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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낯설음 저너머

건강검진

by 자한형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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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얼마 전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강남의 한 병원으로 갔다. 사전 준비로 지참해야 하는 것이 채변 통과 문진표 그리고 내시경에 대한 동의서였다. 예약시간이 아침 8시였음에도 30분이나 일찍 도착했음에도 여러 사람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번호표를 뽑고 대기석에서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통상 8시 정도부터 시작이 되는 듯했는데 가만히 보니 그전부터 시작되는 모양이었다. 올해는 그래도 대장 부문은 그냥 넘어가기로 해서 한결 편한 편이었다. 지난해 같은 경우에는 거의 초주검 상태로 검진을 받으러 왔던 것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사무를 보는 여직원들의 친절함과 상냥함은 거의 항공사 수준이라 할 만하였다. 건강검진에 관한 절차와 정산을 마치고 탈의실로 가서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미리 받아온 종이컵에 검사용 소변을 제출하였다. 검진센터로 가서 본격적인 검사가 시작되었다. 처음은 초음파 검사였다. 상의를 가슴 부근까지 끌어올려 놓고 손을 머리 위에 올려 놓게 하였다. 배 전체 부분에 젤을 바르고 검사가 시작되었다. 이리저리 초음파 검사를 하고 배를 죽 내밀어 보세요’. ‘숨을 좀 내쉬세요.’ 등 주문이 많았다. 췌장 등 내장부문의 이상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었다. 다음은 폐활량 검사를 하는 곳이었다. 숨을 크게 들이쉰 후 6초간을 내쉬라고 하는 데 만만치가 않았다. 예전에 이 폐활량 측정을 하면서 도저히 더 이상의 흡연을 하는 것은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금연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것을 은근슬적 얘기해 보았다. 대기시간에 편하게 소파에 앉아 잡지라도 읽으려고 안경집을 꺼냈는데 안이 비어 있었다. 부랴부랴 탈의실로 다시 가서 안경을 꺼내왔다. 안경이 습관화가 되지 않다 보니 가끔 우발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벌써 금연한 지 7년이 지났다. 그런대로 폐활량을 괜찮아 보였다. 가쁜 숨을 쉬지 않고 불 수 있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청력검사, 시력검사, 체지방 검사 등이 이어졌다. 혈압검사는 복도의 혈압계에서 측정이 되었다. 팔을 집어넣고 조금 있으니 결과가 프린트되어 나왔다. 다행히 극히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아침의 이른 시간이었기에 그렇게 번잡스럽지 않았다. 거의 모든 검사실 앞에서 여간호사들이 성심성의껏 손님맞이에 노력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여러 가지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하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검진자의 이해까지 구하는 것을 보면 병원에서 검진센터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국외에서도 저렴하고 질 좋은 한국의 의료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해 줄을 잇고 있다고 하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질 만하다. 거의 마지막은 채혈이었다. 내시경을 위해 별도의 조처를 해 주는 듯했다. 채혈을 하고 난 후 마지막 관문이 내시경이었다. 수면으로 신청해 두었는데 의외로 대기자들이 많았다. 위와 대장을 같이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젊은 사람들도 대장을 하는 것을 보고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한 시간 반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다. 내시경에 소요시간이 90분으로 되어 있었다. 여러 사람에게 회자하는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란 말처럼 건강의 중요성을 잘 표현한 것도 없다. 부부가 같이하는 모습도 보였다. 내시경에 대한 문진표와 동의서를 새롭게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조금 있으니 간호사가 준 가스제거용 약물을 마셨다. 한참을 기다린 후 차례가 되었다. 입에 재갈 같은 것을 물리고 약물이 투여되었다. 어떤 대기자에게는 대장내시경은 5년 정도 마다 한 차례씩만 해도 된다고 말씀을 드리고 오늘은 이왕 신청된 부분이니 그대로 진행을 하게 된다는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위내시경을 하고 나오니 거의 비몽사몽 간이 되었다. ‘결과를 볼 수 없느냐고 했더니 전체결과가 통지될 때 그 내용을 보시면 될 것이라고 했다. 내시경을 끝내고 나니 제법 현기증이 일어났지만 조금 지나고 나자 평상상태로 회복되었다. 매년 하는 연례행사지만 할 때마다 긴장되고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검사를 마치고 나오자 여직원이 식권을 하나 주었다. 식당에서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샌드위치를 집어들고 병원문을 나섰다. 격년으로 부부가 함께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본인만 한 것이었다. 대장내시경을 할 때에는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여지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렇게까지 까다롭지는 않은 듯했다. 요즘은 소득이 높아지고 생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문진표의 내용도 상당히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되어 있었다. 아침 식사 내용 등에 대해서 세밀하게 물음표가 만들어져 있었다. 건강검진의 핵심은 암 등과 같은 난치병의 유무를 빠르게 발견해서 조기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초점이 아닌가 한다. 평소 잘 발견되지 않는 병력이 건강검진을 통해서 발견되기도 한다고 한다. 예전에 어느 분은 부인이 건강검진을 통해 발병부위가 발견되어 수술 등으로 이어진 예도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술을 과음한 다음 날 검진을 해서 여러 가지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도 했었다. 검사결과는 열흘 후쯤 받아볼 수 있다고 했다. 소화기 장애 등 특이사항이 없었으면 좋을 것이다. 평소 관리를 하고 조신하게 유지하였다면 큰 문제는 없으리라. 스트레스가 건강의 큰 적일 것이다. 그리고 과도한 음주와 화 등이 건강악화의 주요인이리라. 통상적으로 나오는 결과 등은 중성지방 과다 체중조절 요망 또는 규칙적인 운동의 필요성 등이었다. 아무튼, 이번에도 별 이상이 없어야 할 텐데 하는 마음으로 건강검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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