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노을54 고독 고독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혼자다. 태어날 때부터 고독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외로움에 절절하게 몸부림치면서 인생의 참된 의미를 반추할 때도 있다. 그 지독한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사회를 만들고 관계를 만드는가 하면 그 속에 문화를 넣고 도덕과 규칙을 세우고 사회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인간이 과연 사회를 떠나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여러 가지로 실험되고 시도된 바 있지만 제대로 된 결과는 도출해내지는 못하고 있다. 교육을 받지 않고 완전한 자연의 상태로 인간이 본래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그 본질에 접근할 수는 있을까. 단독자라는 의미가 있고 독행도라는 것을 추구한 인물도 있긴 하다. 잠깐씩 그런 생각을 해본다. 독방에 갇혀 있으면서 인간이 사색할 수.. 2023. 2. 3. 치자떡 치자떡 추석을 앞둔 얼마 전 축구를 하다 상대편과 부딪치는 바람에 발목 부위를 다쳤다. 간단한 구급약으로 치료를 하고 얼음물로 냉찜질을 한 다음 파스를 붙였다. 집으로와서는 맨소래담이라는 소염진통제로 문지른후 압박붕대로 싸맸다. 그런 상태로 이틀 여가 지나 바로 추석연휴가 이어졌다. 시골로 내려가서 한의원에 전화를 해보니 쉬는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어머니가 생각해낸 요법이 치자떡이었다. “얘야 치자떡을 해서 한 번 붙여보자!”하는 것이었다. 금시초문이었다. 치자떡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효험이 있는지 몰랐다. 일단 물을 끓였고 그것에 치자 열매를 으깨어 넣고 밀가루에 반죽했다. 처음에는 밀가루가 없어 찹쌀가루로 반죽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치자떡은 예쁜 노란색을 띠고 있었다. 그것을 랩으.. 2023. 2. 3. 정든 직장을 떠나며 정든 직장을 떠나며 나는 ○○직장생활 33년을 마감하고 명예로운 퇴직을 하게 되었다. 청운의 푸른 꿈은 안고 20대의 그 젊은 혈기로 ○○에 처음 입사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자리를 비켜줘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어떤 때는 지겹기도 하고, 어떤 때는 포근한 집과도 같은 사무실이었는데 막상 마지막으로 책상 정리를 하고 짐을 꾸리면서 허한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떠나는 것이 홀가분하고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나는 듯한 자유를 느낄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막상 나의 일로 부닥쳐보니 황망하기 이를 데 없었다. 특히 경제사업·지도 분야 업무를 맡아 같이 일한 직원들에게 정말 고맙고 미안하기만 하다. 주어진 인원과 예산으로 우리는 정말 열심히 많은 일을 했다고 자부하고 있고, 이는 우리 농업인들을, 그.. 2023. 2. 1. 천국으로 간 친구 천국으로 간 친구 2008년 8월 8일 아침 4시, 간암으로 투병하던 사랑하는 친구 Y군이 먼저 저세상으로 갔다. 8월 10일 7시 30분 발인이 있었고 벽제화장장에서 절차를 마친 후 호법 인근의 봉안당에 안치되었다. 남은 유족으로는 중3인 아들과 아내가 있었다. 공수래공수거라고했던가. 결국은 다람쥐쳇바퀴처럼 단조롭기그지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지만, 이렇게 허무하고 무심하게 삶에서 이탈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인생이 무상하다고들 하지만 친구를 하루 아침에 잃고 충격과 슬픔에 찬 날들을 보냈다. 산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했고, 또한 항상 이별과 죽음이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 함께 하고 있다는 진리를 깨우치게 했다. 마음이 쓰라리고 아팠다. 그리고 산다는 것은 단지 자기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함.. 2023. 2. 1.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