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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향을 향한 여정

교통사고 소고

by 자한형 2023.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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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소고(小考)

 

 

얼마전의 일이었다. 주말 아침 이른 시간에 전화벨이 울렸다. 당연히 잠자리에서 받게 되었다. 내용(內容)인즉 사촌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이었다. 대충 얘기를 정리해보면 이렇다. 최근에 사무실용 차량이 배정이 되었다고 했다. 차종은 소나타 하이브리드라고 했다. 그래서 오전에 직원 한명과 같이 차량정비소에 들러 이것저것 필요한 제반장치를 부탁했다고 했다. 블랙박스와 하이패스장치 등 여러 가지가 있었던 듯하다. 그리고 차를 맡겨놓고 차량에 정비가 되면 전화를 달라고 해놓고 왔다. 오후가 되었는데 그곳에서 연락이 왔다. 그래서 예의 그 직원과 같이 차를 몰고 그 차를 가지러 가게 되었다. 차량의 정비여부를 확인하고 비용을 결제하고 차량을 인수해서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한창 제법 유명한 다리도 지나고 유유히 운전을 해오던 길이었다. 직원이 그 신차를 운전하고 사촌동생은 본인차를 끌고 오는 중이었다. 자기가 먼저 출발을 했는데 천천히 가고 있었기 때문인지 소나타가 앞질러 가버리고 말았다. 그러던 차에 맞은편에서 오던 차가 중앙선을 넘어 자기의 차를 충돌하고 말았다. 가해자는 음주운전에 졸음운전의 전형(典型)이었다. 자기는 최대한 오른발로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 차량간의 충돌의 충격으로 인해 에어백도 터졌는데 그 충격의 강도가 심했는지 에어백도 터져버렸고 안전벨트도 찢겨졌다. 상당히 심한 충돌사고였고 앞서가던 하이브리드 차량도 갓길에 세워두고 달려와 차문을 열고 응급처치를 했다. 부상정도는 왼쪽 갈비뼈 5번째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큰 부상을 입고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그것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의아해 했다. 그런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을 한 후 요지는 의사동생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좀 제대로 된 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얘기를 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하도 경황이 없이 다급하게 받은 전화라 그렇게 전해주겠다고는 하고 전화를 끊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자고 있는지 동생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를 남겨놓았다. 오전11시쯤이 되어서야 전화가 왔다. 대충 상황설명을 하고 선처를 부탁했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던 듯하다. 본인 자신이 그런 부분에 관해 진단서를 직접 발급해줄 수 있는 처지가 아니고 또한 그런 분야에 관해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이 최초의 진단 병원도 아닌 상황에서 진단서를 발급하기는 어렵다는 대답이었다. 최초 진단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으로 답답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고 어려운 상황에서 고육지책(苦肉之策)을 찾아 한 전화였을 텐테 도움이 되질 못해 미안했다. 주말 내내 어수선하고 착잡한 마음으로 보내야만 했다.

한국인의 10대 사망원인에 9위에 들어있는 것이 교통사고라고 한다. OECD국 가운데 교통사고율이 높은 나라에 들어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다 알고 있는 통계일 것이다. 나는 95년부터 차를 운전하기 시작했으니 이제 거의 20년 가까이 되어 가는 셈이다. 여러 차례 교통사고가 있었지만 두 가지만 떠올려진다. 첫 번째는 95년 초보시절의 교통사고를 낸 경우였다. 사당역 사거리 쪽이었는데 브레이크 페달이 아직 익숙해지지 않던 시절이었다. 다행히 동승했던 이는 없었다. 남태령을 넘어 내려오는 내리막길이었는데 브레이크를 어중간하게 밟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대로 추돌이 되었다. 국산 고급승용차였다. 범퍼가 내려앉았다. 대책이 없었다. 가까운 공업사까지 비상벨을 켜고 피해차량이 가는대로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원하는 대로 현금으로 변상해주었다. 아직도 그 후유증이 남아 있는지 가까운 근접은 되도록 삼가게 된다. 뼈아픈 과오였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은 심각한 지경에는 종종 결코 떨칠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게 되는 모양이었다. 지인 중 어떤 이는 고속버스를 타고가다 큰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에는 가능하면 기차를 이용하려 하는 습관(習慣)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또 어떤 지인의 부인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결코 운전을 하지 않으려 해서 운전을 기피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두 번째는 교통사고 피해를 당한 경우였다. 좌회전을 하는 상황이었고 상대 차량은 직진해 오면서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가던 처지였다. 대형트럭이었다. 승용차는 운전석 뒷자석을 받아버렸고 원형으로 돌면서 정차가 된 상황이었다. 곧바로 사고 차량을 갓길에 대어놓고 서로의 과오에 대해 협의를 했다. 국도변이었기에 금방 레카차 등이 출동했고 어떻게 알았는지 경찰까지 순식간에 왔다갔다. 트럭운전사가 100%과실을 인정했기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보험처리가 되었고 3-4일가량 수리시간을 요했다. 리스차량으로 한 단계 높은 소나타 차량을 쓸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충분히 좌우를 살피고 조심스럽게 운전을 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 겸 때늦은 자책이 있었다. 누구든지 교통사고라는 것은 당할 수도 있고 또한 일으킬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문제는 과연 어떻게 그런 사고를 제대로 잘 수습하고 마무리 하는가 일 것이다. 항상 심각한 인사사고가 복잡한 부분이 되기도 한다. 치료비는 물론 그로 인해 손해 및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과실의 비율을 정하는 것도 간단치 않다. 정확한 정황(情況)과 증거에 의해 시시비비(是是非非)도 가려야 할 것이다. 보험처리가 되면 그에 부가해 할증이 되는 부분도 속상한 부분이 될 때도 있다. 이런 부분을 다 피하려면 만사 불요튼튼이 제일의 방책이다. 언제든지 안전운전을 해야 하고 방어운전을 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다 대처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게 되면 그 이상은 하늘에 맡길 도리밖에 없을 듯하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이 걱정되는 사촌동생의 빠른 쾌유와 회복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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