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향기
여인의 향기는 1992년도 유니버셜사가 제작한 영화이다. 감독은 마틴 브레스트였다. 퇴역장교와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려는 앳된 청년이 서로간에 우정을 쌓아가며 우여곡절을 겪는 가운데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해주는 영화다. 퇴역장교 프랭크 슬레이드 역은 알파치노가 맡았고 이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는다. 7번이나 후보에 지명되었는데 이제야 받게 되었다. 사촌의 집에서 얹혀사는 신세인 슬레이드 중령은 가족들이 추수감사절 여행을 떠나자 외톨이가 된다. 찰리는 크리스마스에 집에 가기위한 여행경비를 벌 목적으로 이 일을 맡게 된 것이었다. 착실한 모범생으로 하버드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최후의 여행을 계획하고 맹인인 슬레이드 중령을 보살피기 위해 찰리 심스가 그의 집을 방문한다. 둘은 뉴욕으로 여행을 떠나고 찰리의 학교에서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고약한 친구들이 교장선생님을 골탕먹이는 사건을 저지른다. 그리고 찰리는 그들이 예비적으로 범행을 준비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슬레이드는 암흑같은 세상에서 도피하고자 최후의 여행을 준비한 것이었고 그 여행 중에 죽음을 실행에 옮길 작정이었다. 그가 좋아하는 것은 여자, 페라리, 탱고 등이었다. 아마도 그는 군 복무시절 사고로 인해 눈을 실명하게 되었고 삶의 의미를 잃고 하루하루를 소모하고 있는 삶을 살았다. 페라리 매장에서 시험주행을 한다고 해서는 차를 몰고 나간다. 그리고 찰리의 코칭을 받으며 이러저리 거리를 신나게 질주한다. 교통경찰에게 딱지를 떼이기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하지만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보는 모험이었고 버켓 리스트 같은 것이었다. 식사를 하러 고급식당에 갔다가 젊은 여자를 만나 탱고를 멋지게 추기도 한다. 그는 그녀의 향기로 모든 것을 간파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녀는 도나역을 맡은 가브리엘 앤워라는 배우였다. 그녀는 잠시 남자 친구를 기다리던 중이었는데 슬레이드 중령과 함께 탱고를 춘다. 빼어난 춤솜씨에 모두들 어리둥절해 한다. 그는 호텔방에서 죽을 결심을 통고하고 죽으려고 한다. 그러면서 찰리에게 자기가 죽으면 안되는 이유를 세가지만 대라고 한다. 그러자 찰리는 그렇게 페라리를 잘 몰고 여자와의 탱고도 그렇게 잘 추면서 왜 죽으려 하느냐고 한다. 결국 슬레이드는 죽기를 포기하고 새롭게 삶을 살아가기로 한다. 형제네 집을 방문해서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도 한바탕 조카들과 실갱이를 벌이고 결국 그곳에서 쫓겨난다. 여행이 끝나고 둘은 제 위치로 돌아온다. 찰스는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추궁을 당한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날밤에 목격한 내용을 털어놓으라고 하고 그는 그것을 거부한다. 결국 징계위원회가 개최되고 슬레이드 중령은 찰리 심스의 후견인 자격으로 그를 변호하기 위해 참석한다. 그리고 멋진 변론을 한다. 지도자의 요람이라는 베어드 고교가 어떻게 친구를 밀고하라고 가르치느냐 그것이 올바른 것인가. 아버지 포켓에 숨은 친구에게는 상을 내리고 친구를 고발하지 않은 찰리에게는 벌을 내리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 내가 5년만 젊었다면 이곳에 불을 싸질렀을 것이다. 아이들의 기를 꺽으려는 이는 본 적이 없다. 앞 길이 구만리 같은 아이들의 인생을 망칠 셈이냐. 위원들이 잘 판단해서 결정해라. 나는 전쟁터에서 수많은 젊은 아이들이 상처입고 부상당하는 꼴을 보았다. 리더라는 것은 용기있게 행동하고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해 가야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고 그것이 진정한 용기다. 그리고 자리에 앉는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온다. 그의 그 연설은 신들린 연기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눈동자를 움직일 수도 없는 가운데 멋진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확신에 찬 모습으로 엄청난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들을 다 설득하고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다. 위원회는 결국 찰리의 무죄를 선언하고 결론을 내린다. 마지막으로 슬레이드 중령의 조카네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찰리도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아무래도 영화의 압권은 탱고를 추는 장면, 그리고 슬레이드 중령의 자살을 막는 장면 마지막 징계위원회에서의 알파치노의 명연설장면 일 것이다. 최고의 장면을 연출한 것에 아카데미는 더 이상 남우주연상의 수상을 미룰 수 없었나 보다. 참으로 멋진 장면이었고 리더의 표상이라 여겨질만 했다. 어떻게 리더가 행동해야 하고 설득해야 하고 협상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했다. 영화내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여인의 향기라는 제목은 왜 붙여졌을까 의아한 대목이었다. 아무튼 그것은 이탈리아 소설가 조반니 아르피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했기때문이지 않을까 보여진다. 알파치노의 명연설이 나오는 영화가 몇 작품이 있지만 이 영화만큼 그렇게 멋지게 표현되고 제대로의 빛을 발한 것은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식축구에서 감독으로 선수들에게 하소연하는 연설장면도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이영화만큼 멋지지는 않았다. 여러 가지가 잘 맞아 떨어졌고 제대로 연출이 되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여겨진다. 이제는 하도 나이가 들어 멋진 연기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지만 그런 배우를 볼 수 있었던 것이 행복한 일 이었을 것으로 기억된다. 교장선생님의 역할을 맡았던 제임스 레브혼은 얼마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었다. 아무튼 여인의 향기는 엄청난 작품이었고 알파치노의 신들린 연기를 볼 수 있게 해준 영화였다. 그가 아니면 소화해 낼 수 없는 맹인연기를 멋지게 보여주었고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던 걸작으로 평가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