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글(수필, 여행기, 편지글, 일기 등)

계묘년 건강검진

by 자한형 2023. 12. 20.
728x90

계묘년 건강 검진

 

올해의 건강 검진이 있었다. 10월 초쯤에 바른 병원이란 곳에서 일주일 전에 문진표와 대장내시경용 약제와 물통을 받아왔다. 500리터 용량이었다. 3일 전부터 식단조절을 해야한다는 얘기였고 전날에 대장내시경을 위해 장을 비워야 하기에 물을 마셔야 하는 것은 예년과 다를 바 없었다. 2일전에 허용된 식품에 카스텔라가 있었다. 흰죽도 허용이 되었지만 죽을 끓이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틀 전에는 카스텔라를 제과점에서 사 와서 맛보았다. 부드러운 것이어서 허용이 되었다. 드디어 건강검진 전날이 되었다. 오후 6시 이후 금식과 약물을 먹어야 했다. 6년전에 했을 때에는 거의 물통 자체가 1리터 용량이었는데 그래도 좋아진 듯했다. 약을 물통에 넣고 물을 받아서 약을 섞어서 조금씩 복용해야 했다. 거의 400리터 정도를 마셨을 때부터 신호가 왔다. 화장실을 밥먹듯이 들락거렸다. 나중에는 항문 주위가 헤질정도가 되었다. 비데의 사용도 무리였다. 730분부터 물을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8시부터 두 시간 정도를 화장실과 씨름했다. 잠도 제대로 잘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는데 그런대로 잠잘 때쯤에는 화장실을 가지 않아도 되었다.

이 날은 하필 강서구청장의 보궐선거가 있은 날이었다. 자정쯤에 선거 결과가 나왔다. 여당의 참패였다. 무난히 당선되리라 오판했던 여당에서는 침통한 표정으로 선거의 결과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기에 바빴다.

다음날이 되었다. 아침 6시부터 약물을 어제와 같이 500리터를 조제해 놓고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아침에도 화장실을 다니러 갔다가 다시 거실로 나와 물을 마시고 다시 또 화장실을 다녀오고 참으로 고역 중에 고역 그 자체였다. 장을 다 비우고 나니 화장실에서 나오는 것도 물 밖에 없는 상황까지 되었다. 병원에 예약된 시간은 오전 10시였다. 거의 녹초가 되고 탈진이 된 상황에서 병원까지 가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간신히 병원까지 걸어서 갔다. 병원에 도착해서도 화장실에 다녀왔다. 본격적인 건강검진이 시작되었다. 소변 검사, 혈액검사, 초음파, 기초적인 체력검사 그리고 최종적으로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이 수면으로 검사했다. 침대에 누운 후 약제가 주입된 후에는 곧바로 취침상태에 빠졌다. 한시간여가 지난 후 깨어났다. 모든 검사 위수면내시경과 대장수면내시경이 끝났다. 진료실에서 내시경 검사 결과를 들었다. 위에도 염증이 좀 있다고 있다. 대장에서는 왼쪽, 오른쪽, 중간부위에서 3개의 용종을 검사하면서 제거했다는 얘기였다. 검사 후 10일 후에 검사 결과를 보러 병원으로 내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건강검진 후 열흘이 지나 병원에 검사결과를 보러 갔다.. 최종적으로 나온 것은 위에서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었다는 것이었다. 다른 부분도 다소 문제 될 부분이 있기는 하나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해서 안심이 되었다. 헬리코박터균에 관해서는 처방해 주는 약을 일주일 복용을 하고 한 달 후에 날숨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공복상태로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11월 말쯤에 헬리코박터균의 보균여부를 검사하기 위한 날숨검사를 했다. 조그만 비이크같은 유리에 엄지손가락으로 막고 있다가 숨을 깊이 들이쉰 후 날숨을 비이크에 담았다. 그리고 그것을 밀봉했다. 그리고 다시 알약을 먹고 20분이 지난 후 다시 날숨검사를 했다. 숨을 깊이 들이 마신 다음 비이크에 날숨을 담았다. 의사의 권고에 의해 다시 한번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도 해보라고 해서 검사를 했다.

다시 한달이 지났다. 헬리코박터균의 보균여부 검사결과를 보러 갔다. 다행히 음성으로 나왔다. 헬리코박터균이 박멸이 된 것이었다. 다음으로는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 결과를 살폈으나 특별히 문제 될 만한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 천만 다행한 일이었다.

얼마전 지인 중에 대장암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이가 있어 몹시 노심초사하고 걱정이 되었던 일이 있었다. 수술을 했는데 다시 염증이 가라앉지 않아 조금 더 절제 부위를 더 늘려야 했다고도 했다. 또한 배변 조절이 되지 않아 치료를 더해야 하는 고충도 있었고 항암치료도 이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다음으로는 부친의 병환 소식이 먹구름이 끼게 했다. 전립선 암이라는 판정이 나온 것이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언제나 항상 건강하실 줄 알았는데 이제 노령이 되시니 곳곳에 장기에 문제가 발생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암부위를 절제하는 수술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어 입원이나 수술 등의 절차는 필요가 없었다고 해서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방사선 치료를 하고 한 달 치의 약을 받아 온 듯했다. 한달 후에는 뼈에로의 전이 검사를 해야 하고 호르몬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니 그 고초가 심히 걱정스럽다.

건강관리라는 것은 곧 자기 관리이고 그것은 심신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부분이다. 신체도 중요한만큼 마음도 그 이상으로 잘 관리되고 유지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통상적인 표현으로 강녕하세요라고 하는데 그것에서 강은 육체적인 건강을 이야기하는 부분이고 뇽은 안녕할 때의 정신적인 부분 마음의 평안을 일컫는 것이다. 세상사에 걱정없이 스트레스 없이 살 수는 없는 부분인 것이다. 언제나 남의 일로만 여겼던 병고가 우리 가정 집안의 일이 되고 보니 편안치 않는 부분을 어쩔 수가 없다. 모두모두 건강관리 자기 관리에 만전을 기해서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이삼일만 아프고 영면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