을 느끼거나, 꽃이 피는 것을 관찰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찾아 나선다거나, 새로운 취미나 새로운 경험을 가지거나, 새로운 장소를 방문·여행하는 것 등 일상에 변화를 주는 것이 감정을 늙지 않게 만든다.
어르신, 껌 좀 씹을까요?
세계적으로 장수 노인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가 씹는 능력을 잘 유지해 영양을 골고루 섭취한다는 특성이 있다.‘씹기’는 의학 전문 용어로 저작(咀嚼)이라고도 하는데, 저작 기능 강화는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가장 기초가 되는 음식물 섭취와 직접 관련이 있다. 씹기는 음식물을 잘게 잘라 소화와 영양섭취에 영향을 주고, 신경자극을 통한 감각기관의 조절 및 장기 활동의 촉진에 도움을 준다.‘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어떤 음식이든 씹어야 맛이 나고 소화도 잘되어 건강해진다. 그래서 현대에 들어서는 복(福)에 대한 개념이 확장되어‘치아의 건강’도 인생의 중요한 복 중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
최근 씹기의 일환인‘껌 씹는 행동’이 뇌 활동에도 도움을 주며, 치매를 예방하고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여준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 의해 밝혀지면서, 껌을 이용한 씹기 효과가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 껌을 씹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불안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또한 씹기운동은 두개골 바닥의 신경망을 자극해 각성도를 높인다고 한다. 껌을 질겅대는 동안 뇌혈류가 25~40%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집중력 싸움인 골프에서도 세계적인 남녀 프로 선수들이 껌을 씹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운동선수들이 껌을 씹는 이유로는 긴장감 해소도 있지만 집중력 향상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껌 씹기의 효과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침샘 분비가 줄어든다. 입 마름이 심해 구취가 나고,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 된다. 또 세균 번식으로 치주염도 늘어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무기는 바로 껌이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껌 씹기의 효과들을 알아보자. 첫째,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이 된다. 10분 이상 껌을 씹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감소하여 불안감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나쁜 감정이 누그러지게 된다. 둘째, 소화와 배변 활동에 도움이 된다. 껌을 씹으면 타액 분비와 소화액 분비를 촉진 시켜 소화에 도움을 주고, 장 기능을 활발하게 촉진하여 배변 활동에도 도움을 준다. 셋째, 치석 제거 및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껌은 타액 분비를 돕고 구강 내의 산성화를 막아주기 때문에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다. 넷째, 입 속 건조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입 속에 침이 마르고 건조하면 체내 병원균이 침투하기 쉬워진다. 껌을 씹으면 씹지 않을 때보다 10배가량 침 분비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입 속이 쉽게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섯째,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껌을 씹으면 뇌 혈류량이 증가해 뇌 기능을 향상시키고, 기억력이 높아진다. 또한 공간 인지능력을 개선하고, 뇌경색을 예방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여섯째, 각성 효과가 있다. 껌을 씹으면 집중력 향상은 물론 각성 효과가 있다. 일곱 번째,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식사 전 껌을 씹으면 공복감이 줄어들고 달콤한 음식에 대한 식욕도 줄어든다. 그러나 껌을 씹을 때 주의할 점은, 한쪽만 씹게 되면 안면 비대칭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균형 있는 껌 씹기가 중요하다.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껌 씹는 소리에 조심해야 한다.
이처럼 껌 씹기가 저작 기능 강화, 타액 분비 촉진, 소화액 분비 촉진, 장폐색증 감소, 이 닦기 및 치석 제거 효과, 불안감 해소, 뇌기능 활성, 집중력 향상 등에 효과가 있고, 심지어 역류성 식도염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하니, 껌은 이제 노인들의 기능 진단의 도구이자, 손쉬운 영양소의 공급처인 셈이다. 씹을 수 있어야 그 힘으로 걸을 수도 있다.
왜 노인은 화를 쉽게 내는 것일까?
일상생활 가운데서나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다 보면 노인분들이 화를 내거나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자신의 욕구나 주장과 달리 불만이 있거나 생각이 다르면 상대를 막론하고 자신 안에 감춰놓은 분노를 터뜨리는 것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노인의 40% 이상이 분노, 좌절, 화냄의 감정을 경험하고, 나이 들어갈수록 자유로워지기를 원하지만, 화로써 자신의 기대감과 요구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한 노인의 분노가 사회적으로 폭력·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들도 많이 접한다. ‘논에 물 대는 문제로 이웃과 다투다가 발생한 77세 노인의 엽총 난사 사건, 금전 문제로 이웃을 살해한 67세 노인, 담당 의사 처방전 약이 예전과 달라져 병원을 방화한 74세 노인, 자신의 토지 보상금에 불만을 가지고 국보 1호 숭례문을 방화한 60대 노인’등등. 노인의 화가 분노로 이어지고 급기야 폭력으로,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쉽게 흥분하여, 감정이 폭발해 범죄를 저지르는 노인들을 일컬어 일본에서는‘폭주노인(暴走老人)’이라고도 부른다.
왜 노인은 화를 쉽게 내는 것일까? 왜 나이 들수록 고집이 세질까?
첫 번째 이유는 ‘전두엽 기능’의 저하에서 온다. 전두엽이 하는 일은 집행과 자기 절제 기능이다. 노화되면 감정을 컨트롤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하여 감정의 전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또한 자기만 생각하거나 염치가 없어지는 성격이 나타나기도 하고, 주변에 휘둘리거나 자기 절제를 못 해 욱하는 마음에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한편, 전두엽은 과음을 많이 할 경우, 머리에 잦은 충격이 있는 경우나,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튼튼하게 자라지 못하고 퇴화가 빨라진다고 한다.
두 번째는 ‘신체적 변화와 건강 문제’이다. 노화는 신체 기능의 저하를 동반한다. 청력의 약화, 지속적인 통증, 피로 등은 노년기 일상에서 불편함을 증가시키고 그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한다. 특히 만성 통증을 겪는 노인들 경우,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신체적 제약으로 신경이 예민해져 작은 자극에도 화를 내게 된다. 이처럼 노화는 인지기능 저하를 동반하며, 일상적인 감정 조절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는 ‘은퇴 후 정서변화’ 때문이다. 긴 시간 동안 직업을 통해 자신을 정의해 온 사람들에게 은퇴라는 정체성 상실과 자존감 저하를 일으키게 된다. 은퇴는 단순한 직업 활동의 중단이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은퇴로 인한 역할 상실과 자존감의 하락은 일상에서 짜증을 쉽게 느끼게 하고, 나아가 분노나 좌절감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네 번째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은퇴 후에 발생하는 경제적 불안 내지 불안정이 노년기 정신적·정서적 안정을 크게 해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경제적인 문제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하며,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는 원인이 된다. 또한 긴 시간 동안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면서 무력감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심리적 부담감은 가족과의 갈등과 분노로 이어지게 된다. 이 밖에도 노인이 되면서 사회적 관계가 줄어들면서 오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도 심리적 불안정, 분노와 짜증을 자주 유발한다.
끝으로 나이 들어서 오는‘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화’의 원인으로 꼽는다. 자신은‘어른 대접’받기를 바라는 권위 의식은 빠른 환경과 문화의 변화, 세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함으로 인해 오히려 불만과 소외감, 무시당한다는 억울함을 느끼게 한다.
어떻게 하면 노년기 화를 줄일 수 있을까?
첫째, 화를 줄이는 방법은‘매일 즐겁게 살기’‘긍정적으로 살기’이다. 즉, 즐거움으로 화를 물리치는 방법이다. 둘째, “아 저런 관점, 생각도 있구나. 듣고 보니 그렇구나”라는‘유연한 사고법’을 가지는 것이다. 경직된 사고법은 자신의 노년을 끝까지 괴롭게 하고 가족과 사회를 경직되게 만든다. 셋째, 나이를 먹는 과정에서 건강관리, 공부, 일, 여가 등으로 전두엽을 살찌우고 근육을 보존하는 일이 중요하다. 넷째, 목적 있는 삶이다. 희망, 정열을 잃을 때 비로소 늙는다고 했다. “자신의 나이를 따뜻하게 감싸안고 사랑해야 한다. 자신의 나이를 잘 사용할 줄 안다면 즐거움이 가득할 것이다.(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 중)”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
9일 오전 7시 대구 수성구민운동장에 설치된 헬스 시설에서 황은숙(59·오른쪽) 씨가 운동하고 있다. 이철락 기자
대구 수성구민운동장에 설치된 운동시설에서 체력을 단련하는 시니어들의 모습.
1천만 노인, 100세 시대이다. 그러나 오래 사는 것만큼이나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들 활기찬 노년에 대한 관심들이 높다. 또한 노년층에서는 노년기 건강관리 중 근육 및 근력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근육의 감소는 자연스럽게 건강 문제로 이어지고, 근력 저하로 일상에서의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각종 부상, 질병, 근골격계 질환에 아주 쉽게 노출된다. 나이 들어 가장 고민하는 5대 노년 증후군인 ‘낙상, 요실금, 보행 장애, 근감소증, 허약’의 가장 공통적인 요인이 바로 ‘근력 저하’이다. 노인들의 운동량 감소는 노쇠를 촉진 시켜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악화시키고 골다공증, 대퇴골 골절 등도 늘어나게 한다. 병원에 입원해서 무의미한 세월을 보낸다면 돈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근육·근력이 있으면 걸을 수 있어서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든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또한 매달 받는 연금을 매달 병원비로 지출하지 않기 때문에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라는 것이다.
이처럼 근육은 우리 몸을 지탱하고 움직이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근육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40세 이후부터 점차 근육이 줄어들며 이러한 감소는 50대에는 약 1%씩 감소하고 80대에 이르면 총근육량의 최대 60%를 잃게 된다는 통계가 있다. 더욱이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량 감소는 더욱 빨라진다. 더군다나 근감소증 노인은 일반 노인보다 사망 위험이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나이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하고 근력이 저하되는 근감소증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미 2017년 정식 질병으로 올렸다. 근감소증은 낙상·골절 위험을 높이고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치매 등의 질병과도 연관이 깊다고 알려졌다.
특히 하체 근육과 뼈가 약한 노인들이 넘어지면서 골반과 무릎 사이의 대퇴골이 부러지게 되면 치명적인데 이러한 사고로 입원하는 사람도 주변에 많아졌다. 수술을 위해 장기 입원을 하게 되면 몸이 더욱 쇠약해져 폐렴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급기야는 사망에 이를 수가 있다는 점이다. 노인 골절이 위험한 이유다.
이쯤 되면 노년기에는 운동이 약이고, 근육이 재산이라는 셈이다. 노년기의 건강 나이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근력 운동이 필수다. 근육을 단련한 사람만이 큰 불편함이 없이 노년기 일상생활이 가능함으로, 노년기의 운을 바꾸고 싶다면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근력 운동은 무조건 남는 장사다. 운동은 투자한 만큼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60세 이상이라면 근 손실 속도가 빠르고, 다시 운동해도 기존 근육량을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일매일 운동하는 것이 좋다. 꾸준히 운동하지 않으면 금세 근육량이 줄어들게 된다. 근육량이 평균보다 적은 근감소증 상태가 되면 조기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으니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근육의 최대 50%는 허벅지 근육에 모여 있기 때문에 근력 운동을 통해 허벅지 둘레를 키우면 당뇨병·골절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운동과 함께 단백질을 잘 챙겨 먹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하면서 분해된 근 단백을 다시 합성하려면 단백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근육을 키우고 근력 운동을 하면 좋을까? 헬스장이나, 동네 운동시설 등등을 이용하면 되겠지만, 각자 체력과 상황에 맞는 운동처방을 알아보고 실천하는 것을 권한다. 최근 언론에 61세 나이에도 건강한 비키니 몸매를 선보인 영국 트레이너 할머니의 건강 비법이 공개됐는데, 그 비결은 28년 동안 근력운동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노인들의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몸은 다부지고 평소 걷기운동을 더해 근육운동을 한다. 집 주변이나 가까운 곳에 자기만의 운동장이나 운동시설을 옆에 두고 있다. 매일 집 밖을 나가 외출을 하고 낮에 햇볕을 쏘인다. 사는 동네에 어울리는 친구와 단골이 많다. 또한 식사에 단백질을 빼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년기에 건강 개념은 질병의 유무가 아니다. 질병이 있어도 자신의 일상을 독립적으로 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노년기의 건강 증진을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가 아니라, 일상생활의 자립에 필요한 근력이나 보행 기능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걸을 때까지가 인생이다’란 말처럼 두 다리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 죽기 직전까지 내 손발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생활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근육에 투자하는 ‘근육 테크’를 시작해야 한다. 근육은 연금보다 강하다.
노년기 금융관리
연령별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전태행 기자
연령별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에 대한 교육에 참가한 시니어들의 모습. 시니어매일DB
최근 각종 금융사기로 고령층의 안정적인 노후가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위협을 받고 있다. 노인 금융 피해는 가해자와 가해 경로에 따라 △금융사기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금융 착취 등 세 유형으로 나뉜다. 이러한 금융 피해는 젊은 층과 대비하여 인지능력이 저하되고, 상대적으로 낮은 정보접근성으로 인하여 금융사기에 취약한 노인을 대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지면에서는 가장 피해가 빈번한 ‘금융사기’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전기통신 금융사기’는 보이스피싱, 메신저피싱, 스미싱 등 휴대 전화를 이용한 사기를 총칭하는 용어다. 첫째,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은 범행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금융감독원이나 수사기관 등을 사칭하여 허위 사실을 말하면서 협박하여 불안감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송금을 요구하거나 특정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사기 수법이다. 대표적인 유형으로 △가족 납치 위장형 △계좌 도용형 △대출 빙자형(싼 이자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핑계로 수수료를 먼저 보내라는 수법) △합의금 요구형(자식이 교통사고를 냈다는 핑계로 합의금을 요구하는 수법) △가족, 지인 사칭형(아빠-휴대 전화의 액정이 깨졌다면서, 해외여행 중인데 여비가 떨어졌다면서 돈을 가로채는 수법) △공공기관 사칭형(국세청, 법원, 우체국, 경찰, 은행, 보험사 등을 사칭하여 세금 환급, 요금 미납, 신용카드 대금 연체, 은행예금 인출 등으로 유도하는 수법) △개인정보 수집형(우편물 미수령, 법원 출석 요구 따위를 핑계로, 허위 사실이 녹음된 ARS로 전송함으로써 송금 유도하거나 개인정보, 금융정보 따위를 수집) 등이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자들의 보이스피싱 사기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60대 이상 연령층의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1만 2천160건으로 전체 보이스피싱의 40.7%에 이른다. 보이스피싱 사기가 하루에만 34건가량 발생했고, 작년 한 해 신고된 고령층 금융 피해 금액만도 614억 4천521만 원으로 보이스피싱 전체 피해 금액의 무려 3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둘째, ‘메신저 피싱(messenger phishing)’은 문자메시지(SMS)나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이루어지는 피싱 범죄의 일종이다. 주로 자녀를 사칭한 문자 등을 통해 돈을 가로채는 금융사기로서, 부모의 이성적 판단이 와해 되는 취약점을 공략하는 사기 수법이다. 실제, 60대 여성이 자녀를 사칭한 문자에 속아서 사기범 지시대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악성 링크(URL)를 클릭하여 개인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총 2억 7000여 만 원을 사기당한 사례도 있었다.
세 번째는 ‘스미싱(smishing)’으로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피싱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 또는 기업이 보낸 것처럼 가정하여 개인 비밀 정보를 요구하거나 휴대전화의 소액 결제를 유도하는 수법이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부고장, 결혼 청첩장, 돌잔치 초대장 등이 도착하였다고 하면서 링크를 걸어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여 비밀번호, 신용카드 번호 등 휴대전화 내의 정보를 빼가는 수법으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요즘은 피싱뿐만 아니라 ‘중고 거래 관련 금융사기’도 기승을 부린다. 최근 가정의 달 5월을 전후해 나훈아 씨를 비롯한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을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양도 판매한다는 사기행각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가령, 티켓값을 ‘000 안전 결제’라며 가짜 사이트로 유인하는 수법이다. 한 사례를 소개한다. “티켓값을 입금하면 수수료 1천 원을 입금하지 않았다며 다시 이체를 요구하며 이후 환급 정산 금액 100만 원을 채워야 한다며 또 돈을 요구했다. 결국 피해자는 900만 원이 넘는 돈을 이체했고, 사기꾼은 잠적했다.”
이러한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URL(Uniform Resource Locator: 웹 주소 또는 링크) 주소는 절대로 클릭하지 않아야 한다. 의심되는 전화나 문자는 바로 종료(삭제)하고, 금융사의 대표번호로 직접 연락하는 것이 좋다.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계좌 지급정지를 신속히 요청하여야 한다. 또한 시중은행 고객상담센터나 경찰청(112), 금융감독원(1332)에 전화하여 피해 신고 및 피해금 환급 상담을 하면 된다. 끝으로 출처가 불분명한 전화나 문자는 반드시 확인하여 피싱으로 인한 금융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금융사기뿐만 아니라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금융착취 등 금융사기에 대해서는 금융교육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대비책이다.
우리나라 금융교육은 지금까지 주로 학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있었고. 노인을 위한 금융교육은 상대적으로나 절대적으로 소홀했다. 한편, 세상의 변화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지만 노인은 금융 생활에서 혼자 힘으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합리적으로 의사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무엇보다도 다양한 금융 피해로부터 소중한 노후 자산을 잃고 있다. 이런 점에서 노인 당사자 자신도 나이가 많다고 해서 변화에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생활에 필요한 기초역량을 금융교육 학습으로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노년 생활이라 본다. “글을 모르는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더 무섭다. (앨런 그린스펀)”
올바른 금융 지식과 건강한 경제생활에 관한 자세한 문의와 교육 신청은, 대구지역에서 왕성하게 금융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금융교육전문가 그룹 ‘금융교육 사회적협동조합’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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