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그 험한 길
승진에 관하여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가 꿈을 꾸게 될 것이고 그것이 실현될 때의 기쁨을 느껴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승진의 대상이 되었던 때는 2009년이었다. 당연히 선임이 있었기에 바라볼 수는 없었지만 그렇게 누락이 되고 보니 한 가닥의 실낱같은 기대를 하였기에 안타까움이 앞섰다. 하루를 휴가내고 쓰라린 마음을 달랬다. 그런데 그렇게 지나고 보니 주무팀장을 다른 후임팀장이 맡게 된 것이었다. 상당히 곤욕스러웠고 설상가상이었다. 억울하고 분통을 터뜨릴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것이었다. 그것에 덧붙여 더 가관이었던 것은 좌석을 가장 먼 곳으로 보내져버린 것이었다. 한적한 곳에 떨어져 있게 되었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을 정도였고 황폐해져버린 마음도 어떻게 다질 수가 없었다. 부장의 측근에서 진력을 다하는 주무팀장을 볼 때마다 불안한 마음은 가눌 길이 없었다. 승진한 이는 지방으로 가서 부지부장이 되었다. 한 번씩 인사를 왔다. 부장은 지역본부장으로 영전했다. 급수로는 M급으로의 승진이었다. 예전에는 1,2급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그것을 합해서 M급이 된 것이었다. 부장급이고 지점장이고 지부장급이고 지역본부장급이기도 했다.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세월과 연륜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팀장급으로 승진한지도 어언 9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다음해가 되어 2010년이 되었다. 2001년도 승진대상이 1명이었고 2002년 승진이 두 명이 있었다. 부장은 다른 부서인 준법감시인으로 이동해갔다. 부부장은 경기도 지부장으로 전출해갔다. 새로운 부장과 부부장이 왔다. 그런 상황에서 승진이 되었다. 주무부서의 한명과 같이 승진이 되었다. 순리를 따라 이루어진 결과였다. 승진에서 누락된 두 명에게 술을 한번 샀다. 그들은 자신들의 누락을 인지하고 있었다. 아낌없이 축하를 해 주었다. 인사발령지의 맨 위에 이름이 있었다. 나름대로 늦은 승진에 대한 배려였었는지 모를 일이다. 세상을 다가진 듯 기고만장 그 자체였고 승천하는 기분이었다고 하는 것이 느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사무실에 와보니 그런 객기는 전혀 쓸모가 없었고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첩첩산중이었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의 승진이었고 이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더 이상 승진은 없다고 여겨질 수밖에 없으리라. 남아있는 기간 8년을 향유할 수 있을 듯했다. 교직에서는 그런다고 했다. 교장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최대한 하더라도 8년이라고 했다. 그것이 끝나고도 정년이 남았다면 그때는 평교사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한다. 예전선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마지막 급수에서 18년의 장수를 누린 이들도 있었다고 했었다. 아무튼 이제는 승진으로 가슴아파할 일이 없어진데 대하여는 남다른 감회가 남는 듯하다. 총체적으로 보면 승진에서 3차례 고배를 마신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동기들에 뒤처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그것으로 인해 낙오된 느낌이나 패배자로 인식시켜진다는 부분에 부담감을 가졌었다. 그러나 대기만성형의 상관들도 많이 봐왔고 또 그렇게 일찍 승진해서 계속적으로 승승장구해서 조기에 다른 길로 가는 이들도 주시해 왔었다. 과연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고 어떤 승진을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느끼는 사람들마다의 평가가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평생 승진이라는 것을 한 번도 누려보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이는 한 번의 승진으로 평생을 보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두 직 급승진해서 마무리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상황 하에서도 운 좋게도 그 차상위 직급에 해당하는 직책을 부여받아 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지점장이든 지부장이든 하는 경우도 이젠 왕왕 보게 된다. 그리고 또 퇴직을 하게 되면 그가 어떤 직급의 어떤 직책에 있었던지 한 범부요 필부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 철칙이 되고 있다.
퇴직을 하고 이렇게 범부로 돌아가는 상태로의 전환에 필요한 기간이 최소 2년이라고 했다. oo님하고 깍듯이 존대하던 그런 고위직에서 퇴직을 하고 나면 한 보통의 사나이로 옆집아저씨로 전락하게 되는 데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기까지가 만만찮은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신문지상에는 가끔가다 승진에 대한 비리로 하마평에 오르기도 하고 인사 청탁으로 인해 시끌벅적하게 되는 경우도 허다한 것을 보게 된다. 주위에서 모든 이들이 승진이라는 그 험난한 여정을 향해 고군분투하고 일로매진하는 것을 다반사로 보게 되는 것이다. 한 직급에 10여 년 남짓한 세월을 보내고 승진의 영광을 안는 이들에게는 뭔가는 최선을 다한 아름다운 열정과 노력의 결과물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승진은 좋은 것이고 복락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가져다주는 것에는 큰 영광과 함께 부하직원들을 통솔하고 지휘하고 리더하는 권한과 위엄을 공식화해준 것뿐만 아니라 그것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다하도록 해야함을 절실하게 인식해야 하리라. 험한 길을 묵묵히 최선을 다한 결과로서 승진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것은 경쟁의 산물이었고 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선물을 안겨주게 된 것이었다. 그런 것에서 기뻐해야 하기도 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기도 한다. 제대로 된 리더는 일의 성과가 이루어졌을 때 창문을 바라다보아야 하고 일의 실패가 이루어졌을 때 거울을 보아야 한다. 모든 조직의 성과가 있을 때 거울을 보고 자신의 공과를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창문을 보며 조직구성원의 노력을 되새겨보아야 한다는 의미이리라. 또한 일이 잘못되고 책임을 져야할 때 피드백을 해보고 자신의 잘못된 점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겸손해야 하고 더욱 머리를 숙여야 한다는 것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지 않는가. 거만하고 안하무인의 무소불위의 권위와 위엄을 부리려 해서는 제대로의 리더로 성장 발전해 갈 수 없을 것이다. 한때의 승진이지만 그것은 오랫동안의 고진감래의 결과물이며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니 땐 굴뚝에는 연기가 나지 않는 법이다. 그만큼 그 결과는 인과응보요 업보요 세상살이의 이치로 결론 지워질 것이다. 모든 것에 뿌린 대로 거둔다는 속담처럼 자신의 노력의 결실이고 대가라고도 할 만한 것이리라. 승진은 봉급생활자의 꿈의 고향이라고 할 만한 고귀한 것이다. 모든 이들이 그 영광을 안기를 희망하지만 언제나 그런 영광은 소수의 자에게 한정되어 있기 마련이다. 모두 그 험한 승진에로의 영광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조직생활을 영위해 간다면 분명 그 보답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 하에 더욱 분발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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