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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단편 소설

사곡

by 자한형 2022.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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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곡 (蛇谷)-서정인

 

시 보건소의 건물 안은 언제 들어가도 음침했다. 통풍 안된 눅눅한 공기가 채광 안된 어두컴컴한 복도의 더러운 벽들 속에 색은 늪의 물처럼 괴어 있었다. 번기는 문이 열린 채 그만큼 크기의 밝기 속에 영양실조의 젊은 여인이 정물처럼 앓아 있는 모자 보건실을 지나 그 옆 방문을 두드렸다. 남자 목소리가 들어오세요라고 말했다. 그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올 줄 알았었다.

방안에는 책상 앞에 앉은 간호원과 환자진료용 침상에 걸터앉아서 두 다리를 대롱거리고 있는 남자 직원이 땅콩을 까놓고 집어 먹으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를 슬쩍 한번 쳐다보고 하던 이 야기를 계속했다. 그는 입구께에 놓여 있는 찌그러진 긴 의자 한쪽에 엉덩이를 붙이고 앓아서 기다렸다. 남자가 이야기를 마치고 엉덩이를 털면서 일어나 아까 그거 잊지 말고 꼭 좀 해줘라고 말하고 뱀처럼 혀를 날름 빼물었다. 여자가 낄낄대는 것을 그쳤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남자가 밖으로 나가자 간호원이 전혀 다른 얼굴이 되어서 차갑게 물었다. 번기는 맥이 빠졌다.

약을 타러 왔는데요.

누구시더라?

김번깁니다. , . 기요.

간호원이 대장을 꺼내서 펼쳤다. 그리고 몇 장을 넘겼다.

재등록을 하셔야겠어요. 왜 그 동안 통 안 나왔어요?

그 동안에 절간에 좀 가 있었어요.

환자가 시키는 대로 약을 먹고 치료를 받아야지 절간에 가 있으면 어떻게 해요?

산에서도 약을 먹었어요.

주사도 맞고요?

주사는 끊었어요.

왜 환자 마음대로 약을 끊고 말고 해요?

의사가 끊으라고 해서 끊었는데요.

그럼 그 의사한테 가서 약을 잡수세요.

그 의사가 아이나와 파스는 더 먹으라고 하던데요.

여기서는 시내에 거주하는 환자에게만 약을 주게 돼 있어요. 딴데서 요양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약을 줄 수가 없어요. 소장님이 사진을 보고 투약도 하고 중지도 하고 해요.

전문 의사한테 가서 사진을 보였어요.

사진은 의사면 아무나 볼 수 있어요.

그래도 전문의만 못할 것 같아서요. 내과 소관도 내과 전문의만 하겠어요?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나하나 다 따질 수가 없어요.

그래서 사진은 방사선과에 가서 찍고. 처방은 내과에 가서 받았지요. 내과도 보통 내과가 아니라 결핵내과로 갔어요. 정 내과로 갔더니 솔직하게 자기는 순환기내과라 잘 모른다면서 호흡기내과로 가라고 하던데요. 여기서는 그저 약만 주면 되겠어요. 그것도 한 한 달치쯤 주었으면 좋겠어요.

굉장히 많이 아는 체하시네요. 그럼 병 못 나아요.

번기는 또 맥이 쑥 빠졌다.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을 들으면 그는 기가 죽었다.

어쩌다 그렇게 됐어요.

약은 한 달치씩 줄 수가 없어요.

그럼 할 수 없지요. 나머지는 약방에 가서 사 가지고 산으로 들어가야지요.

요즈음은 약이 좋아서 돈이나 많이 있으면 몰라도 똑 전지 요법을 할 필요는 없어요.

화학 요법도 좋지만. 안정요법 식이요법도 겸해야지 않겠어요?

먹는 거야 집이 낫지 절간에 뭐가 있어요? 도라지나 고사리 정도로는 곤란해요.

왜요? 산에 가면 육류가 많지요. 조용하고 공기도 맑고.

궝이나 노루, 산토끼, 멧돼지 같은 거요?

그런 것도 육류지요. . . , .

번기는 웃어버렸다. 웃고 나니 기운이 조금 나는 것 같았다. 간호원은 -그런 것도--돼지고기나 쇠고기뿐만 아니라-로 들은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그를 재등록했다. 자기가 웃는 것은 괜찮지만 남이 깔깔대는 것은 별로 유쾌한 일이 못 되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양철통에서 알약을 꺼내어 조그마한 빈 약병에다가 세어서 나누어 넣었다.

한 달치예요.

그녀가 두 가지 알약들이 각각 든 두개의 약병을 그에게 내밀면서 말했다.

그래요? 감사합니다.

나한테 감사할 거 하나도 없어요. 시민들의 세금으로 산 거 아니면 미국 군인들이 쓰다 남은 거 원조 들어온 거니까요.

세금이야 약을 안 타 쓰는 사람들도 낼 테지요.

그는 약병을 집어넣고, 호주머니에서 빠스락빠스락 소리를 내면서 납작하게 포장한 물건을 꺼내어 책상 위에 슬며시 올려놓았다.

이게 뭔데요?

양말인데요. 지난번에 주사약까지 주고, 또 거저 놔주기까지 해서 참 고마왔어요.

나한테는 필요 없어요.

나한테는 더 필요가 없는데요.

번기는 얼굴을 붉히고 낭패해했다. 그러나 간호원은 고맙게도 책상서랍을 비즉이 열고 손가락 끝으로 꾸러미를 날름 밀어 넣었다. 그리고 서랍을 닫으면서 말했다.

그 약은 독해서요, 비타민류 뭐 하나 잡수셔야 될 거예요.

, 피리독신을 먹고 있어요.

그것도 내과전문의의 처방이세요?

아니오. 일차 약을 졸업하고 이차 약을 쓰고 있는 이골난 선배 환자의 처방이지요. 그 사람은 우리 소장님보다 사진을 더 잘 읽어요. 소장님은 우리 친구 형인데요, 전문이 아마 정형외괄 거요. 전문의 자격을 땄는지 모르지만. 그 양반이야 생사람 뼈다귀나 부스러져야 신이 나지 허파에 구멍이 뚫린 건 뭘 알겠어요?

번기는 보건소를 나왔다. 그리고 고등학교 동기가 하는 약국으로 갔다. 동칠이와의 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삼십 분이 남아 있었다. 오래간만에 시내에 나오면 볼 일이 많았다.

어서 와라. 몸은 좀 좋아졌냐? 많이 좋아진 것 같구나. 약은 빼먹지 말고 먹어라. 약만 제대로 먹으면 감기보다 조금 더 무서운 병이다,

약국 주인이 그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렇다고들 하더라. 비타민 비 식스 좀 주라.

부작용이 있냐? 위장 보호제도 뭐 하나 먹어 야 되겠구나. 원기소나 에비오제가 좋다. 따로 종합 바이타민제도 하나 먹어두는 게 좋을 거다. 파스, 짓드는 샀냐?

보건소에서 얻었다.

두 가지를 합쳐서 당의정을 입힌 것이 위 점막도 보호되고 좋은데 그랬구나.

약사는 잽싸게 약을 빼내왔다. 진열장과 약장과 냉장고 따위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좁은 가게 안으로 뱀처럼 요리조리 몸을 틀면서 한 물건에 두 번 이상 두리번거리는 일이 없이 날름날름 손가락 끝을 빼낼 약갑 위로 뻗쳤다.

, 이걸 다 먹어야 되냐? 즈그들끼리 뱃속에서 싸우겠다.

진열장의 유리 위에 늘어놓은 크고 작은 약갑들을 쳐다보면서 번기가 말했다.

너한테 소매야 하겠냐? 도매 집에서 떼어온 금에 주마. 이건 피로 회복젠데, 한 병 마실래? 내가 주는 거다.

약사 친구가 포장지를 꺼냈다.

, 잠깐.

왜 그러냐? 이 약을 다 못 먹겠냐?

그런 게 아니고-,---

소화 효소제는 뺄래 ? 종합 바이타민을 뺄래?

이게 삼천 정짜리지? 이걸 한 병 더 넣고, 종합 바이타민은 데카로 바꾸자.

육천 개를 먹을래? 많이 먹을수록 좋긴 하다마는. 데카도 좋은 약이다, 값도 싸고.

부탁을 받았어.

딴 부탁은 안 받았냐? 치료제나 바이타민 같은 거 말이다.

그것만 싸라. 이것도 좀 같이.

그는 보건소에서 타온 약병을 꺼내주었다. 약사는 포장을 하고 제약회사의 메모용지 위에다 약값을 계산했다. 번기는 산 초입에 있는 촌 약방에서 먼지 낀, 같은 포장의 피리독신을 살 때 주었던 돈의 액수를 생각해내면서 약값을 치렀다. 하긴 면 소재지에 있는 약방이라고 도매 값으로 팔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아픈 사람한테 약을 팔지 않으면 누구한테 약을 팔고, 좁은 바닥에서 아는 사람 돈을 먹지 않으면 누구 돈을 먹으랴 싶기도 했다. 그의 친구는 조금 전에 내놓은 피로회복제를 날름 치우고 인삼 뿌리가 그려져 있는 조금 큰 병을 꺼내와서 뚜껑을 깠다. 그는 그것을 받아 마셨다. 그리고 약 꾸러미를 들고 약국을 나왔다,

시간이 십여 분 일렀지만, 그는 피곤했으므로 약속한 다방으로 갔다. 시내에 나오던 길로 바로 집에 들러버렸던 것은 잘한 일이었다. 지금은 피곤해서 형수의 넋두리를 아침때처럼 그렇게 잘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대련님도 빨리 병이 나아서 돈을 벌어야 할 텐디요. 요즈음 세상이 어떤 세상인디 한가롭게 산 속에 누워 있어요? 넘 보기도 그렇고. 누워 있는 사람 속도 오죽이나 안 좋겠어요? 형님 속은 또 무엇이 좋겠어요? 나이는 들어가고, 벌어놓은 것은 없고, 애들은 커가고, 몫진 코 아래 진상이 없으니 젊은 사람들한테 밀려서 앉은자리 그 자리 그냥 그대로 지키기도 심에 겹고, 부모님 연만한데 삼베 한 끗 끊어놓은 것 없고, 애들 다니는 학교에 넘들은 사흘이 멀다고 쫓아다닌다는디 반상을 시켜줘도 봉투 하나 없이 한 학기가 다 가고. 몸은 부실해서 식은땀이야 허리야 출장갔다 오면 발등이 붓는다 무릎뼈가 쑤신다 해쌓는디 용약 한제만 먹으면 될 것을 용은커녕 녹각 썰어연 약 한 첩 못 쓰고, 넘들은 다 철 따라 옷 해 입고 계해서 설악산으로 경주로 장고 치고 다니는디. 일년 열두 달 부엌떼기 장바구니 아니면 문밖 출입을 모르고, 지난봄에 법주사는 얼른 한행비 다녀왔지만,,,,,,

번기는 바지 호주머니 위로 돈을 소중하게 만졌다. 이야기는 길었지만 그녀는 그의 한달 약값과 생활비를 착실하게 그에게 건네주었었다. 그는 저으기 안심했다. 으례히 있는 서론인 줄을 알면서도, 그게 다 절간에 처박혀서 세상 물정을 등지고 사는 소치이겠지만 그는 가슴이 뜨끔했었다. 그는 돈을 받아 넣고 형수에게 씽긋 웃어 보였다. 형수도 이 돌 빼서 저 구멍 막고 저 돌 빼서 이 구멍 막느라고 생활에 지쳤지만 원래는 속이 좋은 여자답게 마주보고 씨익 웃어주었다.

번기는 그가 국민학교 사 학년 때 형이 장가를 갔었는데, 사흘만에 꽃 같은 신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자, 왜 그가 아닌 형만이 매일밤 새색시 방에서 잠을 자느냐고 불만스러워 했었다. 그는 국민학교에 들어가던 해 여름에 어머니를 여의었었다. 그 이래 형과 그 사이에 있었던 누나들 셋이 모두 시집을 갔고, 그는 차츰 생활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보아왔다. -돈이 웬수-라고 하지만, 원수 놈의 그 돈이 있으면 변화만 더 볼품없이 흉칙해졌다. 있는 사람들에게 돈이지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돈이 없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만병통치 요술방망이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할 터였다. 떼돈은 못 들여와도 신경통이 쑤시는 대로 고랑고랑 시청 계장 노릇을 하고 있는 남편이 있는 자식들은 담임선생이야 찾아봤건 말건 중학교 다니는 놈은 반 수석하고 국민학교에 다니는 놈은 전체 수석을 하고. 시아버지는 삼베 금이야 오르건 말건 모시고의 적삼 풀기 빳빳하게 받쳐 입고 기운도 정정하게 동네 복덕방 장기판에 놀러갔고. 시동생 하나 있는 것은 숨이 짧아서 헐레헐레하긴 하지만 남 못 가는 대학에 가서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사실 번기가 할말은 아니지만 돈 독이 퍼렇게 들지 않은 다음에야 그렇게 남이 부러울 것도 없었다. 형수는 고기 반찬에 점심을 해놓을 테니 꼭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가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방금 기침 소리가 나더니 어디 나가신 모양>인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면 또 한 삼십 분 동안 그를 붙잡고 수숫대를 빠실 것 같아서 허둥지둥 집을 빠져 나왔다.

동칠이는 다방에 미리 와서 앉아 있었다. 그들은 악수를 했다. 거의 반 년만에 만나는 것 같았다.

친구들은 너가 산 속으로 숨어 들어가서 관리 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줄로 알고 있다.

차를 주문하고 나서 동칠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하긴 이 북새통 속에서는 취직 공부를 할 수가 없을 테지.

너가 절간에서 보낸 답장을 받아보고 안심을 했다. 어떠냐. 죽지는 않을 것 같으냐?

요즈음은 약이 좋아서 쉽게 죽지는 않는 모양이더라.

안됐다. 이 새끼야. 오십 년 전에만 태어났더라도 불로 소득을 하는 건데,

나는 조금 다른가봐. 약이 만능은 아니거든. 구멍이 뻥 뚫렸다 하면 내과적인 방법으로는 안되고 지퍼를 달아야 한대. 꽉 째야 한다는 얘기지. 우리 몸뚱이 조직 중에서 유일하게 재생 능력이 없는 조직이 허파라더라.

그래. 너도 쫙 째게 됐냐?

병소가 흐물흐물 색은 것을 전문 술어로 치즈화라고 하는데, 그 치즈 덩어리가 홀랑 빠져 나가면 구멍이 뚫리게 되고 나아서 아물면 석회화해서 시멘트 콘크리트로 땜질한 것처럼 된단다. 땜질이 어떻게 단단한지 죽은 사람 해부해보면 구두발로 밟아도 안 깨진단다.

, 그럼 너도 역시 석회화로구나? 콘크리트 공사로구나?

그런데 그걸 의사도 잘 모르는 모양이더라, 사진을 앞에서 찍은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뒤로 찍고 옆으로 찍고 누워서 단층도 찍었다. 치즈 덩어리의 윤곽뿐만 아니라 깊이도 봐야 되겠다는 거지.

어깨 의사가 시원치않다?

한국서 제일 잘 보는 의사다. 여의산데, 결핵전문의지.

서울까지 왔었냐? 난 너가 도망칠 때만 우리들을 따돌린 줄 알았었다.

한국 제일이 서울에만 있는 줄 아냐? 운포 사는 의산데 한 달에 한 번씩 여기까지 회진을 온다.

너한테?

나도 가서 상담을 하니, 나를 위해서 온다고 해도 괜찮지.

나는 약방에 가서 알약 몇 개만 집어먹으면 되는 줄 알았더니 그거 참 거창한 병이구나

벚나무골 선교부에 가면 흉곽무료진료소라고 있다. 보통 때는 간호원과 약사뿐인데, 그 의사가 한 달에 한 번 오는 날이면 팔도 문둥이들이 다 모여든다.

너도 그 문둥이들 중의 하나냐?

지난번 그 의사가 왔을 때 단층 사진 찍은 것을 보였더니 어쩌면 괜찮을 것도 같다고 하더라. 구멍만 없으면 뭐가 무섭냐?

제발 빠다 덩어린지 치즈 덩어린지만 뱉어내지 마라.

치료를 시작한 지 다섯 달밖에 안되었는데 몸무게가 십킬로 그람이나 늘었다, 밤에 잠을 자고 있으면 뽀득뽀드득하고 살찌는 소리가 들린다. 마음을 탁 놓아버렸더니, 사물이 다시 보이고 세상에 새로 태어난 기분이다. 처음 의사한테서 선고를 받았을 때는 눈앞이 캄캄해지더라. 내가 언제 아플 틈이 있냐? 내가 왜 이 쓴잔을 받아야 아냐? 내가 왜 <하느님이시여. 이 잔을 나에게서 지나가게 하소서>라고 말해야 되냐 ? 보건소 소장이 평면 사진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공주 가서 수술해버 리지?>라고 말했을 때는 아찔하더라. 마산은 내과적인 요양원인데, 공주는 지퍼 공장이다.

너는 우리들을 싸악 잊어버렸구나?

정말 그런 거같다. 느들을 잊어버렸다는 것조차 방금 너를 만나고 나서야 생각이 났었다. 맨 처음 학교 진료소에서 병을 발견했을 때는 왜 느그들이 생각 안 났겠냐 ? 느그들 생각뿐이었다. 부모 형제하고, 느그들하고. 느그들이 풍기는 모든 것들 - 졸업 ,취직, 막걸리 ,떠들기 ,몰려다니기, 미친 짓 하기. 이런 것들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눈앞이 더 캄캄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래서 눈앞이 캄캄했을 거다.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습다. 나보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이 더 나였으니, 우스운 일 아니냐? 지금은 내가 나다.

결핵 전문의사가 지퍼 공장에 안 가도 될 것 같다고 하니까 자신이 생기더냐? 너무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단층 사진을 찍은 것은 근래의 일이다. 쓴 잔을 맨 처음 받았을 때는 천지현황이 뒤집히는 것같더라만, 받은 잔을 곰곰이 들여다보고 있자니까 쓴잔이 어찌 이것뿐이랴 하는 생각이 들더라. 너는 잔이 조금 덜 쓰다 싶어지니까 기운을 차린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는 모양이다만, 딴 잔도 마찬가지로 쓸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한번 든 다음에는 받은 잔이 더 쓰나 덜 쓰나 무슨 차이가 있겠냐? 그런 줄도 모르고 길길이 날뛴 것이 더 창피할 뿐이더라.

너 산에는 언제 들어갔었냐

내려오던 길로 바로 들어갔었다.

거길 한번 가보고 싶구나.

오늘 들어가서 오늘 못 나온다.

하룻밤 자면 안되냐 -

너 그 간상균이 우글우글한 속에서 먹고 자고 할래 ? 간상균이 그늘에서 석 달 산다더라.

딴사람들은 없냐?

시험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만.

그리고 물론 중들도 있을 것 아니냐?

그렇구나.

차가 몇 시에 있냐? 나도 한번 들어가 보자. 아무래도 그곳의 동양화가 너한테 요물을 떤 모양이다.

보건소 간호원은, 내가 산에도 육고기가 많다고 했더니, -멧돼지 -노루 같은 것을 생각하더라.

멧돼지 좋지. 기운이 세다더라. 노루 피도 좋고. 그렇지만 그건 돈 많고 시간 많고 건강한 사람들 이야기 아니냐?

너슨 보건소 간호원보다 조금 낫구나.

아마 간호원보다 네 형편에 조금 더 소상해서겠지.

내가 집에 있을 데가 마땅하면 절간에 들어갔겠냐? 너는 독경 소리 들려오는 안개 낀 산수화라도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만 차라리 째보네 아줌마 집에 가 서 막걸리 통 끌어안고 노래나 불러라. 산이 있으니 골짜기가 있을 테고, 골짜기가 있으니 아침으로 안개야 끼겠지. 그리고 절이 있으니 중이 있을 테고 중이 있으니 조석으로 염불소리야 들려오겠지. 그러나 절이 있다고 다 명승지는 아니다. 너는 중이 시내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뚱뚱한 중년 여자에게 절 마당에 서서 합장하고 무수히 머리를 조아리는 것을 못 보았지?

오늘 너를 따라가면 볼 수 있겠냐? 너는 아마 나를 안 데리고 가고 싶은 모양이다만, 사실은 나도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러나 며칠 굶은 아귀들처럼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놈들한테 빈손으로 돌아갈 수야 없지 않냐?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너도 우리들 소식에 우리들처럼 걸신이 들려 있는 줄 알고 올 때 한바퀴 삥 돌아서 정보를 수집해 가지고 왔다.

털어놔 봐라. 대강 짐작은 간다마는.

대강 짐작이 되냐? 아직 다 잊어먹지는 않았구나? 전부 짐작해버리면 재미가 없고, 전혀 짐작을 못하면 얘기가 안되고, 대강 짐작을 해야 나머지 조금 때문에 이야기할 맛이 나는 법이다,

사람 사늘 곳이 다 마찬가지지, 어디라고 별난 이야기 있을라드냐 ? 누가 죽었냐?

맞다. 김웅덕 이가 구멍탄 가스사고로 죽었다. 지난봄에 부속병원 응급 처치실에서 숨을 거뒀다.

그랬구나 ? 여기서도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것이 문제냐, 김웅덕이가 죽은 것이 문제지? 누가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것을 모르냐?

바로 그거다. 너가 웅덕이를 몰랐더라면 웅덕이의 죽음은 너에게 아무렇지도 않았을 거다, 그것이 김웅덕이의 죽음에 대잔 너의 슬픔의 한계성이나 우연성 같은 것을 암시해주는 바는 없냐?

너는 좀 복잡하게 됐구나? 나는 너는 원래가 철학과를 갔어야 했다고 생각했지.

아니지. 생물학과나 동물학과에 갔어야 했지. 죽음 하나 하나에 개별적인 뜻을 주려고 하는 것보다 모든 죽음이 같다는 생각에 도달하려고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 그게 생물학적 죽음이지.

그게 어디 쉽겠냐? 미안한 말이다만. 가령 느 아버지의 죽음과 아프리카의 밀림 속에서 죽은 어느 벨지움 용병의 죽음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냐?

먼힌 것이 풀리고 맺힌 것이 끊기면 같은 죽음이다.

차라리 너가 느그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면 같을 거라고 해라.

그럼 넌 너를 묶고 있는 끈이 너가 죽은 다음에도 지금처럼 너를 튼튼하게 묶어줄 것같으냐?

우리가 지금 죽은 다음 이야기를 하고 있냐?

? 죽은 다음이라니까 요원하냐? 문틈으로 새어드는 한 가닥의 구멍탄 가스가 웅덕이의 숨통만을 조르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러나 모든 사람의 숨통을 조르는 것도 아니지 않냐?

그건 아무 차이가 없다. 설혹 너가 백살까지 산다 하더라도 눈을 딱 감는 날아지는 살아 있는 어떤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고 장담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그건 진짜 그래. 우리 어머니가 작년에 돌아가셨지 않냐? 그 전에 이모가 간경화증에 걸렸는데. 나중에는 병원에서 퇴원을 시키더라. 집에 가서 안방 죽음 하라는 거지. 딴 병원에서도 받아주질 않아. 완전히 피골이 상접인데, 사람이 마르니까 왜 그렇게 주먹만하냐? 부피가 줄어드니까 호도처럼 쭈글쭈글해지고, 간 기능 마비로 복수가 차서 배만 올챙이처럼 통통한데 도저히 볼 수가 없더라. 엄마가 이모부한테 사람을 이렇게 놔둘 테냐고 대들기까지 했지 않냐? 그렇지만 이모분들 어떻게 하냐, 의사가 안 받아주는데? 그 이모가 병이 나아서 가게를 보다가, 우리 엄마가 죽으니까 쫓아와서 울며 장사를 치르더라.

느그 이모님은 사는 것이 죽는 것 같고 죽는 것이 사는 것 같으시겠다. 그런데도 죽은 뒤 이야기 따로 있고 죽기 전 이야기 따로 있겠냐?

살고 죽는 것이 저러하니, 만나고 헤어지고 떠나는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겠구나.

아니지. 사는 것이 바로 만나고 헤어지고 떠나는 거 아니냐? 누가 미국에라도 갔냐?

윤태는 미국에 가고 석태는 군대에 갔다. 남선이는 마침내 졸업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범식이와 합숙에 들어갔다.

동칠이는 번기의 눈치를 살폈다. 번기는 잠자코 있었다. 남선이는 번기의 짝이었었다. 모두들 번기의 행운을 부러워했었고, 동칠이도 그 중의 하나였었다.

무슨 소식이 있었냐?

동칠이가 물었다.

아니.

그럴 애가 아닌데?

여길 다녀갔다.

다녀갔어 ? 여길? 너 또 주둥아릴 잘못 놀렸구나. 넌 원래가 조금 호들갑스러워. 몸이 좀 아프다. 나는 너의 위안이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하다, 그러나 동정은 싫다, 이 정도, 인사말과 우정을 확인하는 말이 짭짤하게 섞인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여기까지 그 애는 달려온 거 아니냐? 넌 틀림없이 동물학인가 생물학인가 싸는 얘기를 꺼냈겠지.

지금 같으면 그 애에게 그 애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그 애가 필요할 때는 그런 말 못 하겠더라. 그런 말 못하는 것이 그 애가 정말로 필요하다는 몸짓인데, 그 앤 그 몸짓을 못 알아들었던 것 같애.

너는 너 같은 놈하고나 연애를 하지 보통 사람하고야 어디 하겠냐?

그날이 내가 약 타러 나오는 날인데. 집에 가보니 그 애가 와 있더라. 나는 걔를 데리고 벚나무 골로 갔다.

꽃이 필 때였냐? 시작은 잘되었구나?

벚나무 골은 선교부의 무료 진료소가 있는 데다, 그날이 바로 진료소에 의사가 오는 날이었다.

팔도 문둥이들이 몰려드는 데 말이냐?

거기에는 예쁜 간호원들이 둘 있는데 그들은 대단히 친절했다. 그들 중의 하나가 특히 나에게 친절했다. 그들은 문둥이들 속에서 살아서인지 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가보지 못한 대학은 대단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반대였다. 그들이 천사처럼 보이더라. 나는 착실하게 그들과 의사가 시키는 -로 했다. 많은 환자들이 사진도 제대로 안 찍어오고, 거저 주는 약도 먹기 사납다고 급한 증세가 가시면 제멋대로 끊어버리고 소식이 없다가 몇 달 뒤에 형편없이 쭈그러져서 다시 나타나는 데에 질려버린 고들은 처음에는 나도 말 안 들을 줄 알았다가, 내가 약 복용은 물론이고 사진도 그들이 시키는 대로 너무 짙으다고 하면 다시 찍어오고. 측면 찍어오라면 측면 찍어오고, 여기서 못 찍는 단층 찍어오라면 직행버스 타고 의대부속병원에까지 쫓아가서 단층 찍어오고 했더니, 놀라워하고, 이상한 말 같지만 고마와하더라. 나는 꼭 바보처럼 그들의 입만 쳐다보았다. 의사는 혼자고 환자들은 많아서 언제 가도 서너 시간은 기다려야 하는데, 내가 가면 간호원이 접수한 사진을 새치기해서 내 사진들을 의사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맨 위에 올려놓는다. 그래서 그곳을 그곳을 관리하는 미국인 여자는 정의감에서 나를 아주 미워한다.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 헌신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그 여자는 나를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여자는 나의 앞을 가로막고. -기다리는 사람 많이 놔두고 당신 먼저 들어가면 안돼요-라고 말한다. 그 여자는 틀림없이 내가 간호원들과 의사를 타락시키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면 의사는 -이 분은 오전에 왔다-가 사진이 흐려서 다시 찍어온 분이에요-라고 말하고 나의 사진을 형광등 켜진 반투명 유리 위에다 꽂는다. 나는 오늘 시 보건소에다 재등록을 했다. 니는 이제 한국말의 문법뿐만 아니라 높낮이까지도 정확하게 쓸 줄 아는 사람들한테서 약을 타먹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날도 간호원은 팔을 붙잡고 나를 진료실로 데리고 갔다. 그 진료소 건물은 한옥인데, 안방이 진료실로 쓰이고, 가운데 방은 약제실. 건넌방은 접수를 보는 사무실이다. 대청이 대합실인 셈이지만, 사람이 많을 때는 마루와 마당에까지 환자들이 넘친다.

남선이는 마당 끝에 서 있었다. 내가 의사를 보고 나오자 사무실에 있던 간호원이 마루에 나오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환자들은 다 어린아이로 보이는지 그녀가 더러 말끝을 놓기까지 하면서 흉허물없이 대해주는 바람에 나도 마루에 서서 즐겁게 떠들었다. 그날 따라 할 얘기가 많은 것 같았다.

남선이는 머리카락이 노랗고 눈알이 파랗고 이마와 뒤꼭지가 앞뒤로 툭 튀어나오고 하얀 얼굴에 빈틈없이 주근깨가 난 댓살 되어 보이는 미국 어린애가 통나무 울타리 저쪽에서 이쪽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간호원이 나를 문간에까지 바래다주면서 그 애에게 <테디 ?>하고 소리쳤다. 그녀는 남선이가 문간으로 내게 합류해 왔을 때까지 내가 누구와 같이 온 것을 몰랐던 모양이었다. 그녀는 얼굴을 붉혔다,

그는 이야기를 마쳤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곡행 마지막 버스 시간까지는 삼십 분이 남아 있었지만, 차 타기 전에 사야 할 물건이 두어가지 있었다, 그들은 밖으로 나갔다. 동칠이는 기어이 산골짜기까지 그를 따라올 모양이었다. 그는 번기가 낚시가게에 들러서 고물을 사자 너 혹시 곤충 채집하냐?라고 물었다, 그는 조금 큰놈이다라고만 대답했다.

앞으로 가자, 뒷자리에 앉았다가는 잘못하면 턱 빠진다.

번기가 말했다. 차는 언제나처럼 형편없는 고물이었다. 길이 형편없으니 새 차가 배차될 리 없었다. 그들은 앞쪽에 자리를 잡았다. 차는 뒷자리 몇 개가 빈 채 떠났다.

마누라감으로는 간호원도 괜찮지. 특히 너 같은 약질한테는.동칠이가 납작한 고량주 병을 꺼내면서 말했다. 너한테는 한 모금 달라고 해도 줄 수가 없다. 구경이나 해라. 남선이는 그렇게 해서 가버렸냐?

그날은 차시간이 늦어서 못 가고 여관에서 같이 잤다. 그 이튿날 내가 너 말마따나 동정은 싫다고 했는지 어쨌는지-동정은 나도 필요 없어요-라고 말하고 열시 특급을 타고 가버렸다.

너는 뱀처럼 간악하구나?

간호원들 말이냐 ? 하나는 얼마 전에 자살했고 또 하나는 곧 서독병원에 취업이 돼서 떠난다, 떠날 때 못 볼 것 같아서 아까 들르느라구 집에서 점심도 못 먹었다.

그건 또 무슨 얘기냐?

그런 사건이 있었다. 죽은 간호원은 그녀 자신이 결핵환자였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그녀가 죽은 건 아니다. 그녀는 경증이었고, 그녀보다 더 험한 환자들이 척척 낫는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지금 공판중인 사건인데, 진료소에서 머지 않은 곳에 사는 한 남자가 진료소 앞 층계에서 제 아내를 밀쳤다. 넘어진 여자는 남편에게 부축되어 집으로 간 뒤 곧 행방불명이 되었다. 열흘 뒤 이 킬로미터 떨어진 외진 보릿대더미에서 불이 났는데 그 속에서 덜 탄 여자 시체가 나왔다. 그 남자는 곡물 거간을 해서 돈을 번 사람이었다. 그는 본디 뜻이 갸륵해서 없는 집 새끼들 몇을 중학교에 보냈다. 그 중의 하나가 간호고등학교에 진학을 했다.

버스는 두 시간을 덜컹대며 달렸다. 그들은 뱀골에서 차를 내렸다. 산골짜기에 날이 저물고 있었다. 크고 낮은 범종소리가 길게 꼬리를 끌면서 들려왔다.

! 새벽마다 들리는 귀 따가운 확성기소리보다야 몇 배가 났냐? 절이 가깝구나?

한 십분 걸린다.

그들은 개천을 끼고 물 흐름을 거슬러서 올라갔다. 산이 꿈틀거리면서 천천히 솟고 있었는데 그곳 자체의 표고가 꽤 높은지 평지와는 계절감이 달랐다.

여기가 왜 뱀골이냐? 딴 데보다 뱀이 많냐?

돌이 많고 바람이 서늘해서 뱀이 많아 그렇다-- 하고, 골짜기가 뱀처럼 꾸불꾸불해서 그렇다고-2;. 한다. 뱀이야 어느 산골에는 없겠냐?

나는 지금 뱀골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뱀골로부터 도망쳐나오는 기분이다.

나를 위안하려고 그렇게 말하는진 모르겠다만, 사실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간호원은 왜 죽었으거나?

모르지. 세상에는 남을 제 손으로 죽이고도 퍼렇게 살아 있는 사람도 있고 남의 죄를 업고 스스로를 죽이는 사람도 있으니,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층층이가 있겠냐? 그 남자는 살인 혐의가 아니라 상해 치사, 사체 유기 및 훼손 혐의로 기소됐다더라.

법당에서는 저녁 염불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법당 뒤를 돌아서 번기가 거처하는 곳으로 갔다. 한 사내가 황토를 깎아서 마당을 넓힌 조1마한 낭떠러지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무엇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다들 밥 먹으러 갔소?

번기가 꾸러미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 김형 다녀왔소? 차가 별로 연착을 안했구려 ? 다들 저녁 먹으러 간 모양이오.

이형은 왜 안 갔소?

나 오늘 운이 좋았소. 두 마리나 잡았소. 지금 한 놈을 끓이는 중이오. 벌써 댓시간 됐으니까 어서 손발 씻으시오. 한 사발씩 합시다. 이놈들 벌써 번질번질 기름이 올라 가지고 포동포동해요. , 손님 오셨구려?

, 내 친구요. 한 마리는 회를 쳤소?

. 우리끼리 찍어 먹으면서 김형 이야기를 했소.

동칠이는 콧구멍을 벌름거리면서 번기를 쳐다보았다. 번기는 그를 데리고 바위틈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샘가로 갔다. 법당의 예불소리가 던 뚜렷하게 들려왔다. ------시 제법 공상 불생불멸 불구불정 불증불감 시고공중 무색 무수상 행식 무안이 비설신의 무색성 향미촉법 ,,,,,,

, 오늘 우리 스님 기분이 괜찮으신 모양이구나. 경 읽는 목소리가 청아하고 높다!

번기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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