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少睿) 전선자(田善子)
전북문학관(관장 김영)이 추진 중인 상주작가 지원사업을 통해 수필가 소선녀 씨가 인터뷰어로 나서 그녀들을 만난다. 전북문인의 절반은 여성인데, 전북문인협회의 첫 여성회장이 배출이 뉴스가 되는 세상. 왜 위대한 여성문인은 보이지 않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이번 연재의 출발이다. 소선녀 수필가가 지역 문학을 지켜온 전북 여성 문인에 대한 문학 세계를 집중 조명하고 멘토링한다. 그 길 끝에선 답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첫 번째 시간은 전선자 작가와의 만남으로 준비됐다.
소: 문학이 우리 삶에 어떤 이로움을 준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전: 문학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진실하게 하며, 진지하게도 합니다. 쓰기 전에 읽기도 중요해서 독서하게 합니다. 인간관계를 잘 유지 시키는 여유와 부드러움을 줍니다.
소: 작가님께서는 현재까지 여섯 권의 작품집을 내셨습니다. 가장 대표작으로 뽑는 것, 애착이 가는 작품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 첫 시집 [그 어디쯤에서 나는] 이 애착이 많이 갑니다. 십여 년 동안 쓴 초창기 작품이라 순수하고 기품이 있다 할까요? 그리고 [숨겨진 방]은 좀 젊었을 때 쓴 수필들이라 생기발랄하고 가식이 없어 좋지요. 아름다움을 아름답게만 보는 고지식함도 있었으니까요.
소: 저도 [그 어디쯤에서 나는]에 있는 ‘직소폭포’ 가 생각나요. 그 시가 품고 있는 무한한 세계를 맛보며 전율이 일었어요. 요즘 영상매체의 영향인지 요즘은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요. 작가와 독자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전: 독자는 거의 작가들끼리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아니면 내 주위를 싸고 있는 인간관계를 갖은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품을 쉽게 써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요. 작품을 보고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게 써야 하는데 그게 어디 그리 쉽습니까? 그러지 못하니 한심하지요.
소: 작품을 쓰시는 일 외에 관심 있는 분야가 있는지요.
전: 예술로는 도예를 하고 있고요. 독서클럽을 운영 중입니다. 서로 돌아가며 책 읽기입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을 위한 여성단체협의회 고문을 맡아 일하고, 소비자를 위한 일과 환경을 보호하는 단체의 일원으로서 활동합니다. 그동안 제6대 군의원을 하면서 느꼈던 일들을 실생활에 적용하면서 정당생활도 열심히 했습니다. 불교에 심취할 때도 있는 것이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철학적 견해가 느껴지기 때문에 불경을 가까이하는 기도를 합니다.
소: 후배 문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 후배들이여! 글만 잘 쓴다고 인생의 A점은 아니랍니다. 먼저 인간다운 인간이 되십시오. 탐,진,치(貪,嗔,癡 = 욕심, 화냄, 어리석음) 삼독심(三毒心)을 버리고요. 역지사지(易地思之)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전선자 작가의 저서들]
◇전선자 작가는 전주 출생으로 1987년 ‘전북문학’에 수필을 발표하며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 무주여성문학 ‘산글’ 동인회를 창립했으며, 1990년 ‘시대문학’ 봄호에 수필 부문 신인상, 1996년 ‘한맥문학’에서 시 신인상을 받았다. 4권의 시집과 2권의 수필집을 냈다. 한국문인협회 무주지부를 창립하고 초대 지부장을 이어 전북 여류문학회 회장, 전북 불교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김환태문학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어 덧. 한 세상 살아가는 생각과 방식은 모두 제각각일 테지만, 늘 묵상의 자세와 경건하고 엄숙한 정중동의 미학을 실천하고 살아가고 있는 전선자 작가의 삶이 나이테와 닮아있다고 느꼈다.
인터뷰어=소선녀 수필가
◇소선녀 수필가는 전북대 간호학과 보건학과(석사)를 졸업하고, 1985년부터 지난해까지 보건진료소에서 근무했다. 2002년 ‘시와 산문’으로 등단했으며 수필집 ‘봄이면 밑둥에서 새순을 낸다’와 ‘푸른나무의 노래’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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