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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마주친 100개의 인생(딴지일보연재물 등)29

일본이 선진국이었던 이유2 (2/2) 일본이 선진국이었던 이유2 (2/2) 4. 그 밖의 일본 민주주의의 모양 ; 삼권분립·언론·선거 일본은 최고권자에 대한 탄핵 제도가 없다.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대통령제의 경우, 국민들은 선거결과를 인정하고 대통령은 주어진 절대 기간 동안 강한 권한과 동시에 책임이 따른다. 책임정치의 대표적인 장치가 탄핵이다. 주어진 절대 기간 동안에 대통령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하면 탄핵을 통해 물러나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천황도, 총리도 탄핵될 수 없다. 헌법재판관에게만 탄핵제도가 적용된다. 총리가 스스로 물러날 수는 있어도 국민들을 대표하는 의회에 의해 총리를 물러나게 만들 수 있는 별도의 장치가 민주주의 시스템 안에 구축되어 있지 않다. 민주주의의 기본원리 중 하나는 삼권분립이다. 그런데 총.. 2023. 3. 4.
하얼빈(김훈) 하얼빈 /임권산 도장 찍어 넘긴 ‘유자의 나라’ 놀라워하지 말고 부끄러워해야 한다. 아직 수치와 굴욕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인간성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하늘을 보지 말고 땅을 보고 살아야 한다. 5000년을 유지한 독립국가이자 인구 2,000만(당시 콩고, 르완다 등을 식민지로 갖고 있던 벨기에 제국의 인구가 700만이었다)의 나라가 세계사에서 사라지는 데 총성 한 방 울리지 않았다. 「도장을 찍어서 한 나라의 통치권을 스스로 넘긴다는 것은 보도 듣도 못한 일이었으나, 조선의 대신들은 국권을 포기하는 문서에 직함을 쓰고 도장을 찍었다.」 한일 병탄 조약 당시 전권위임장. 관례와는 다르게 순종의 이름(坧)이 서명에 들어갔다. 그러나 坧은 순종의 친필이 아니다. 한마디로 날조라는 말. 1905년 제2.. 2023. 3. 4.
노인과 바다2 노인과 바다2/임관산 노인은 마코상어에게 물어뜯긴 고기의 살점을 잘라 질겅질겅 씹었다. 이번에는 두 마리의 갈라노(얼룩덜룩한 상어)였다. 노인은 덤비라고 외쳤다. 그리고 두 손의 통증도 아랑곳하지 않으려 칼을 잡아맨 노를 움켜쥐고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상어들을 노려보았다. 「골과 척추가 연결된 갈색 머리통과 등 위의 선이 뚜렷이 나타났다. 노인은 그곳을 향해 노에 매어 놓은 칼을 푹 찌르고 난 뒤 뽑아서 이번에는 고양이 눈깔 같은 누런 눈알을 향해 다시 한번 더 내리 찔렀다. 상어는 고기에게서 미끄러지듯 떨어져 나가며 죽으면서도 물어뜯은 살 조각을 삼키고 있었다.」 인생이 원래 그렇다. 힘든 일을 끝내고 나면 휴식이 아닌 더 힘든 일이 찾아오는 것이 인생이다. 청새치의 복수인 듯했다. 청새치가 넓고 깊게 .. 2023. 3. 4.
노인과 바다 노인과 바다/임관산 패배를 배워야 먹고 사는 세상 오늘도, 사는 게 참 힘들다. ‘일가족 자살’이라는 이 상상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단어가 미디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할 정도로 먹고살기 힘든 사회다. 직장인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11년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그중에서도 800만 명, 40% 정도는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이다. 결국은 자의로 타의로 자영업의 길에 뛰어들게 마련이다. 우리 사회 자영업자들의 1년 생존율은 60%가 조금 넘는다. 5년 생존율은 30% 정도이다. 말이 좋아 생존이지 수익을 낸다는 말이 아니다. 보증금을 까먹으며 아둥바둥 버티는 것이다. 보증금마저 다 떨어지면 빚으로 버틴다. 버티고 버티다 마지막으로 전화기 한 대 남았을 때, 그때 폐업하는 것이다. 흔히들 정글을 지배.. 2023.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