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두 달 전이었다. 토요일 오후에 큰마음을 먹고 한의원을 찾았다. 집에서 버스로 세 정거장쯤 되었다. 전문상담사가 있었다. 기초적인 체크를 하고 상담에 들어갔다. 시술을 받아야 하고 약을 먹어야 했다. 12회 정도의 시술을 하는 것이었고 한 달 정도를 복용하는 것이었다. 몇 년 전에 집사람이 했었던 터라 겁도 없이 덤볐다. 제대로 마음을 정한 것도 아니고 그 실상의 내막도 모른 채 충실히 프로그램을 따라하면 자동으로 체중조절이 될 것으로 상상하면서 시작했다. 그런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단가가 다 달랐다. 중간정도 수준으로 결정을 했다. 꽤 부담이 될 만한 수준이었다. 백만 원에 버금가는 것도 있었는데 재정적으로 무리였다. 집사람은 두 달여를 치료시술 그리고 약을 복용해서 7킬로그램의 감량을 해냈다. 처음의 시작은 정맥탕이었다. 그것을 먹으면서 채소로만 3일을 견뎌야 하는 것이었다. 엉겁결에 시작을 하고 보니 장난이 아니었고 쉬운 일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살과의 전쟁 그 자체였다. 뭣 모르고 시작한 게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과연 이렇게 해서 제대로 체중조절을 할 수 있을까 심히 걱정이 되는 순간이었다. 3일이 고비였다. 과연 이렇게 먹고도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허기가 져서 제대로 운신도 못하는 것 아닌가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대부분 젊은 여성들이 주 고객이었다.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해 아무나 섣불리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의지의 문제인 것 같았다. 어느 정도 확고한 결심을 갖고 시작하지 않으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원래 새해 초에 올 한 해의 목표를 정할 때 감량 5킬로그램이 들어 있었다. 의지를 가지고 매진하고 하고자 하려는 열의를 불태우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5일차에 시술을 하게 되었다. 처음 시술에 무척이나 긴장이 되었다. 맨 먼저 배에 두르고 팔에 두르고 허벅지에 두르고 전자기 같은 충격이 왔다. 정도를 높이면서 괜찮은지 물었다. 그리고 20분 정도를 지나면 다음 시술로 넘어갔다. 원장이 직접 손을 대지 않고 보조자가 해주는 부분이었다. 다음은 준비를 하고 있으면 원장이 와서 시술을 하고 그다음은 보조자가 처치를 해주었다. 하나는 카복시라는 것이었다. 가스를 1200cc부터 차츰 적응도에 따라 치수를 200cc씩 높여가는 방식이었다. 배 쪽으로 주입을 시켜 지방을 분해하는 시술로 여겨졌다. 다음은 침술이었다. 12개 정도의 침을 배에 시술한다. 그런 다음 그 침 끝부분에 코드를 연결시켜 전기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다. 그것도 보조자가 강도를 조정해서 시술자의 적응에 맞춰준다.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심정으로 받았는데 보통의 통증이 아니었다. 카복시 20분 등 세 코스를 다 하고 나면 거의 한 시간 내지 한 시간 30분 가량이 소요되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시술을 받았다. 거의 주중에 한번 또 한 번은 토요일에 받았다. 먼저 준비단계는 옷을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배를 드러내는 것으로 준비가 다 되는 것이었다. 3일이 지나고 나자 약이 배달되어 왔다. 직접 택배 하는 이가 아파트 현관문까지 와서 배달해 주었다. 밤늦은 시간이었다. 아침 약은 식전 또는 식후가 가능하고 점심과 저녁은 식전 30분 전에 먹어야 했다. 간간이 회식이나 불가피하게 술을 하게 되는 경우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럴 경우에는 약을 복용하지 말라고 했다. 신기하게도 체중은 조금씩 빠져가기 시작했다. 예전에 저녁을 굶으며 간헐적으로 했었던 다이어트 3개월에서 조절할 수 있었던 체중은 겨우 2킬로그램 정도가 최대치였었다. 그리고 그것이 끝난 후에는 다시 또 원상태로 회복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한 달 반 정도가 지났다. 8월 초순도 지난 때쯤이었다. 줄어든 몸무게는 3킬로그램 정도였다. 약을 보름치 더 지었다. 그리고 시술은 끝났다. 이제는 보름정도의 기간만 해 보는 것이었다. 불가피한 술자리 외에는 모든 것을 피했다.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던 듯했다. 휴가기간도 끼여 있었다. 과식을 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한 편이었다. 뚜렷하게 의욕적으로 살을 빼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을 한 것으로 여겨지진 않았다. 밀가루 음식이라든가 패스트푸드를 되도록 먹지 않으려고 노력한 편이었다. 처음에 시술하는 모습을 셀카로 찍어서 SNS에 올리기도 했으나 별로 자신을 갖지 못한 탓에 많은 이들에게 공표하진 못했다. 여직원이 대번에 알아보기도 했다. 그리고 체형의 변화까지도 단번에 알아보았다. 여러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표시를 하고 알리고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그런대로 교육 일정이 여유로웠던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웠다. 그러나 8월에는 교육 일정이 많아 무척이나 바쁜 나날들을 보내는 시간들이었다. 어느 정도의 과정이 경과된 이후에 체중을 측정했다. 3킬로그램쯤이 빠졌다. 내장지방 등도 상당히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결국은 시술은 관두고 약을 보름치 정도 더 먹는 것으로 했다. 8월 중순이 되었다. 시술에 대한 애로는 통증과 그리고 카복시를 할 때 낭심에 혈류가 차는 부분이었다. 애로를 호소해서 허리쯤에 고무줄로 묶는 조치를 하기도 했다. 시술을 위해 7시나 7시 30분까지 한의원에 당도하는 것이 예사일이 아니었다. 늦어지기가 일쑤였다. 어떤 경우에는 택시를 이용해서 시간을 맞추기도 했다. 늦어져서 도저히 시간을 할애할 수 없을 경우에는 토요일로 예약시간을 변경하기도 했다. 다이어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험난한 과정과 각고의 노력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기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두 달간의 다이어트는 이제 종료되었다. 4.5킬로그램이 줄었다. 몸은 엄청 가벼워졌고 홀가분해졌다. 본인의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의학적인 처치에 의거해서 진행되었기에 별로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본 다이어트는 무척이나 효과적이었고 기대치를 웃돌았다. 체질이 변화되어 식탐이라는 것이 제대로 없어졌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단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로 의지를 가지고 노력과 정성을 다하고 혼신의 진력을 쏟아 붓는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 이제는 충분히 느껴보았고 그것으로 인해 몸이 얼마나 힘들어 하고 건강상 애로를 겪는 지를 실감해 볼 수 있었던 듯하다. 보통의 의지로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듯했다.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그런 부분들이 항상 매사에 있는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보통의 각오와 결심으로 섣불리 덤빌 것이 아닌 듯 여겨졌다. 향후 또다시 몸이 원래대로 되돌아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어떻든 지금처럼 줄어든 몸을 유지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관리한다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 향후 요요현상이나 아니면 더욱 폭식을 하게 되고 더욱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에 빠져들게 될지 모를 일이다. 두 번 다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상황에 빠져들고 싶지 않다. 최대한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만들어가고 유지시켜가야 하는 것이 절실해진다. 다이어트여 안녕을 계속 외칠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한 건강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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