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박범신 소설가의 소금은 우리시대 아버지의 애틋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박범신 작가의 40번째 소설이다. 자신의 고향 논산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처음 시작은 한 염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선명우라는 주인공의 아버지였다. 그는 모든 가족의 염원을 담아 막내아들 명우에게 집안의 장래를 책임질 것을 종용했고 그를 위해 헌신했다. 다른 자식들은 모두 팽개친 채 오로지 한 아들에게만 희망을 걸었다. 아들은 똑똑했고 열심히 공부했다. 서천의 조그만 어촌마을에서 유일하게 집안의 명운을 걸고 공부에 전념하게 한 것이었다. 그런 아들은 아버지의 염원도 모른채 고모집에서 기거하면서 학업하던 중 아버지의 부상소식을 듣고 그 먼길을 걸어서 귀향한다. 그렇게 힘들게 돌아온 아들을 아버지는 불호령을 내려 쫓아보낸다. 작은 형은 폐병으로 몸져 누웠다. 큰아들은 군복무를 위해 군에 입대했다. 아버지는 염전을 일구며 오로지 막내아들의 금의환향을 꿈꾸며 그를 위해 몸바쳐 일한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갔다가 혼찌검을 당하고는 부랴부랴 강경으로 돌아가던 길에 허기지고 지쳐 졸도한다. 그를 구한 것은 세희누나였다. 3일간 혼절한 상태에서 그녀의 극진한 간호로 생기를 회복한다. 그는 그녀를 사모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그는 강경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는 대전으로 유학한다. 그리고 서울의 명문학교에 진학한다. 그는 여늬 대학생과 마찬가지로 운동권에 동조하게 되고 그의 친구를 하숙집에 숨겨준 죄로 고역을 치른다. 세희도 서울로 올라와 재봉일을 배우고 자신의 사업체를 꾸려나간다. 한편 선명우는 대학 재학 중 대학친구였던 김혜란과 깊은 관계가 된다. 그리고 얼마간의 세월이 흐른 후 애를 배게 되고 둘은 결혼도 하기 전에 동거부터 시작한다. 세희누나와는 애틋한 마음만 지닌 채였다. 세희는 애를 하나 입양해서 키우게 되고 결국은 불치의 병에 걸려 서천쪽으로 내려가 오막살이 집에서 기거하다 임종을 맞는다. 명우는 음료회사에 직장을 잡게되고 세딸을 낳고 오순도순 살게된다. 그러던 중 막내딸 시우가 20살 생일인 때에 우연한 계기로 소금을 실은 차가 정차해 있는 것을 보게된다. 그런데 그속의 차주인은 소금을 팔러왔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키고 이사람을 돌보던 명우는 결국 소금장수 김승민으로 변신해서 서천으로 낙향한다. 그리고 세희의 마지막 살았던 집에서 산다. 절대적으로 믿고 의지했던 아빠를 잃은 시우네 가족은 사방으로 아버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시우는 아버지를 찾아서 서천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남자를 만나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남자는 배롱나무 아래에서 시우를 만나고 아버지의 실종을 파헤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선명우는 이미 체장암으로 판명이 나 있었던 상황이었고 그런 상태에서 소금장수를 만난 것을 기화로 모든 것을 접고 그를 대신해 염부로서의 삶을 다시 시작한다. 명우가 대학을 졸업할 때 쯤이었다. 며칠전에 큰 형이 집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숙식을 제공하라고 겁박한다. 명우는 결국 형이 묵을 모텔을 소개해주고 당분간 그곳에서 지내게 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졸업식장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위해 서천으로 내려가는 데 아버지를 바라본 순간 아버지는 소금일을 하다가 쓰러져 운명한다. 결국 그의 죽음의 원인에는 염분의 부족이었다는 것에서 삶의 아이러니가 있었다. 김승민에게는 함열댁 그리고 그의 딸인 지애 선애가 있었다. 선명우는 음료회사의 임원으로 승진까지 해서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던 중에 어느날 갑자기 가출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아내와 딸들에게 너무나 자상했고 헌신적이었던 주인공은 어느날 갑자기 새로운 변신으로 새론운 삶을 살게 된 것이다. 빨대처럼 그렇게 세딸과 부인에게서 택배아저씨보다 못한 대접을 받은 아버지 선명우는 그 모든 것에 환멸을 느끼고 가출하고 새로운 세계에 접어들어 간다. 작중화자는 이혼한 후 낙향해서 글을 쓰고 있던 중에 시우를 만나고 시우의 아버지가 김승민으로 변신해 생활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체장암에 걸려 가출했던 이가 염부로 변신해 여러장애를 가진 가족과 함께 생활해 가고 있는 것이었다. 경제개발시대 우리의 아버지들이 가졌던 모든 염원의 한 모형을 본는 듯했다. 모든 가족의 희망의 끈이었고 미래였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부모가 원하는 대로 이루고 성취하고 만들어 갔지만 결국은 그런 굴레에서 무척이나 힘들어 했고 가족애를 위해서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생을 살았지만 모든 가족을 다 책임질 수는 없었다. 그저 그렇게 그나마 그래도 한명쯤은 세상을 반듯하게 살 수 있었고 학업도 마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을 뿐이었다. 그것이 아버지의 원대로 모든 가족을 평안하게 하고 행복하게 해 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것은 아버지들이 피땀흘려 뒷바라지하고 물심양면으로 자식을 키워낸 이유였으리라. 그렇게 힘든 일을 감수하고 마다않고 견디며 참으로 고생했던 모든 뜻은 그렇게 한 자식의 입신양명을 위해 쏟아부어졌었다. 모든 자식을 다 그렇게 공부시키고 뒷바라지하고 성공시키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환경과 조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아버지의 희망이었고 삶의 이유였던 아들이 아버지를 걱정해서 집으로 오자 불호령을 내려 다시는 오지마라고 지엄하게 호통치는 모습에서 아버지의 애틋함이 묻어나는 듯하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불호령 내지는 훈례는 하나님의 말씀처럼 지엄했고 권위가 꽉 차있었다. 그런 아버지의 총애를 듬뿍 받아온 주인공은 이제는 자신이 아버지로서 그렇게 자식을 보살피고 돌봐야 하는 입장이 되었는데 이제는 모두가 자신의 몸에 빨대를 뽑고 모든 진액을 쪽쪽 빨아먹고 있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제 그는 시한부 삶은 살아야 하는데 자신의 가치는 그렇게 빨대역할을 하고자 하기 위해 태어나고 고생하고 일한 것이 아니었는데 하는 것에는 그는 결국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어느날 과감한 가출을 단행한 것이었다. 소금은 정말 힘들게 세상을 살며 오로지 자식을 위해 헌신했던 아버지들을 위한 헌사였다. 가족에게 아버지는 소중한 것이고 보배로운 것임을 일깨워준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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