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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 칼럼(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등70

비극의 줄거리 뮈토스 이기심을 넘어 자비로.. 비극은 자비를 훈련시켰다 # 비극의 줄거리 ‘뮈토스’는 낯선 사람들을 묶어주는 마술끈 우리 속 연민 유전자를 일깨우고 자비라는 행동으로 이어지게 해 세살배기 난민 쿠르디처럼 타향으로 도망쳐 온 이집트 여인들 비극 ‘탄원하는 여인들’을 보며 아테네 시민들은 비로소 여성 그리고 외국인 난민 입장에서 자기 자신을 보기 시작했다 2015년 9월 2일, 나는 신문에 게재된 한 사진을 보고 가만히 눈물을 흘렸다. 해변가에 한 어린아이 시신의 모습이다. 그 아이는 오른쪽 뺨을 모래사장에 댄 채 잔잔하게 밀려오는 흰 파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다를 향해 반듯이 누워있었다. 이 아이는 여느 아이처럼 밝은 붉은색 티셔츠와 남색 반바지를 입었고 고무 밑창이 달린 신발을 신고 있다. 두 팔은 가지런히 .. 2022. 6. 15.
신적인 영웅적인 행위( 흉내내 현실에서 뛰어오르라) 신적인, 영웅적인 행위를 흉내내 현실에서 뛰어오르라 인간의 삶은 비극일 수밖에 없다. 결국, 그 누구도 죽음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생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본능적으로 추구한다. 권력, 명예, 그리고 돈은 순간을 사는 인간에게 영원한 삶을 선물해 줄 것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인간 욕망의 총체다. 우리는 영원한 명성과 생명을 추구하는 인간들이 운명적으로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인간 자체로서의 한계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무모한 영웅적인 삶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영웅적이지만 실패할 수밖에 없는 삶, 한계에 도전하여 극복하려 하지만, 다시 그 한계에 머물러 있는 인간, 이상적인 인간관계를 꿈꾸지만, 미움과 시기, 이기심과 음모로 가득한 인간사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야.. 2022. 6. 15.
슬픔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를 일러 국가라 한다. 슬픔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를 일러 국가라 한다 아테네의 공연장. 시민들은 여기에 모여 비극을 보고 함께 눈물 흘리며 공동체로서의 결속을 다졌다. 비극의 주인공은 희생양이었다. 우리는 함께 슬퍼할 줄 모르는 치명적인 병에 걸렸다. 어떤 과학자는 인간은 이기적인 유전자에 의해 조작 당하는 허수아비 유전체에 불과하다고 인간을 폄하한다. 찰스 다윈은 1859년에 저술한 ‘종의 기원’ 서문에서 인간을 “손톱과 발톱이 피로 물든 본성”을 지닌 동물로 정의했다. 19세기는 국가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을 기초로 한 자본주의가 개인 우선주의와 자국 우선주의를 낳았다. 국가는 무엇이며, 그 안에 거주하는 국민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한을 잃고 분노에 기댔다 국가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가 있겠지만, 나는.. 2022. 6. 15.
두 갈래의 길(비극은 스스로 택한 결단의 행동) 두 갈래의 길.. 비극은 스스로 택한 결단의 행동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틀 안에서 지낸다. 내가 그 틀을 매일 새롭게 인식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제와 똑같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 ‘과거의 나’ ‘진부한 나’로 남게 된다. 내가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를, 내가 간절히 원하는 ‘자기 신화’를 만들기로 결심한다면, 내가 하고 싶은 행동은 전략적일 수밖에 없다. 나는 오늘 무슨 일을 해야 하나? 내가 오늘 하는 행동이 미래의 시점에서 내 자신에게 감동적인가? 그 행위는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지를 향하고 있는가? 인류는 자기신화를 위해 고군분투한 인물들에 대한 위대한 이야기를 남겼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이야기를 비극, 희극 그리고 서사시로 구분한다. 인류는 자신들이 살았던 파란만장하.. 2022.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