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극복
요즘 한창 대학의 졸업시즌이다. 인생에서 졸업은 마무리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출발을 위한 시작이기도 하다. 하도 치열하게 경쟁해야하고 어려운 취업의 관문을 뚫어야 하는 시대이기도하다. 새롭게 세상을 나서고 사회에 첫출발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역경지수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통상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지수는 지능지수와 감성지수 정도이다. 근래에 와서 주목받고 각광받는 것이 역경지수이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폴 스톨츠 박사가 주창(主唱)하는 것이 역경지수이다. 역경지수는 세 개의 범주(範疇)로 나뉜다. 첫째는 쿼터, 둘째는 캠퍼 셋째는 클라이머이다. 쿼터는 역경이 닥치면 포기하고 주저앉는 형이다. 캠퍼는 거의 80%에 해당하는 유형으로 역경이 닥치면 그것에 순응하고 그것에 안주하는 형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클라이머는 그런 것을 뛰어 넘는 형이다. 역경을 이겨내고자 하고 벗어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형이라는 것이다. 세상사에서 리더가 되려면 역경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역경 극복의 화신 에이미 멀린스는 지난해에 우리나라를 다녀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50인에 들었던 사람이다.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고 전방 지뢰 폭발사고로 다리를 잃은 장병을 위문하기도 했었다. 그녀는 발이 없고 의족으로 생활한다. 그녀는 말한다. 장애란 억눌린 영혼이다. 역경(逆境)이야말로 우리의 자아와 능력을 일깨우고 우리자신에게 선물을 가져다준다. 그녀는 어떻게 장애를 극복하고 장애를 이겨냈는가. 4살 때였다. 그녀를 치료하던 주치의(主治醫) 피주틸로 박사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넌 정말 강하고 힘이 넘치는 소녀로구나. 고무밴드쯤 얼마든지 끊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끊으면 100달러를 주마.” 그것은 마치 우리의 감동영화 “ 말아톤” 에서 엄마가 초원이에게 해주는 말과 똑같은 의미를 담았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 에이미 멀린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도전정신을 불어넣어 자신이 처한 역경을 슬기롭게 대처하며 견뎌낼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종아리뼈가 없이 태어났고 한 살 때에 다리를 절단했음에도 그런 위기와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해서 1996년에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하기도 했고 패션모델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영화배우로도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녀는 2002년도 메튜 바니의 영화 크레마스터 3 에 출연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산악인 크리스 보닝턴에 관한 얘기다. 그는 영국출신의 산악인이었다. 43세 되던 해에 동료 스컷이라는 이와 바인터 블락이라는 에베레스트를 오른다. 어느 순간 정상부근에서 7000미터 아래로 순식간에 추락한다. 자신은 갈비뼈가 부러지고 동료는 발목이 골절되었다. 5km의 거리를 기어서 5일 동안 눈 속을 헤쳐서 기적적으로 나온다. 베이스캠프에 있던 이들은 모두 그들이 살아있으리라고 상상도 못했다. 버닝턴 이후 20년간 바인터 블락을 오른 이는 없었다고 한다. 크리스 보닝턴은 그런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이겨낸 공로로 영국 정부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는다. 우리나라에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마지막 사례는 우리나라의 역경을 극복한 성악가에 최승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는 4살 때 소아마비를 앓았다. 그 시절 그의 소원은 한번 뒤집어 보는 것이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학업을 계속했고 한양대학까지 다녔다. 한양대학의 음악대학에 등교하려고 하면 100개의 계단을 올라야 했다. 그는 불굴의 의지로 학업을 마쳤고 진로를 모색했다. 그러나 장애아에 대한 냉대는 극심했다. 합창단에의 일원이 되는 것도 거절당했다. 그는 손아귀의 힘이 약해 악보를 쥘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결국 부모님을 설득해서 다시 한 번 시도해 보기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스승을 만났다. 81세의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메조소프라노 성악가였고 이름은 헤르타 글라츠라는 분이었다. 그가 오페라 가수로 입문하려고 하는 것이 자신의 처지로서는 어렵다고 하소연하자. 그녀가 준 충고는 와이 낫(Why not?)이었다. 왜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한 것이다. 최 교수는 그래도 반신반의하면서 80%의 의심을 가지고 도전을 했다. 유수한 콩쿠르에서 우승을 했다. 뉴욕의 비평가들은 그의 목소리를 평가하기를 황금 목소리라고 했다. 혹자는 제2의 파바로티가 탄생했다고 했다. 그는 이제 거리낄 것이 없었다. 세계에 주목을 받았고 승승장구했다. 마이클잭슨을 만나고 레이건 대통령을 만나고 영국의 대처수상을 만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그는 스승이 일러준 생각의 전환을 통해 완전하게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고 마음자세를 다르게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세바시라는 곳에 나가서 강의를 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는 10여 분간 그가 걸어왔던 길에 관해 설명을 했고 노래를 불렀다. 클래식에 속한 아리아 등이 아닌 팝송곡이었다. 그것은 정부단체에서 청소년을 위해 불러주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에 의해 부르게 된 노래였다. 곡명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My way) 였다. 열창을 했고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나왔다. 그러자 그는 앵콜송으로 화답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이란 노래였다. 본래 세바시의 주어진 시간은 15분이었다. 그런데 그가 강의한 시간은 20분이 넘었다. 노래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전 관객이 감동으로 인해서 기립박수를 보냈다. 어려움과 위기를 딛고 일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이에게 보내는 감동과 찬사의 박수였다. 혹자는 위기는 기회라고도 한다. 역경지수가 높은 이는 치열한 경쟁시대에 겸손하게 지혜롭게 강하고 뿌리 깊게 조직사회를 만든다. 리더가 되려면 역경지수를 높여야 한다. 리더는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하고 조직을 위기에서 구해내야 한다. 이제는 세상에 새롭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들이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가지고 새 출발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마음으로 역경과 위기를 극복하는 클라이머로서 굳건하고 올곧게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