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 연재물 ( 일본이 선진국이었던 이유9)32 아버지 이야기 3 아버지 이야기 3(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왕털풍뎅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더위가 아직 덜 가셨던 지난 9월의 어느 날 이었다. 가족도, 친구도, 그토록 예뻐하던 손주들도 모두 뒤로하고, 당신을 괴롭히던 병마도 자신의 육신과 함께 내버리고, 먼 길을 떠나셨다. 아버지의 긴 투병을 지켜보는 동안, 나는 때로는 아주 작은 희망에 들뜨기도 했고 때로는 날카로운 현실에 낙담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병세가 깊어질수록, 아버지와 헤어질 날이 머지않아 찾아오리라는 느낌도 깊어졌다. 하지만 어리석게 난,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불과 며칠 전까지도 상황을 보고 싶은 대로만 보고 바라는 대로만 해석하려 애썼다. ‘우리 아버지만큼은 다를 것’이라며. 혹시 큰일이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해야만 할 것 같았다. 하.. 2023. 3. 22. 아버지 이야기 2 아버지 이야기 2: 치매, 전립선암, 그리고 국가유공자/왕털풍뎅이 (딴지일보) 6. 택시 운전을 하다 변을 당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자라도 벌겠다며 대전에 내려가 친구분이 운영하는 택시회사에 들어갔다. 어느 날은 야간 조로 밤새도록 운전하고 또 어느 날은 주간 조로 낮에 운전한다고 했다. 잠도 회사 숙직실 같은 데서 잔다고 했다. 잠도 제대로 안 자고, 먹는 것도 제대로 안 챙기고, 밤새 운전하다가는 큰일 난다고, 그만하시라고 말렸다. IMF 외환위기로 젊은 사람들도 내쫓기는데, 당신은 친구 덕에 일자리에 잠자리도 있으니 아버지는 괜찮다고 했다. 그 말에 속이 뒤집혔다. 아버지는 자존심도 없냐고 악을 썼다. 아버지가 자신을 학대하는 듯했다. .. 2023. 3. 22. 아버지 이야기 아버지 이야기 1: 끝없는 빚더미와 어머니의 죽음/ 왕털풍뎅이 (딴지일보) 아침을 먹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아침 댓바람에 걸려 오는 전화가 반가운 소식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기분이 싸했다. 큰누나였다. 요양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아버지가 기력이 없고 혈중산소포화도도 많이 떨어졌으니 아무래도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다는 얘기였다. 지난주 문안에도 아버지가 좀 다운된 느낌이라 걱정하던 차였다. 그래도 그때는 간식도 좀 드시고 이야기도 나눴던 터였건만. 가슴이 철렁했다. "얼른 내려갈게." 이것저것 여러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옷을 챙겨입고 가방을 쌌다. 다만 장마철임에도 옷은 좀 갖춰 입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문득 아버지의 충고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옷차림이 첫인상을 좌우하니, 은행이나 병원, 관공서.. 2023. 3. 22. 일본이 선진국이었던 이유 9 일본이 선진국이었던 이유 9 1. 세계 인구 80억 시대 2022년 11월 15일 세계 인구가 80억을 넘었다. 2011년 70억을 돌파한 지 11년 만에 10억이 증가했다. 유엔 인구 기금에 따르면 평균 수명 연장과 가임 연령 인구 증가로 2037년에 세계 인구가 90억, 2086년 104억까지 늘어 정점을 찍고 2100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러는 터에 한쪽에서는 인구감소를 걱정한다. 30-50클럽이 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와 인구 5천만을 갖춘 나라가 가입한다. 지금까지 7개국(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대한민국)뿐이다. 나라 목록을 보니 5천만 명 정도가 있어야 하드 파워(경제·군사)와 소프트 파워(문화·예술·학문) 양면에서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만할 성싶다. 소득.. 2023. 3. 10. 이전 1 ···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