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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꺼꾸로 간다

by 자한형 202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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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누비아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후회라는 것을 하게 마련이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되뇌이는 말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때 내가......했었더라면....혹은 하지 않았더라면......."하는 말일 것이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먼훗날,

어쩌면 가슴을 치며 후회할지도 모를 자신의 지나온 삶의 길을

이 순간, 바로 이 자리에서 한 번쯤 진지하게 뒤돌아보게 만드는 진지한 영화이다.

그럼으로써 상황이 어떻더라도, 지금 내 주위의 사람들이 어떤 모습일지도

있는 그대로 그것들을 끌어안고 사랑해야지 하는 다짐을,

영화가 끝나는 시점에서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난 '브래드 피트'라는 한 배우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데 고마움을 느낀다.

항상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연예면의 톱 기사 일면을 장식하던 그의 화려한 타이틀 대신,

바로 진정한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의 그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사실 난 개인적으로 판타지 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냥 단순한 흥미위주, 볼거리 위주가 아닌 뭔가 깨달음을 갖게 하는 이런 류의 판타지 물이라면 결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바로 그러했다.

허리케인이 강타하기 직전의 순간,

병실의 한 침대에는 생을 마감하기 직전의 한 늙은 여인과 그녀의 딸이 있다.

그녀의 딸은 누군가의 일기장을 그녀의 어머니께 읽어주고 있다.

이 영화는 영화의 처음 시작부터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숨이 넘어갈 듯 말 듯한 임종 직전의 노인이 딸에게 들려주는 일화는

바로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든 뉴올리언즈의 한 시계공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시계를 만든 주인공은 전쟁으로 인해 아들의 참전을 지켜봐야했고, 어느 날 싸늘하게 돌아온 아들의 주검을 보며 세상 사람들이 모두 놀랄만한, 새로운 기차역에 세울 이상한 시계 하나를 사람들 앞에 선보인다.

그가 시계가 덮인 천을 들추었을 때 보여지던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 바늘과 처음에 전개되었던 영상이 되감기 버튼을 누른 양 뒤로 돌아가면서 그가 아들이 참전하기 직전의 그 시간과 마주하게 되는 영상은 참으로 충격적이면서도 무언가로 머리를 탁 내려맞은 듯한 둔탁함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바로 그 때, 영화는 80세의 늙은 노인의 얼굴을 가지고 태어난 한 갓난 아기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그의 이름이 바로 벤자민 버튼. (아래 사진)

시계공의 영혼이 아기에게 스민 것처럼, 그때부터 영화 속의 시계 바늘은 계속 거꾸로 돌아가

80세의 늙은 아기 '벤자민'은 세월이 갈수록 나이를 거꾸로 먹어 점점 더 젊어져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80세 노인 분장을 한 브래드 피트.......

영화는 그의 모습이 노인에서 조금씩 조금씩 젊어져가며 어느 순간, 실제 '브래드 피트'의 모습과 딱 대면하게 되는 바로 그 순간의 희열을 관객들에게 선사해준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위해 그가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 그 자신이 온전히 '벤자민 버튼'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그의 메리트를 아낌없이 던져버렸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아니 사실은 그러한 모습을 보며 그의 진정한 배우로서의 또다른 메리트 속으로 관객들을 빠져들게 하는 기쁨을 선물해준다.

(아래사진 )

바로 위에 사진()은 벤자민이 점점 젊어져서 청년이 되고, 그가 노인의 모습이었을 때 처음 만났던 7살 짜리 어린 소녀가 자라 숙녀가 된 '데이지'와 다시 만나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지게 되었을 때의 모습.....

영화를 보다보면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노인과 딸의 모습, 그리고 벤자민과 데이지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는데, 이는 이 사진 속 데이지의 나이 든 모습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임종 직전,

딸이 읽어주는 일기장의 내용을 듣고 있는 바로 위의 사진 속 노인이란 걸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

영화는 벤자민이 늙은 노인에서 청년으로, 청년에서 다시 소년으로, 소년에서 다시 아기 때로 돌아가 눈을 감게 되는 마지막 그 순간의 모습까지를 차례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와는 반대로 7살 소녀에서, 숙녀로, 숙녀에서 점점 나이가 들어 늙어가는 데이지의 모습을 상반되게 보여준다.

어쩌면 벤자민과 데이지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바로, 두 사람이 서로의 나이가 비슷해진 40대 때 다시 서로를 만나 사랑하고 딸 '캐롤라인'을 얻을 때까지의 바로 그 짧은 시간 뿐이었을지도 모른다.

인생의 행복한 순간이 영원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모든 슬픔이나 안타까움의 원인은 바로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우리 인생의 시계는 멈추는 법이 없이, 끊임없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영화를 보다보면 벤자민이 매년 딸의 생일 때마다, '캐롤라인'에게 보낸 엽서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그 해답을 전해준다.

"네 머리맡에 앉아서 굿나잇 키스를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네 입학식에 가보고 싶구나....."

"남자애들 쫓아다니지 말고......이렇게 잔소리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가치있는 일을 하는 데 있어 너무 늦은 시간은 없다.....는 걸...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관객들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바로 그 한마디가 아니었을까 싶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일을 하기에 최적의 순간이며,

바로 지금 자신의 곁에 존재하는 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는 일!

바로 그것이란 걸........

**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이처럼 많은 생각과 함께 깨달음을 주는 깊이 있는 영화이다.

그래서 자칫 영화 자체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의 상실로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놓인 상황과 운명을 원망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자신과 그리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을 변하게 할 수 있는 힘,

그리고 그대로 변하지 않고 지켜갈 수 있는 힘도 그 열쇠는 모두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다는걸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정말로 지구상에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가 있다면,

우린 절대로 우리 인생의 불행한 순간과 맞닥들이지 않아도 좋을 것이지만,

슬프게도 진실은 우리 인생의 시계는 절대로 거꾸로 돌아가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의 시계에는 되감기 버튼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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