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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수필, 여행기, 편지글, 일기 등)

밀리언달러 베이비

by 자한형 2022.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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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베이비

 

 

지난달에 밀리언 달러 베이비TV 영화재널에서 영화를 보았다. 2005년도 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영화라 특별한 감흥이 있었다. 딸과 의절하고 외롭게 허름한 권투 체육관 핫핏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프랭키 듄(클린트 이스트우드 분)은 흑인 복서 빅 윌리 리틀(마이클 콜터)에게 집중해서 그를 훈련시키고 트레이닝하고 그의 매니저로 활약을 펼친다. 그러나 그는 타이틀전을 원하고 프랭키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타이틀전을 미룬다. 그러자 빅은 그를 떠나고 새로운 매니저를 통해 챔피언 타이틀전을 벌이고 그 경기에서 이겨 챔피언에 등극한다. 엄마와 외도한 남자와 도시로 온 데인저 바크(제이 바루첼)는 체육관 핫핏 근처에서 외톨이가 되자 체육관을 찾아와 복싱을 가르쳐달라고 떼를 쓴다. 시골에서 살다 가난을 벗어나고자 도시로 와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매기 피츠제랄드(힐러리 스웡크 여우주연상 오스카 2[소년은 울지않는다])31세로 식당의 먹다 남긴 스테이크를 싸가기도 하는 억척스러운 여성이다. 프랭키에게 복싱을 가르쳐달라고 애걸복걸한다. 그러자 프랭키는 여자에게는 복싱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하고 그것도 30세가 넘은 늙은 선수에게 복싱을 가르칠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사정을 알 길 없는 에디 스크랩 아이언(고철: 모건 프리먼.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68)은 체육관의 시설관리자로 일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영화는 그의 시선으로 조명된다. 그는 109전의 전설적인 복서였으나 최후의 결전에서 피가 눈 속으로 들어가 한쪽 눈을 실명한 채 복서로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핫핏에서 프랭키와 동고동락하고 있었다. 프랭키는 매주 성당을 빠지지 않고 매주 찾지만 고해성사는 하지 않는다. 허백 신부(브라이언 F 바이런)는 항상 프랭키와 논쟁을 벌인다. 프랭키는 삼위일체에 관해 언급하며 유일신인데 어떻게 셋이 하나일 수 있느냐는 식으로 신부님을 곤욕스럽게 하기도 한다. 프랭키는 언제나 딸에게 편지를 보내지만 반송되어 돌아오는 처지였다. 체육관에는 또 한 명의 복서가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쇼렐리 베리란 흑인 복서로 충실히 연습을 한다. 그는 언제나 허풍쟁이 데인저에 관해 한 번 본떼를 보여줄 것이라고 벼룬다. 그리고 어느 날 그와 스파링 상대로 불러올려 링 위에서 대결을 벌인다. 체력적으로나 권투 실력 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격차가 있었다. 결국 데이저는 링위에 뒹군다. 그러자 에디가 링 위로 올라가 쇼렐리를 한 방에 무너뜨리며 110전을 채우게 된다. 어느 날 매기가 펀치백을 치고 있는데 그것은 프랭키의 펀치백이었다. 그래서 한 소리를 듣고 매기는 펀치백을 장만해 제대로 연습과 훈련에 매진한다. 계속적으로 복싱을 코칭해 달라는 요청에 프랭키는 결국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그러던 중 프랭키는 매기에게 새로운 매니저를 소개하고 시합에 나가도록 한다. 그녀는 매니저의 데면데면한 코칭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프랭키는 화가 나 바로 링 위로 올라가 그녀의 매니저와 코치를 자청하고 그녀를 지도해 승리를 이끌어낸다. 그녀는 계속해서 시합을 하면서 실력을 쌓아올리고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다. 그리고 부도 함께 거머쥔다. 그리고 집을 사 어머니에게 바친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의료보험료와 기초수급권자로서 받지 못하게 될 연금 등에 불만을 털어놓는다. 그녀는 어머니에게 필요한 생활비를 보내주겠다고 어머니를 설득한다. 프랭키는 승승장구를 하는 그녀에게 가운을 선사한다. 그 가운에는 모큐슈아라는 닉네임이 적혀있다. 그녀가 나오는 경기마다 관중들은 모큐슈아를 연호한다. 그리고 그녀는 보스인 프랭키에게 모큐슈아가 무슨 말이라고 물어보지만 챔피언전이 끝나면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녀는 연전연승을 거듭하고 16개월 만에 톱 컨텐더[도전자]에 오른다. 둘은 경기가 끝나고 어느 곳을 지나던 중에 한 곳에 들른다. 그곳은 레몬파이를 맛있게 요리하는 유명음식점이었다. 그곳에서 둘을 맛있는 파이를 맛보며 행복해한다. 그리고 매기는 자신의 아버지 얘기를 한다. 어린 시절 반려견을 키웠다. 그 반려견의 이름은 액셀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액셀이 뒷다리 두 개를 모두 잃는 사고를 당한다. 그러자 아버지는 액셀을 트럭 뒤 짐칸에 싣고 숲 속으로 갔다. 그리고 그 후 액셀을 볼 수 없었다는 얘기를 한다. 이것은 후에 매기의 삶에 관한 그리고 그녀의 최후에 관한 복선으로 설정된다. 챔피언전의 대전료는 백만 달러에 이른다. 그녀는 푸른 곰과의 대전에 심혈을 기울인다. 변칙과 반칙이 난무하던 결전에서 그녀는 예기치 못한 부상을 입고 척추가 골절되고 거의 운신이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응급상태에 빠진다. 매기의 가족들은 그녀를 돌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고통 속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는 그녀에게 유산을 넘길 것을 강요하는 계약서를 들고 와 서명을 하라고 부추긴다. 손으로 서명을 할 수 없으니 입에다 펜을 물리고 사인을 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일삼는다. 참으로 난감한 노릇이었고 인면수심의 파렴치한 행태가 아닐 수 없었다. 제대로 거동도 할 수 없었던 매기는 급기야 다리에 욕창이 번져 더 이상의 신체 손상을 피하기 위해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는다. 휠체어로만 겨우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매기는 삶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고역일 수밖에 없자 극단적이고 비관적인 처지에 다다른다. 프랭키의 도움으로 하루하루 병마와 싸우며 삶을 이어가던 그녀는 어느 날 도저히 이렇게는 살 수 없다며 프랭키에게 안락사를 시켜달라고 간절히 요청한다. 그러나 프랭키는 그녀의 소원을 들어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자신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처지가 괴로워 최후의 방법을 사용한다. 그녀는 자신의 혀를 깨물어버린 것이다. 출혈은 이어졌고 혀를 깨물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까지 취해졌다. 프랭키는 결국 매기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고 그녀에게 가서 링거병의 호스관에 독극물을 주사하고 그곳을 나와 그도 세상에서 사라진다. 그의 행적은 말 그대로 오리무중이 되었다. 게일어를 공부했고 항상 책을 들고 시를 읽었던 그의 마음속에는 과연 어떤 생각과 삶에 대한 회한이 있었을까.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참된 지혜를 준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1센트짜리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백만 달러의 값어치가 있는 삶을 사는 성취인의 성공한 삶을 꿈꾸며 살아가고 자하는 보통사람들의 희망과 이상이 배어있는 듯하다. 또 다른 의미로는 노즈 아트에서 따온 말이라고도 한다. 전투를 위해 출전하고 이륙하는 전투기의 앞머리 부분에 새겨진 노즈 아트는 전투기 조종사의 간절한 바람과 희망이 새겨진다. 언제 격추될지 모르고 어떻게 살아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는 삶을 사는 전투기 조종사들의 간절함이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 노즈 아트이리라. 또다른 의미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허름한 중고 가게에서 뜻하지 않게 발견한 보석같이 귀한 물건을 의미하는 뜻도 있다. 1센트짜리만 가득한 잡화점 가게에서 백만달러의 값어치가 있는 귀한 물건을 발견한다는 뜻을 가진다. 우리 동양식으로 얘기하자면 군계일학과 같은 존재 내지는 출중한 능력을 가진 인물 등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으리라. 초야에 묻혀있지만 대단한 학문과 출중한 인격을 갖춘 거인을 일컫는 것으로 보아야 하리라. 모큐슈아가 의미하는 바는 내 사랑하는 혈육, 가족 등과 같은 의미를 지녔다.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서 소외되고 배제되는 것에서 그녀는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겠는가를 반추해보면 그녀가 안락사를 선택한 이유를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신화 속에 인간이 판도라 상자를 열고 마지막에 건진 것이 희망이라는 한줄기 빛이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우리가 가져야 하는 온전한 소원이 희망일지도 모른다. 희망을 잃는 것은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고 생의 존재 목적을 잃어버리는 것이라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서도 묵묵히 질곡의 삶을 견디고 극복하여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고 나아가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잊지 말아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