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마주친 100개의 인생(딴지일보연재물 등)29 죄와 벌 소설 『죄와 벌』/이민우(후회로 가득한 인생을 바꿀 수 있는가) 타락한 도시, 페테르부르크 시민혁명의 수호자였으나 끝내는 배신자가 된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황제가 되었다. 그리고 곧 유럽의 황제가 되고자 했다.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침공했으나 패배했다. 러시아는 유럽의 강대국이 되었고, 이는 곧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 ‘표트르 대제’가 건설한 러시아 최고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이러한 경제발전의 직접적 수혜자였다. 물론 돈이 흐르는 곳에 반드시 불청객이 따라붙는다는 사실은 이 도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퇴폐, 범죄, 빈부격차 등이 그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우리 딸애가 처음으로 황색 감찰(제정 러시아의 창녀 영업 허가증)을 받고 나갔을 때, 그때 나도 밖으로 나갔답니다......”」 원하는 여성.. 2023. 3. 26. 데미안 소설 『데미안』/이민우 두 개의 세계 개나 고양이에게는 두 개의 세계가 존재한다. 하나는 길들여진 애완동물로 살아가는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본성대로 살아갈 야생의 세계이다. 애완동물의 삶은 안락하고 밝은 세계이다. 이 세계에 속한 동물은 다른 짐승들의 위협과 더위, 추위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받는다. 또한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굶주림과 싸워야 하는 대신, 맛난 사료를 건네주는 주인의 따뜻한 손길이 있다. 단지 본성을 잊고 인간에게 배를 까고 목덜미를 맡기면 되는 것이다. 인간이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다. 만약 누군가 인간으로 존재한다면, 그가 속한 사회는 그에게 두 개의 세계를 제시한다. 빛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 빛의 세계는 허락된 세계이며, 어둠의 세계는 금지된 세계이다. 일부 호기심 많은 인간들은.. 2023. 3. 26. 소설 달과 6펜스 2 소설 달과 6펜스 2 원하는 바가 서로 달랐던 스트릭랜드와 블란치 오른쪽이 스트릭랜드 「“여자는 말이오. 자기에게 해를 입힌 사람은 용서하지. 하지만 자기를 위해 희생한 사람은 용서하지 못해.”」 상종하고 싶지 않은, 구역질 나는 존재였지만 스트릭랜드의 입에서 나온 말에 나는 모든 것이 이해되는 느낌이었다. 블란치는 로마 왕족 집안의 가정교사였다. 그 집 아들이 블란치를 유혹했고, 블란치는 임신했으나 버림받았다. 그때 스트로브가 나타나 그녀에게 헌신을 베풀었고 둘은 결혼을 한 것이다. 이것이 블란치가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남자, 스트로브의 아내가 된 사연이었다. 거리로 내쫓긴 미혼모의 처지 때문에 스트로브를 선택한 그녀였다. 스트로브의 사랑이 그녀에겐 모욕이었고 그녀의 쾌활함은 절망에서 오는 쾌활함이었.. 2023. 3. 22. 소설 달과 6펜스 소설 『달과 6펜스』 둘 다 가질 수는 없다 밤길을 걷고 있는 당신 앞에 아름다운 것, 은빛으로 반짝이는 동그란 것 두 개가 나타난다. 하나는 하늘에 뜬 달이고 또 하나는 발밑에 떨어져 있는 6펜스짜리 은화이다. 당신이 진심으로 바라본다면 어느 것도 가질 수 있다 해보자. 그러나 하늘과 땅을 동시에 볼 순 없다. 당신이 ‘달을 동경하기에 바빠 발밑에 떨어진 6펜스를 보지 못’ 한다면 은화를 얻을 수는 없다. 둘 다 가질 수는 없다. 하늘을 볼 것인가, 땅을 볼 것인가.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부터 내가 들려줄 이야기. 내가 직접 경험했던 이야기. 구역질과 찬사를 함께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이자 관능적이며 동시에 비극적이기도 한 이 이야기가 당신의 선택을 도와줄 것이다. 오늘 하루도 ‘존재하지도 않는 신전을 .. 2023. 3. 22.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