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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향을 향한 여정

고객에게 물어라

by 자한형 2023.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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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물어라

 

아주 오래전 얘기다. 가전제품이 처음 나오고 생산되던 때이니 만큼 무척이나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질 것이다. 미국의 유명 가전회사 GE라는 회사에서 냉장고를 출시했다. 그리고 그것을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고 이제는 아시아시장을 뚫어야 한다는 판단아래 일본으로 가지고 와서 팔게 되었다. 처음 접해 보는 가전제품이다 보니 한동안 신나게 팔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매출이 줄기 시작하더니 고객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자 그것을 팔려고 하던 지사장은 온 동네방네를 수소문하고 다녔다. 그래도 그 원인을 찾지 못하자 한 지인이 도쿄대학의 마케팅 교수를 찾아가 보라고 했다. 그분을 찾아가 자문(諮問)을 구하자. 그 대학교수가 하는 말이 한 달 후에 거액의 자문료를 갖고 와서 제대로 자문을 받으라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그는 그 교수를 소개해 준 지인에게 가서 다시 물어보았다. 자초지종(自初至終)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 지인은 그 교수가 시키는 대로 자문료를 그대로 지불하고 교수의 말대로 절대복종(絶對服從)하고 실행하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한 달이 지나고 나서 거액의 자문료를 들고 가서 자문을 받았다. 무슨 비방이 나올까 하고 잔뜩 기대를 하고 갔다. 그러자 그 교수가 내놓은 비법은 정문일침(頂門一鍼) 같은 단 한마디였다. 그것이 바로 고객에게 물어라라는것이었다. 촌철살인(寸鐵殺人) 같은 해법이기도 했다. 지사장은 거금을 들여서 받은 자문이고 보니 그대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객(顧客)에게 왜 그 제품을 사지 않게 되었는지를 설문하게 되었다. 그렇게 설문을 하다 보니 냉장고의 치명적인 결함을 알게 된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분인데 냉장고가 자체적으로 지니고 있었던 소음이 가장 큰 불만이었던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벽이 두껍고 부엌이 방들과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소음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집안의 벽이 얇은 다다미로 되어 있는 일본에서는 냉장고 소음이 집안 전체의 제일 큰 불편요인으로 작용되었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었다. 그것은 곧 연구개발 부서로 보고되었고 다음에 생산된 냉장고는 소음이 적어진 냉장고를 일본에 공급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문의 중요성 내지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법의 하나를 현실감 있게 보여준 예()가 아닐까 싶다. 이로 인해서 GE는 세계화라는 것이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우치게 되었다는 후문도 들렸다. 냉장고에 관한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수십 년이 경과했다. 그리고 똑같은 회사에서 이번에는 냉장고가 아닌 식기세척기를 공급하게 되었다. 한참 신나게 매출이 오르고 잘 나갔다고 한다. 그러던 중에 또다시 매출액이 정체상황(停滯狀況)을 빚었고 결국에는 거의 판매가 되지 않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러자 지사장은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을 하러 다녔다. 그러자 누군가 도쿄대학의 모 마케팅 담당교수를 알려주었다. 지사장이 찾아가 만난 대학교수는 지난번처럼 엄청난 자문료를 갖고 다시 찾아오라고 한 것이다. 그는 고민에 휩싸였다. 그러다 결국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어 거금의 자문료를 가자고 가서 자문을 받았다. 거액의 자문료를 받아 챙긴 대학교수의 자문내용은 전번처럼 똑같이 단 한마디였다고 한다. “고객에게 물어라참으로 간명한 해결책이고 해답이 아닐 수 없었다. 이건 아마도 마케팅 담당교수가 그렇게 거금을 요구하게 된 것은 자신의 답에 확신이 있었던 부분도 있었을 것이고 또 다른 부분은 그 회사가 자신의 해답을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는 부분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그렇게 거금을 받은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되기도 했다. 확실한 실행을 담보하고 그것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위한 방편이 아니었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은 곧 고객 설문을 실시하고 백방으로 조사를 하게 되었다. 그러자 식기세척기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문제점 두 가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첫째는 미국은 대부분의 식기가 접시인데 반해 일본의 경우에는 공기류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 식기세척기의 모양자체가 공기를 효과적으로 세척할 수 있는 형태로 변형되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공기에 밥알이 눌러 붙어있는 채로 세척이 종료되어 다시 또다시 설거지를 해야 하는 이중고(二重苦)를 겪게 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와 같은 부분이 발견되자 곧 연구팀으로 보고가 되고 일본으로 수출되는 식기세척기는 이러한 부분에서 문제가 없는 것이 개발되어 공급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접시를 세척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의 회전이 필요하게 되었고 정교하게 세척하는 작동원리가 적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하여 미국은 세계시장에 가전제품을 공급하면서 세계화된 제품을 생산하게 된 밑거름이 되고 초석으로 삼았다. 고객에게 물어라 는 것은 만고불변(萬古不變)의 마케팅에 있어서의 철칙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잭웰치 GE 회장은 우리보다 훨씬 문제점에 대해 잘 알고 있고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고객들)을 지난 8090년 동안 무시해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라고 말했다. 기업이든 조직이든 정부든 모든 것의 문제해결의 시발 또는 근원은 국민 또는 고객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를 통해서 원하는 바 불만사항, 기타 등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고객에게 물어라 는 것을 명심한다면 엉뚱하게 해결책을 찾아 헤매는 우는 범하지 않을 것이다. 요즘에는 고객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을 넘어서 고객감동을 실천하는 마케팅까지 등장하고 고객의 감성까지를 만족시키는 정도로까지 도약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어느 중년여성고객이 홈쇼핑으로 어머니를 위해 운동화를 하나 주문했다. 그것을 받아서 어머니께 가져다주려고 어머니 집을 방문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다. 그래서 장례식을 치르고 해당 회사에 전화를 해서 반품을 하겠다고 사정설명을 하였다. 그러자 상심에 빠진 고객을 위해 자포스라는 신발회사에서는 그렇게 편익을 제공했다. 본래 반품에 소요되는 택배 비용은 고객의 부담으로 되어 있는데 이렇게 불가피한 사정이 생겼으니 반품에 소요되는 비용은 모두 회사에서 부담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조문용 꽃이 배달되어왔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신발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행복을 파는 회사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훌륭한 회사가 불가피하게 시장에 나오게 되자 아마존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으로 이 회사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참으로 고객을 감동시킬 만하지 않는가. 다음 얘기는 노드스트롬의 백화점이야기를 덧붙이려고 한다. 어느 중년부인이 백화점에 타이어를 반품하러 왔다. 백화점점원은 두말없이 타이어를 반품해 주었고 그 고객은 타이어 값을 받아서 갔다는 것이다. 사실 그 타이어는 그 백화점에서 판매한 타이어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반품처리를 해주었다는 것이다. 요즘 통용되는 선진 마케팅의 일례이다. 고객감동을 위해서라면 그렇게 모토를 정하고 있다고 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도록 모든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종업원에게 권한 일체를 위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을 위해 최선이라는 방향으로 결정하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엄청난 변화를 실감해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같았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이고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이 아닐까 여겨질 뿐이다. 요즘은 고객이 왕인 시대이다. 고객을 위한 조직의 눈물겨운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까지 고객에게 일단 물어보는 것이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며 핵심적인 처방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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