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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라오스여행 등 번외

배트남여행2(6-8)

by 자한형 2024.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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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라오스 여행 6: 사파의 절경을 즐기며

어제 좀 많이 걸었던 때문인지, 10시 경에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니 아침 8시이다. 일기예보로는 오늘 맑다고 했는데 여전히 흐린 날씨이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고, 안개도 옅은 편이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나오기가 싫다.

이번 여행 준비를 하면서 값싸게 구입하여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는 물품이 두 개 있다.

첫번째는 8천원 주고 산 농사용 조끼이다. 해외 여행은 국내여행에 비해 몸에 휴대해야 할 것이 많다. 여권부터 시작하여 지갑, 휴대폰, 지도 등등. 자켓을 입으면 주머니가 많아 그래도 괜찮지만, 티셔츠 차림이면 이런 잡다한 휴대품을 어떻게 지니고 있어야 할지 감당이 안된다. 그래서 생각이 미친 것이 농사용 조끼였다. 망사로 된 조끼인데 깊은 주머니가 모두 8개나 된다. 여권에다 국제운전면허증, 필기구, 휴대폰 2, 이어폰, 충전기, 안경 2, 복용약, 셀카봉, 일회용 휴지까지 말끔히 휴대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다이소에서 2천원 주고 산 보조가방이다. 여행에서 숙소를 정해두고 주위를 돌아다닐 때 보조가방이 있으면 무척 편리하다. 그렇지만 지역간 이동을 할 때는 보조가방 그 자체가 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에 산 보조가방은 접으면 두부 반모 정도의 크기인데 펼치면 큰 수박도 넣을 수 있는 크기이다.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오늘은 좀 먼 곳으로 간다. 11시쯤 되어 숙소를 나왔다. 산을 내려와 도로로 나오니 내가 묵고 있는 타반 마을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인지 몰랐다. 소수민족 처녀를 가이드로 트래킹을 하는 젊은 커플이 연신 감탄을 하며 셔터를 누른다. 그리고 갖은 포즈를 취하며 함께 사진을 찍는다. 나도 그 옆에서 마을의 전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첫번째 목적지는 '흐몽 플라워 가든'이다. 안개와 비는 없지만 온도는 어제보다 더 낮아진 것 같다. 오토바이를 달리니 바람이 차갑다. 얼굴이 얼얼하여 94K 마스크를 쓰니 한결 낫다. 사파 시가지를 통과해야 한다. 승용차 두 대가 겨우 비켜 지나갈 좁은 길에 레미컨 트럭, 대형 덤프트럭까지 들어오니 길이 어떻게 될지는 말 안해도 짐작하실 것이다. 사파 시가지를 빠져 나와 포장도로를 달린다. 그러나 이것도 쉽지 않다. 곳곳에 비포장 도로, 훼손된 포장도로가 나오고, 또 도로공사는 얼마나 많은지. . .

첫번째 목적지인 흐몽 플라워 가든은 도로 옆 산 위에 있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패스. 다음은 '사쿠라 차 농원'이다.

도로 옆으로 시멘트 포장이 된 좁은 길이 있어 그리로 내려간다. 승용차가 만나면 겨우 비켜 갈 수 있는 정도의 길이다. 이런 길을 300미터 정도 내려가야 한다. 농원 정문 앞에는 매표소가 있고, 천막을 친 가게가 서너개 정도 있다. 주차장이 있긴 한 데 5대 정도도 못 세울 것 같다. 그러니 정문앞 상황이 어떨지는 짐작이 가실 것이다. 입장료는 무려 15만 동(8천원). 소수민족 할머니가 진흙탕 길 한쪽에 판자를 몇개 깔아 놓고는 오토바이 주차장이라며 주차하라 한다. 1만 동을 주고 주차하였다.

농원으로 들어가니 양쪽 산 면이 모두 녹차밭이다. 보성 녹차밭만큼 정돈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잘 가꾼 녹차밭이다. 처음에는 그다지 넓어보이지 않았지만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넓어진다. 녹차밭 곳곳에 붉은 꽃을 피운 나무들이 서있다. 무슨 나무인지 궁금해하며 들어가다가 둥치를 보니 벚나무다. 그렇다. 농원 이름 그대로 이곳에 있는 나무는 모두 벚나무며, 벚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그런데 느낌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보는 벚꽃은 밝고 화려한데, 여기 벚꽃은 좀 어둡고 처량한 느낌이 든다.

다음은 실버 폭포이다. 입장료 2만동(1,100). 좁은 계곡을 가운데 두고 위아래로 길게 늘인 오메가 글자처럼 생긴 탐방로가 만들어져 있다. 높이가 얼마되 않은 것 같아 올랐는데 예상 외로 길다. 그리고 폭포라는 것도 그다지 볼 것이 없다. 그저 경사가 조금 급한 계곡 정도이다. 실망을 하고 그만 내려오려다가, 조금만 더 올라가 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저 산위로 폭포가 뻗어져 있다. 백미터는 넘어보이는 폭포가 몇개의 단을 이루며 하얀 물줄기를 내려붓고 있다. 까딱 했으면 이 절경을 놓칠뻔 했다. 탐방로는 폭포 아래쪽까지만 간다.

다음은 트랑 톤 패스(trang ton pass)이다. 이곳은 약 5킬로 구간의 도로로서 그 구간이 절경이라 한다. 그곳을 향해 달리니 도로 오른쪽은 산이고 왼쪽은 광활한 계곡이다. 도로는 끝도 없이 올라간다. 도로 왼쪽에는 곳곳에 전망대이다. 저마다 조그만 시설을 갖춰놓고 관람객에게 2만동씩을 받고 전망을 보여준다. 두세 군데 전망대에 들렀다. 돈이 조금도 아깝지 않다. 어떤 곳에서는 계곡 저멀리 다랭이 논과 마을 풍경이 보이고, 또 어떤 곳에서는 베트남에서 제일 높은 판시판 산(3,143미터)의 위용을 바라볼 수 있다.

드디어 도로 최정상에 오른 것 같다. 조금만 더 가면 트랑 톤 패스가 시작된다. 지금부터는 끊임없는 내리막길이다. 도로를 1킬로쯤 내려와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3시 반이다. 이젠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구글지도를 확인하니 숙소까지 30킬로, 한시간 반이 걸린다고 나온다. 아쉽지만 돌아섰다. 도로 정상 부근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니, 트랑 톤 패스가 마치 말티고개 길처럼 굽이치며 끝도 없이 내려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높이는 말티고개의 10배는 될 것 같다. 더이상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가 있는 타반 마을로 오니 어느덧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벌써 3번이나 들러 단골이 된 식당으로 갔다. 식당 등 가게로 들어 갈 때가 제일 골치 아프다. 오토바이를 가게 앞에 주차해야 하는데, 대개 턱이 있는 곳이 많아 서툰 내가 주차를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만 어려워 보이면 '발렛 파킹'을 부탁한다. 이번에는 내가 한다고 하다가 뒤뚱하면서 넘어져버렸다. 다행히 두꺼운 옷을 입고 오토바이 장갑을 끼고 있어 다친 곳은 없었다. 이젠 꼭 발렛 파킹을 하도록 해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추워서 온 몸이 떨린다. 이곳에서는 제일 힘든 것이 몸 녹일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식당이나 커피숍 등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언 몸을 녹일 수 있다. 여기서는 난방이란 개념이 아예 없으므로 몸 녹일 곳은 이불 속 뿐이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이불 속으로 들어오니 여기가 천국이다.

지금 묵고 있는 홈스테이에는 손님이 나 혼자뿐이다. 아고다를 통해 예약할 때는 "남은 방 1, 곧 매진"이라는 선전문이 있었다. 아고다는 늘 이런씩이다. 지난번에 묵었던 숙소도 그랬고, 작년에도 그랬다. 이젠 아고다에 안 속는다.

그런데 오늘 숙소에 들어오니 새로운 게스트가 있다. 아이들이 섞인 팀 같은데, 한 가족 같기도 하다. 마당에서 바베큐를 즐기고 있다. 샤워를 하고 이불 속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밖에서 아이들이 쿵쾅거리며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참고로 이 집은 목조 2층 건물인데, 벽은 물론이고 바닥과 천장도 모두 판자로 되어있다. 그래서 방음은 전혀 안된다. 그냥 벽은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래서 나는 유튜브를 볼 때도 이어폰을 꽂고 소리를 들었다.

갑자기 집이 떠나갈 듯한 큰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노래방 노래소리보다 더 큰 볼륨이다. 대중가요인데, 처음엔 일본 엔카 같았다. 조금 더 들어보니 중국 가요 같기도 하다. 등려군이 일본 엔카를 부르는 느낌이다. 계속 들어보니 중국노래이다. 아마 새로 온 투숙객이 틀어 놓은 음악인 것 같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숙소 안주인이다. 노래소리가 시끄럽지 않냐며 미안해 어쩔 줄을 모른다. "No problem" 대답을 하였지만 연신 머리를 조아린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 이런! 노래방 기계인 모양이다. 반주를 틀더니 이젠 마이크를 들고 노래까지 부른다. 남녀가 각각 부르기도 하다가 듀엣으로 부르기도 한다. 지금까진 그래도 가수가 부르는 노래라 참을만 했는데. . ! 지치면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힘을 되찾으면 다시 가라오케, 끝없이 반복된다. 벌써 두 시간이 넘은 것 같다.

베트남, 라오스 여행 7: 사파 시가지 둘러보기

당초 지금의 홈스체이에서 4박을 할 예정이었으나, 3박만 하고 오늘 밤은 사파 시가지에서 묵기로 했다. 내일 아침 일찍 박하로 떠날 계획이라, 이곳 홈스테이에서 계속 묵었다간, 내일 새벽 깜깜할 때 사파까지 오토바이를 운전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가지 구입할 물건도 있다.

이번 여행에 믿고 왔던 트래블 웰렛 카드가 속을 썩인다. 며칠전 현금을 인출하려다 실패하고, 그 때문에 비밀번호 오류회수 초과로 사용이 정지되었다. 가진 베트남 돈이 얼마 없어 크레딧 카드로 결제하였다. 3박에 식사 4, 맥주, 콜라 몇병 모두 합하여 80만 동(42천원), 미안할 정도다. 어제 사쿠라 차농원에서 받은 차 박스를 안주인에게 주었더니 좋아한다.

먼저 타핀 마을을 탐방한 후 오토바이를 반납하기로 했다. 숙소인 타반 마을에서 약 25킬로 거리다. 타핀 미을을 가는데에도 사파 시내를 거쳐야 한다. 이제 이력이 붙었는지 그 복잡한 사파 시내 운전도 그다지 부담되지 않는다. 타핀 마을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다랭이 논이 볼거리이다. 좋긴 하지만 어제, 그제 찾았던 마을에 비하면 풍경이 떨어진다. 그래서 관광객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대신 원주민의 삶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이점은 있다.

사파 시내로 돌아와 먼저 며칠전 묵었던 숙소에 다시 찾아가 체크인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무지무지한 언덕길이다. 올라가면서 서너번은 쉬었다. 그 대신 사파 중심지까지 거리가 300미터 정도라 편리하다.

짐을 풀고 시내로 나갔다. 사용정지된 카드를 정상으로 돌리는데도 성공하였다. 환전과 여행 알선도 한다는 호텔이 보이길래 들어가 일단 100불을 환전하였다. 그리고 박하 일요시장 투어를 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로 했다. 나는 내일 박하에서 하장으로 갈 계획이므로, 이곳에서 박하 왕복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손해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투어 비용은 46만 동(25천원), 일반 버스를 이용한다면 15만 동 정도다.

카드가 정상화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까운 ATM기에 가서 출금을 했다. 성공이다. 4백만 동을 출금하니 조금전 환전한 돈과 남은 돈 모두 합해 7백만 동이 넘는다. 든든하다. 그리고 보조 배터리를 하나 샀다.

벌써 오토바이로 사파 시내를 몇번 돌았던터라 이제 웬만큼 지리는 알게되었다. 사파 호수로 갔다. 시내 가운데 있는 호수인데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호수 둘레로 산책로가 설치되어 있으며 조경도 잘 되어있다. 호수 둘레로는 여러 종류의 음식점과 유흥업소가 빽빽이 들어와 있어 밤이면 불야성을 이룬다. 어딘지 모르게 대구 수성못 느낌이 난다.

다음은 사파 시장으로 갔다. 보통 사파 시장리라면 사파 중심가에 서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하는 조그만 시장으로 알고 있는데, 진짜는 그곳이 아니다. 사파 주민들이 이용하는 진짜 사파 시장은 호수를 좀 지나야 나온다. 큰 건물로 된 시장과 거대한 텐트로 된 시장 두개가 붙어있는데, 합하면 축구장 네댓개 넓이는 되어보이는 큰 시정이다. 시장에서 내일아침에 먹을 빵과 앞으로 여행중에 먹을 말린 과일 과자와 캔디 종류를 샀다. 모두 무게를 달아 판다.

돌아오는 중에 제법 큰 마트가 보인다. 베트남 술이 좋다는 어느 페친 분의 권고가 생각나 술을 사러 들어갔다. 한국 소주가 많이 진열되어 있는데, 여기까지 와서 한국 술을 마실 순 없다. 작은 항아리 병에 든 베트남 술을 12만 동을 주고 한 병 샀다.

이번 여행에서는 어떤 기념품도 사지 않으며, 어떤 구걸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 마음 먹었다. 중심가에 있는 사파 공원을 걷고 있는데, 어떤 아이가 손으로 만든 조잡한 열쇠고리 하나를 쑥 내민다. 세상에! 아이는 다섯 살이 될까말까이고, 돌도 안된 아기를 업고 있다. 한달전에 돌이 지난 손자 체구의 반도 안되는 것 같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몇푼을 손에 쥔 아이는 좋아라 뛰어가고, 그 옆을 그 아이보다 조금 큰, 그러니까 초등학교 1학년쯤 된 아이들 서넛도 함께 따라간다. 그 중에는 인형을 업은 아이도 있다. 그런데 내게 돈을 받은 아이가 뛰어가는데, 업힌 아이의 모습이 이상하다 팔다리가 마치 인형처럼 덜렁거린다. 조금전에 분명 어린 아이로 봤는데, 내가 잘못 봤나하는 생각이 들어 잰 걸음으로 따라가 등의 아기를 확인해 보았다. 진짜 아기가 맞다. 아이는 아직 너무 어려 조심해서 업는 법을 모르고, 등에 업힌 아기는 너무 어려 아직 팔다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것 같다. 마음이 아프다.

숙소에 들어와 샤워를 마치고 이불 속에 들어왔는데 따뜻하지가 않다. 전기 매트가 켜진 것을 확인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온기를 못 느끼겠다. 방에 전화가 없어 직원을 부르려면 1층까지 내려가야 하는데, 추워서 이불 밖을 나가기가 싫다. 할 수 없이 가지고 다니는 전기 매트를 꺼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베트남, 라오스 여행 8: 베트남 북부 소수민족 최대의 시장 '박하 시장'

여행을 시작할 때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과 이전에 쓰던 휴대폰을 들고왔다. 이전 휴대폰은 내비게이터로 사용하려고 하였다. 현재 휴대폰은 baro 로밍을 하고, 이전 휴대폰은 심카드를 이용하여 데이터 통신을 하려했다. E심 카드 한장, 유심 카드 2장 해서 모두 36.000원 정도 지출했는데, 막상 이곳에 와서 해보려 했으나 핸드폰이 구형이라 모두 안된다. 쓸데없이 돈만 날렸다. 시파 시내에 휴대폰 판매소에 가니 만원에 20일 짜리 심카드를 판다. 덕분에 값싸고 쉽게 데이터 통신 문제가 해결되었다.

오늘은 '박하 일요 시장'으로 간다. 박하 시창은 이곳 사파에서 동쪽으로 차로 3시간 정도의 거리인데, 매주 일요일에 서는 장이다. 베트남 북부 소수민족들에게는 제일 큰 시장으로서, 사방 몇시간 거리에서도 여러 소수민족이 장을 보러 이곳으로 온다고 한다. 십여년전부터 이곳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베트남 북부를 대표하는 명소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오늘은 박하시장을 보고 하장으로 가려하는데, 버스가 제대로 있을지 모르겠다. 박하는 사파와 하장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 잘못하면 다시 시파로 돌아와 하장행 버스를 타야할지 모르겠다.

평소 집에서는 10시가 넘어서야 일어나지만 여행을 오면 바쁘다. 4시반에 밀어나 준비를 한 후 6시에 숙소를 나섰다. 이직 날이 깜깜하다. 차가 출발하는 호텔까지는 심한 내리막길인데다 경사가 심한 돌계단도 있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가로등이 켜져 있다.

7시 반경 투어객들을 실은 밴이 출발했다. 박하까지는 2시간 반이 걸린다. 차는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간다. 한시간쯤 되어 라오카이 주의 주도인 라오카이 시를 통과한다. 시골 마을인줄 알았는데 상당히 큰 도시이다. 건물과 도로, 교량 등도 잘 정비되고 있다. 라오카이는 해발 100미터 정도인 것으로 나온다. 사파에서 1,400미터나 내려온 것이다. 베트남도 나날이 발전하는 것 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더니 잠이 쏟아진다. 졸다 깨다 하는 사이에 박하 시장에 도착했다. 박하는 해발 천 미터,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박하시장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조금 큰 오일장 정도의 크기였다. 언뜻 보면 우리나라 5일장이라 해도 믿을 정도의 익숙한 분위기의 시장이다. 시장 한 쪽에 있는 먹거리 골목에는 돼지머리, 돼지내장 등 온갖 먹거리가 마치 무리나라 전통시장과 같이 진열되어 있어 우리나라 전통시장에 온 기분이다.

품목은 각종 채소에 공산품, 과일, 의류 등 다양하다. 여긴 대형 마트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주로 대형 마트에서 구입하는 품목도 이곳에서는 모두 거래된다. 다양한 소수민족 사람들이 물건을 팔러, 그리고 장을 보러 오기 때문에 사람들의 의상도 다양하다. 채소 등 농산물은 대부분 내가 모르는 것이다. 푸른 대추인 것 같은 과일이 있길래 한번 맛을 보니, 아주 시고, 식감은 사과와 비슷하다.

여러 소수민족이 사는 곳이리 의상도 다양하다. 남자 옷은 특별한 게 없고, 여자 의상은 종족마다 다르지만 아주 화려하다. 소수민족도 종족에 따라 체형과 얼굴이 많이 다른 것 같다. 땅땅한 체구에 키가 작고 조금 안짱 다리인데다 얼굴이 펑퍼짐한 민족이 있는가 하면, 팔 다리가 길고 늘씬하며 얼굴이 작고 예쁜 민족도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과 아주 비슷하게 생겼는데, 갸름한 얼굴의 미인형 종족도 있다.

어제 찾았던 시장도 그렇고 오늘 시장도 마찬가지로 칼을 파는 사람들이 많다. 가게나 노점상들이 수많은 다양한 모습과 크기의 칼을 늘어놓고 판다. 어떤 곳에서는 칼집에 든 장검까지 팔기도 한다. 과일을 깎아 먹으려고 제일 작은 과도를 하나 샀다. 칼날이 초승달처럼 휘어진 멋있게 생긴 칼이다.

한 곳에 가니 대여섯 명의 노인이 나란히 걸터 앉아 큰 생수병과 플라스틱 통을 나란히 세워두고 있다. 꼭 우리나라 약수터 풍경이다. 얼핏 술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술이라 하긴 용기가 너무 크다. 제일 작은 것이 2리터 생수병으로 숫자는 얼마 되지 않고 대부분 큰 플라스틱 통이다. 내가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 보고 있자, 사라고 하면서 한잔 따라준다. 옥수수 증류주로서 고량주 비슷한 향이 나며, 도수는 40도가 넘어보인다. 양이 너무 많다고 난색을 보이자 500cc 생수병을 하나 꺼내 따라준다. 2만동(1,100)이다. 사과 다섯개 또 2만 동을 주고 샀다.

다시 사파로 돌아간다. 여기서 하장으로 가는 교통편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로컬 버스가 있으나 관광객이 타기는 거의 불기능하다는 것이다. 몇사람한테 물어 보았으나 모두 같은 대답이다. 다시 밴에 올랐다.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가이드가 내리라 한다. 현지 주민 생활 탐방이다. 소수민족의 실제 생활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가축은 돼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풀어놓는다. , , 오리가 이쪽저쪽 뛰어다니며 놀고 있다. 이곳의 오리와 닭은 우리와 달리 색이 훨씬 화려하다. 조그만 돼지 새끼 세마리가 신나게 뛰어다니다 우리를 보고는 황급히 어미가 있는 우리로 도망쳐 들어간다.

한 노인이 우리를 부엌으로 안내한다. 그곳에서는 옥수수 술을 고고있다. 조금전에 내가 산 술과 같은 것이다. 큰 가마솥에 옥수수를 찌면서 숱 옆에 5리터 플라스틱 통을 받혀 술방울을 받고 있다. 시음해 보라며 한잔 주길래 마셔보니 따뜻한 술이 도수가 약하다. 이것을 식혀 다시 가공하여 도수를 올린다고 한다.

라오까이 시에 들어와 또 차를 세우는데, 앞에 있는 작은 천을 건너 한자가 쓰인 웅장한 건물이 보인다. 그 건물은 바로 중국의 하구(河口) 국경사무소였다. 앞에 있는 좁은 천이 바로 베트남 중국 국경이었다. 이쪽엔 베트남 국경사무소가 마찬가지로 웅장하게 서있다. 라오끼이는 바로 국경도시였다.

사파 버스 터미날로 오니 하장행 버스는 7시반에 출발한단다. 3시간이나 남았다. 내가 탈 슬리핑 버스는 일반 버스로 한 열이 3좌석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올 때 버스에 비해서는 좌석의 폭이 상당히 좁다. 버스에 짐을 실어두고는 식사부터 하였다. 쌀국수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래도 아직 2시간 반이 남았다. 휴대폰으로 이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래도 한시간이나 남았다.

버스를 타고 자리에 누웠다. 폭이 너무 좁다. 그리고 다리를 완전히 뻗을 수도 없다.뜨끈뜨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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