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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연설, 인터뷰 등

박성숙 수필가

by 자한형 202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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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숙 작가 순수한 시원(始原)의 성품으로 돌아가고자

 전북문학관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 문인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상주작가로 활동 중인 소선녀 수필가가 지역 문학을 지켜온 전북 여성 문인에 대한 문학 세계를 탐구하고 멘토링한다. 네 번째 시간에는 시와 수필을 짓는 박성숙 작가와 함께한다.

 : 작가님께서 문학의 길에 들어선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인간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운명의 핏줄이 흐르고 있나 봅니다. 나는 문학의 길을 걷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학생 때 문과 계통의 과목이 적성에 맞았고 그래서였는지 책 읽기를 즐겼습니다. [세계문학전집]도 수박 겉핥기 독서였지만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었고 개화기에 발간된 문예지도 꽤 많이 읽었습니다. 그러니 자연 잡문을 많이 끄적이게 되었고 일기형식의 글도 오랜 세월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 19695[전주유네스코협회][여성생활 백일장]을 개최한다며 참가를 권유하는 분이 있어 참가했던 바 입선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원인이 되어 여성잡지에 몇 번 글이 실렸고 아마 이 일이 나를 뜻하지 못했던 문학의 길로 이끈 것 같습니다.

 : , 책 읽기가 이끌었군요. 문학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는데요.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학은 무엇인가요?

 : 문학이란 시문(詩文)이나 학예(學藝) 등의 상상력을 빌어서 언어로서 외부에 표현하는 예술일진 데 인간의 상상력이란 사람에 따라 천 가닥 만 가닥으로 다를 수 있는 바. 문학의 정의(定義)에 입각한 바를 사상과 사고를 이론이 아닌 인간의 감성을 통해 인간답게 깊고 고요한 관조의 세계를 거닐며 자연과 인간상을 응시해서 느끼는 바, 체독한 바를 숨을 내쉬듯이 바르고 반듯하게 펴나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문학이 우리 삶에 어떤 이로움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

 : 사람과 자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시야를 확대시키며 사고력과 감성, 지성과 지혜를 아울러 키우며 한 줄기 바람 소리에서도 우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영감 또한 키워준다고 믿습니다. 타인의 생각을 이해할 줄 알게 되며 또 존중하게 되고 바람에 날리는 풀잎에서 사랑을 찾을 줄도 알게 됩니다.

 : 현재까지 수필집 3권 시집 1권 하이쿠집 1권의 작품집을 내셨는데, 그중에서 가장 대표작, 또는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는지요?

 : 우리 속담에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했습니다. 다 같이 귀한 손가락입니다.

 : 최근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 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꺼내 다시 뒤적이며 마음이 꽂히면 읽는 일이 즐겁습니다. 새해 들어서는 미국인 여의사 말로 모건이 쓴 <무탄트>, 아메리카 인디언의 멸망사가 쓰여 있는, 디 브라운이 쓴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를 읽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 작가님의 문학을 관통하는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 마르지 않는 지성(知性)의 샘을 파고자 힘썼으며 순수한 시원(始原)의 성품으로 돌아가고자 나름대로 애써왔습니다.

 : 후배 문인들에게 한 말씀, 그리고 전라북도문학관에 바라는 일이나 발전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 파도에 흔들리는 해초와 같이 세상의 파도 속에 오래 머물지 말고 되도록 빨리 혼자가 되어 조용히 가라앉은 생활을 하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양서(良書)를 찾아 독서하고 명상하는 생활을 익히도록 한다면 어떨까요. 전라북도문학관이 광범위한 사업을 계획성 있게 치밀하게 시행해 가는데 신뢰와 존경의 염을 갖고 있습니다. 문인협회 회원인 게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인터뷰어 덧.]

 박성숙작가의 삶과 문학은 노거수와 같다. 삶에 대하여 얼마나 진지하게 궁구하는지, 인생의 고뇌와 때로는 숙명적인 것들에 대해 얼마나 끈끈하게 파고드는지 관록이라는 무게를 느끼게 된다. 늘 진중한 언사로 후배 문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작품도 시인을 닮아 정갈하면서도 기품이 있다. 전북문협은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작가의 작품 선집 낮달을 만들어 헌정했다. 앞으로도 오래 전북 문단의 이정표가 되시길 간절히 빈다.

 ◇박성숙 작가는 서울 출생으로 경기여자중학교 5학년 때 6·25가 발생 전주로 피란, 전주여고와 교토불교대학 문학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9년 유네스코 주부백일장에 입선했으며, 1991문예사조에 수필로 신인상을, 2011년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에 시로 등단했다. 지은책으로 수필집 풀꽃이고 싶다, 꽃비가 오네, 쪽씨를 심던 날, 시집 규화목 사랑, 하이쿠선집 붉은 꽃지고, 전북문인협회 헌정 작품선집 낮달이 있다. 신곡문학상, 해양수산부장관상, 전주문학상, 전북문학상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인터뷰어=소선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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