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 [혼불 저자] 수필, 기사, 평론 등4 최명희의 혼불 인생살이, 살아서도 죽어서도 눈물바람이니“… 최명희의 『혼불』/ 박용채 편집자주 - 글을 읽고 펼치는 상상의 나래는 가슴을 두드립니다. 그 상상을 실제 상황과 맞춰보는 것은 또다른 재미이지요. 저자가 처했던 상황, 시대 배경 등에 대한 이해는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됩니다. 독서신문>이 근현대 문학 배경지를 찾는 기행을 시작합니다.시리즈 기사 연재 순서“누가 나라를 뺏기라고 했나”... 문학기행 ① – 조정래의 『아리랑』“생명의 땅 평사리는 인간의 탐욕을 나무라지만”... 문학기행 ② – 박경리의 『토지』“쓸모없어야 살아남는다. 살아남아야 쓸모가 있다”… 문학기행 ③ – 조두진의 『북성로의 밤』“절대 고독에서 만난 반가움과 사랑” 문학기행 ④ – 변경섭의 『자작나무 숲에 눈이 내린다』“.. 2024. 9. 17. 꽃관 꽃관 –최명희 문리과 대학 건물로 오르는 돌층계에 한나절 햇빛이 따갑게 쪼이고 있었다. 먼지 섞인 눅눅한 햇빛이다. 눅진한 바람이 층계 옆에 하얗게 핀 시계꽃 모가지를 흔들었다. 꽃모가지가 흔들리면서 새큰한 공기가 햇빛 속으로 퍼졌다. 시계꽃 향기는 어쩌면 풀냄새 같고 어쩌면 꽃냄새도 같다. 나는 스커트 위에 수북하게 뽑혀 있는 꽃모가지들을 가지런히 챙기며 꽃관을 만들기 시작했다. 손등과 뒷목에 쪼이는 햇빛이 따갑다. 손을 놀릴 때마다 밀려 오는 바람에 흔들려 퍼지는 시계꽃 향기가 머릿속으로 가슴 속으로 소리를 내며 흘러든다. 만들던 꽃관을 뺨에 대본다. 가실 가실한 감촉, 그보다 쿡하고 숨이 막히게 찔려오는 짙은 꽃 냄새 왜 일까…… 꽃 냄새가 향유처럼 몸속으로 흘러드는 것을 느끼며 문득, 커다란 여자.. 2022. 8. 27. 계절과 먼지들 계절과 먼지들`- 최명희 전주 기전 여고 교감 선생님께 가끔 나는 전화를 겁니다. "선생님, 전주 대학 좀 다녀봐서 학교 신문 좀 보아주세요. " 전주 대학의 옛이름이 영생대학에 내 추측으로는 글에 목마른 대학생 최명희는 분명 무엇인가 흔적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오늘 김 선생님은 돋보기를 써가며, 신문글씨를 워드로 옮겨 내게 이메일로 보내주는군요.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면서 나는 목이 메입니다. 청춘의 젊음이 찾아주길 바랬건마, 최 명희의 동기 동창인 김선생님이 나서는 것이 반갑지만 우리는 석양의 세대이니 젊은 친구들이 찾아주기를 바랬지요. 김선생님의 노력이 고마웠구요. 여기 아래 글을 1968년에 학생 최명희가 학교 신문에 올린글입니다. 1966년에 기전여고를 졸업하고, 최 명희는 영생대학 야.. 2022. 8. 27. 그리움과 어둠, 그 자아해방의 은유 문예의 강 그리움과 어둠, 그 자아해방의 은유 文藝의 江 / 박양근 1. 최명희의 문학적 배경으로서 삶 최명희의 수필적 원류와 본향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가? 고향 전주를 “꽃심 지닌 땅”으로, 전주천의 냇물에서 “아직도 내 어린 날의 목소리”를 듣는 최명희에게 성장 환경이 미친 의미를 염두에 두면 역사적 지리적 혈연을 따라 흐르는 어둠과 그리움의 대상을 그의 문학적 은유로서 손꼽지 않을 수 없다. 최명희의 단편을 포함하여 수필을 이야기할 때『혼불』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하다. 왜냐하면 그의 모든 산문은『혼불』이라는 대양으로 합류될 뿐 아니라, 역으로『혼불』을 이루어낸 문학적 영감과 상상의 물줄기가 되기 때문이다. 최명희는 자신의 삶에 투영된 지리적, 사회적, 가정적 환경을 “아름다운 것은 수난이 많고 아름다워 수.. 2022. 8.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