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129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문학다방], [율리안나] 스물 넷, 프랭크 체임버스는 떠돌이다. 길가의 건초 트럭에서 잠이 들고 담배 한 개비를 구걸하고 허기를 못 이겨 돈도 없이 식당에서 핫케이크를 주문할지언정 아직 살인자는 아니었던 시절이 코라를 만나며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는 그리스인 사장의 머리를 렌치로 내리친다. 실은 이게 두 번째 공모다. 인력난이 어지간했는지 사장은 신분증 한번 살펴보지 않고 프랭크를 고용했다. 사장의 젊고 아름다운 아내 코라와 프랭크는 눈이 마주치자 마자 뜨겁게 불 붙었다. 프랭크는 코라와 달아나고 싶었다. 떠나는 것만큼 손쉬운 선택이 어디있는가? 코라는? 그녀는 다른 선택을 한다. "당신과 나를 빼면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지."(p28) 프랭크는 교수형을 예감하면서도.. 2021. 8. 18. 인턴교육참가기 1년여 만에 출근을 하게 되었다. 교육을 받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신대방동에서 여의도역까지 버스로 타고 갔다가 여의도역에서 5호선으로 환승해서 공덕역까지 세 구역을 이동했다. 삶의 활기를 느껴볼 수 있는 살아있는 현장을 보고 놀랐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샌프란시스코의 금융가를 보면서 활기넘치는 사람들을 보고 별천지에 온 것 같아해 하며 부러워 하던 모습이 되살아났다. 이렇게 많은 직장인들이 일터로 향하고 있구나. 넥타이 부대 또는 화이트칼라의 꽃들만 근무한다는 여의도의 금융가가 즐비한 곳에서 새롭게 느껴보는 삶의 활기찬 모습이었다. 공덕역 2번출구로 빠져나와 교육장까지 걸었다. 가방을 들고 15분쯤 걸어서 올라갔다. 교육장에 당도하니 두 번째로 도착을 했다. 30분 전쯤이었다. 오전 .. 2021. 8. 18. 수필인간11 수필인간11 이응준 타투가 있는 그 사내는 왜 서쪽으로 갔는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영화가 있다. 1989년, 한국영화계와는 아무 관련 없이 하늘에서 혼자 뚝, 떨어졌던 영화. 조용한 천둥벼락 같은 영화. 감독을 비롯한 대부분의 것들이 수수께끼였던 영화. 그 이후로도 비밀의 안개가 채 다 걷히지 않고 있는 영화. 어쩌면 오히려 더 깊은 질문들 속으로 멀어져가고 있는 영화. 한국대중의 불면증 치료에 큰 도움이 되었을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이렇듯 내용보다는 제목이 세상을 지배하는 경우가 있다. 제대로 읽은 이가 몇이 안 돼도, 혁명이라기보다는, 혁명에 관한 영원한 분란을 일으키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처럼. ‘인간’이 뭔지도 모르면서 ‘인간적인 것'들을 우기고 따져가며.. 2021. 8. 18.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박완서 "날 억압하는 찌꺼기로부터 가벼워지기 위해" 또 6월이다. 올 여름을 어떻게 나나.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여름을 날 일을 미리 걱정하면서 지겨워하게 된다. 내 기억은 50여 년 전에 못박혀 있다. 마음의 못 자국을 몸이 옮겨 받아 같이 시난고난 앓는 건 나의 피할 수 없는 계절병이다. 그 해 그 싱그럽던 6월이 다 갈 무렵 그 난리가 났다. 점점 가까워지던 포성이 마침내 미아리 고개 너머까지 육박해 왔는데도 늙은 대통령은 수도 서울의 방위는 철통 같으니 시민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라는 빈 말을 남기고 한강을 넘어 갔고, 넘어간 후 한강 다리를 폭파시켜 버렸다.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생전 처음 들어보는 대포 소리가 무서워서 그 더운 여름날 솜이불을 잔뜩 뒤집어쓰고 늙은 대통령이 남기고 간 떨리는.. 2021. 8. 18. 이전 1 ··· 779 780 781 782 78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