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일기
여고생 일기라는 것이 한 때 상당히 시끄러운 때가 있었다. 그것은 한국판 안네의 일기라는 등 여러 가지로 논란의 초점이 되었다. 그런데 그것을 가만히 뒤집어 보니 그것은 그런 여러 가지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귀한 것이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평가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 그것이 그렇게 폄하되어야 할 일기가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의 인식과 평가가 필요했었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그 시절은 그렇게 그 어느 누구도 제대로의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서설이 퍼렇던 시절이었다. 아무도 제대로의 얘기를 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고 입을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다. 비판도 제대로의 언로가 확보 되지 않았던 암울한 시절이었다. 민주화가 갖 개화하고자 하다가 곧바로 꺽여버렸던 질곡의 시대였다. 그런시절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한 여고생이 그런 속에서 속을 드러내어 놓았던 그것이 여고생의 일기였다. 그것도 보통의 상황이 아니라 국가 전복의 음모를 가졌다고 호도되던 광주의 생생한 현장에서 보고 느겼고 감응했던 부분이 적나라하게 표출되었던 부분이었다. 그녀는 고등학생의 신분에서 도청에서 노력봉사하는 상황에서 호도되고 잘못되게 보도되는 그 암울함을 제대로 전하고자 했고 분노했던 부분으로 묘사했던 것이다. 그렇게 여론을 주도했던 언론과 방송에 질타하고 진실을 알리고자 했던 그 절규가 표출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세계 문화유산에 신청이 되었다. 그 광주 민주화사태의 일부분으로 말이다. 그것은 지금에야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일 수 있다. 그당시로 봐서는 그것은 심각하고 절대절명이었다. 그것도 어린 여고생의 신분에서야 . 터럭하나 상하지 않고 살아 나온 것이 기적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참가하고 그속에 있었다는 하나로만으로도 그것은 담대한 것으로 평가받아야 하리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순간에 평가를 받았을 때의 일화라고 한다. 그것은 그랬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었지만 여고생의 일기가 그 유력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었던 부분은 그 조그만 노트에 담겨진 진정성과 진실성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에는 눈물로 번져진 흔적의 아픔이 있었고 그것은 그 심사위원의 감동의 진실성으로 전해졌다는 것이다. 얼마전에는 지자체에서 그 소중함에 담긴 뜻을 기리기 위해 다시한번 그 감사를 담아 감사패를 전하기도 하였다. 그 아픔이 우리 대한 국민의 민중의 아픔이었고 고통이었고 감흥이었다는 것으로 그 진실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22년전의 그 급박했던 현장으로 돌아가 보면 그것이 얼마나 귀하고 가치 있는 기록이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화를 갈망하는 광주시민의 위대한 혼이 녹아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느껴야할 것이다. 꽃다운 나이에 젊음을 다 바쳐 멸사봉공했던 젊은 영혼의 뜻이 깃들여 있는 것이 이 여고생의 일기 인 것이다. 언론은 집권세력의 주구로 전락해 있고 고귀한 구국의 뜻은 폭도로 전락해 있는 상황에서 아무도 제대로의 본 의미를 전해주지는 않고 결국은 그 깊은 속을 눈물로 삼킬 수 밖에 없었던 젊고 순수한 천사의 깊은 뜻은 결국 사장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30년이 지난 후에서야 제대로 평가 받고 의미지워진 것이었다. 울음울며 통한의 아픔을 삼켜야 했던 지난날이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제대로 그 본래의 의미를 되찾게 된 것이었다. 호들갑스럽게 얘기하는 모든 이들에게 제대로의 그 의미자체가 갖는 본 뜻을 지키고자 했으나 그것자체도 쉽지는 않았으리라. 노트속에 남아 있는 눈물의 흔적 속에서 그것이 어떠한 절규이고 피맺힌 한이었는가를 제대로 평가한 것이 유네스코의 결론이었으리라 느껴진다. 그것은 그 어떤 절규도 아니었다. 그것은 민중의 한이었고 광주의 아픔과 민중의 혼이 함축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 어린 여고생에게 그 어떤 이념과 불손함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순수요 제대로 된 민중의 뜻이 반영된 순수 그자체 였으리라 여겨졌기에 그것은 공감을 형성할 수 있었을 것이요. 세계적인 문화유산에 등재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목적이 불순하고 제대로 되었지 않았다면 그것은 세계적인 부분에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가장 맑은 상황에서 아무 가감없이 솔직담백하게 그 광주 민주화의 상황을 적확하게 증인한 부분이었기에 그대로의 그 솔직함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여겨야 할 것이다. 세상을 살면 살수록 그렇게 물들고 혼탁하게 됨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단 그런 속에서 여고생 일기는 현현하게 빛나는 제대로의 진실과 아픔을 간직한 우리의 과거이고 진정성이 담긴 기록물이기에 인정되고 보존되어야할 가치로 세세연연 이어져야 할 것으로 남겨져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