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귀덕 수필가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놀이 기구”[5]
전북문학관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 문인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상주작가로 활동 중인 소선녀 수필가가 지역 문학을 지켜온 전북 여성 문인에 대한 문학 세계를 탐구하고 멘토링한다. 다섯 번째 시간에는 인자한 미소가 아름다운 박귀덕 수필가와 함께한다.
소: 문학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는데요.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학은 무엇인가요?
박: 문학은 삶의 체험이나 보고 듣고 느낀 감정을 독창적인 해석과 명상으로 숙성시켜 아름다운 언어(글)로 표현된 다양한 삶의 놀이라고 생각합니다.
소: 놀이라는 표현이 문턱을 확 낮추는데요. 그럼 문학이 우리 삶에 어떤 이로움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
박: 체험에서 얻어진 정보, 독서로 얻어진 지식, 상상으로 얻어진 창의력과 생각이 명상을 통해 자기 성찰의 과정을 거치게 될 때, 고백(글쓰기)이 마음의 진정제가 되어 정서를 순화시켜줍니다. 정서의 안정은 따뜻한 위로와 평안함을 주고, 몸과 마음에 건강을 주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해주는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소: 그래서 작가님의 삶이 주변에 따뜻한 위로와 평안함을 주는군요. 현재까지 낸 세 권의 작품집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을까요?
박: 애착이 가는 글로 『사막으로 가는 배』 수필집에 실린 「사막으로 가는 배」를 들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지나온 세월 속의 자화상이기 때문입니다.
소: 문학작품은 흔히 일상과 밀접한 소재를 담기도 합니다. 작품의 소재를, 또는 영감을 어떻게 찾으시나요?
박: 글감을 찾으려 문학기행을 가기도 하지만 주로 그때마다 글을 쓸 수 있는 영감이 떠오르진 않았습니다. 시장을 가거나 일상생활을 하면서 떠오르는 글감을 메모해 놓고, 머릿속으로 굴리며 명상하다가 이야기가 숙성되고 구성의 윤곽이 드러나면 글로 옮겨 몇 번의 퇴고 과정을 거칩니다. 특별하지 않고 아주 평범합니다.
소: 작가와 독자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박: 독자의 호기심을 이끌 수 있는 소재 선택과 작가의 진정성이 담긴 글이 읽는 이의 감정에 전이되어 공감을 얻는다면, 그 작품을 통해서 독자와의 소통 거리가 좁혀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소: 후배 문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 문인으로 올곧게 살았고, 문인들과 교류하던 삶이 즐겁고 행복했으며, 문인들과 더불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었기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문인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문단을 잘 이끌어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소: 작가님께서 작품을 쓰는 일 외에도 관심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더불어 근황과 앞으로의 활동계획도 궁금합니다.
박: 건강입니다. 몸이 불편하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할 수 없으니까요. 실내에서 자전거를 매일 90분 이상 꾸준히 타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독자들에게 인정받는 글을 한 편이라도 써보고 싶어서 ‘작가의 문장’과 ‘예술(문학)과 미학’ 문학 강의를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건강이 허락되는 한 문인들과 교류하며, 동인 활동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소: 작가님의 문학을 관통하는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박: 문학은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놀이 기구다.
박귀덕의 문학은 삶 속에 있는 자연이다. 남이 보지 못한 나만의 것도 아니고, 누구나 접하게 되는 자연 그대로다. 그는 이 자연에 소박하고 인간적인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 원망하고 갈구하는 자연이 아니라 늘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박귀덕 작가는 자신의 삶에서 보태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 나선다. 그리하여 다음 삶에서는 윤택한 환경을 얻을 수 있도록 항상 성찰하며 노력한다. 또 가슴 아픈 회한은 인내하며 참아내는 태도를 견지한다.
이 인내의 태도는 수필집 전편에 걸쳐 있다. 그러기에 사막을 건너는 낙타처럼 묵묵히 걷기만을 계속한다. 언제나 밀려오는 고통도 작가는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마땅히 극복을 시도한다. 여기에는 정상적인 질서와 순리가 상존한다. 그래서 함께 걷는 일이 기쁘다.
◇박귀덕 작가는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수필과비평작가회의 지부장, 전북수필 회장, 행촌수필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전북여류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작품집으로 『삶의 빛, 사랑의 숨결』, 『잃어버린 풍경이 말을 건네 오다』, 『사막으로 가는 배』가 있다. 작촌문학상, 행촌수필문학상, 수필과비평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 올해의 수필인상, 전영택문학상을 수상했다.
인터뷰어=소선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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