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향기 / 마포나루
탱고’(Tango)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생긴 즉흥 사교춤. 브라질에 삼바가 있다면 아르헨티나에는 탱고가 있다. 가슴과 가슴을 맞대고 서로 안은 채 추는 춤으로 ‘음악에 대한 해석’이 ‘안무의 핵심’이기도 하다. 즉 음악이 춤에 결정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춤추다가 'Thank You'라고 말하면 그만 추자는 뜻. 전문 탱고 무용수가 한 여성과 춤을 추었는데 그 여성이 너무나 환상적으로 호흡(?)이 잘 맞는 춤을 한 곡 추고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자 춤을 멈추고 여성을 좌석까지 안내해 주었다고도 한다. 그리고 20~30대 젊은 층이 좋아하는 ‘살사’(Salsa, 아프리카계 쿠바 음악)나 ‘스윙’보다는 즐기는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춤의 무덤'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그만큼 매력적인 춤이고 ‘춤이 갖고 있는 매력의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탱고에는 타악기가 없다는 특징도 있다. 탱고 음악의 매력이자 비밀... 그래서 같은 음악에 춤을 추더라도 본인의 기분이나 파트너와의 교감에 따라 전혀 다르게 연출된다. 인기 탱고 가수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카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 흔히 ‘여인의 향기’라는 이름의 'Por Una Cabeza'를 작곡한 인물이다. 오늘의 이야기는 탱고의 매력을 담은 영화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man, 1992).
가장 대표적인 영화 속 명 대사...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예요". "If you make a mistake, if you get all tangled up, you just tango on." 1974년작 동명의 이탈리아 영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알 파치노’가 주인공 ‘슬레이드’ 중령으로 출연해 시각장애인으로 열연하여 65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 ‘지오바니 아르피노’의 원작 소설 ‘어둠과 꿀’을 바탕으로 영화는 만들어진다.
이야기 하나... ‘찰리’(크리스 오도넬)는 가난한 가정 출신이지만 명문 사립고의 장학생. 부잣집 자제들은 추수감사절 연휴에 스키여행을 가지만 ‘찰리’는 집으로 갈 차비를 벌기 위해 구인 게시판을 찾는다. 주말에 시각장애인 노인을 돌보는 알바. 그 노인은 퇴역한 중령 ‘슬레이드’(알 파치노). 하지만 그날 ‘찰리’는 교장선생의 차량에 밀가루를 뿌린 사건에 휘말리면서 곤란한 상황(목격자)에 처한다. 슬레이드는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비밀스러운 여행을 가는데 납치 (?) 수준으로 ‘찰리’를 비행기 1등석 태우고는 뉴욕으로 떠난다.
이야기 둘... 뉴욕의 최고급 호텔. 슬레이드는 찰리에게 특별한 인생을 경험시켜준다. 변두리에 살고 있는 형을 찾아가게 되는데... 좌충우돌 험악한 인생. 왜 시각장애인이 되었는지 알게 된다. 촉망받는 군인이었지만 수류탄 폭발사고로 실명을 했고 전역했다는 사실. 그런데 그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향기로 여자의 모든 것을 알아내는 초인적인 능력’. ‘찰리’의 고민을 듣고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 간다. 레스토랑에 간 ‘슬레이드’는 처음 만난 ‘도나’(가브리엘 앤워)라는 여인과 짧은 대화를 하고는 탱고를 춘다. 바로 여기서 들려오는 탱고 음악.
이야기 셋... 살아갈 의미를 잃어버린 무기력한 슬레이드... ‘찰리’는 그가 ‘페라리’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는 페라리 판매점에 찾아가서 시승의 기회를 갖게 된다. 브루클린 시내에서 광란의 질주를 하는 두 사람은 아버지와 아들 행사를 하며 능청스러운 연기로 위기를 넘긴다. 호텔로 돌아온 두 사람. 그런데 슬레이드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려는 마지막 여행이었던 것. 그러자 ‘슬레이드’를 설득한다. ‘당신은 누구보다도 탱고를 잘 추고 누구보다도 페라리를 잘 운전합니다’라고...
이야기 넷... 학교 징계위원회(공청회)에 회부된 ‘찰리’. 그러나 찰리의 부모(계부) 대신 ‘슬레이드’가 보호자라며 나타난다. 같이 목격했던 친구는 ‘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찰리’는 끝까지 의리를 지키며 입을 다문다. 교장은 찰리를 퇴학시키겠다고 하는데... 이때 발끈 한 슬레이드는 ”동료를 팔아넘기면 상을 주고, 의리를 지키면 벌을 주는 것은 무슨 쓰레기 같은 법칙인가. 동료를 위해 용감하게 희생할 수 있는 것이 리더의 자질이고 이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가치 아닌가~”라고 발언하자 참석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영화의 삽입곡 ‘Por Una Cabeza’가 이 영화를 통해 탱고의 대표 음악으로 떠오르는데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편곡해 더 유명해졌다. ‘알 파치노‘... 시각장애인으로 다양한 감정 표현에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초점 없이 상대방을 바라보는 명품 연기가 기억난다 .
그리고 극 중에 나왔던 ’향기로 여성을 알아본다‘는 장황하지만 멋있었던 대사... “여자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여인의 머릿결 속에 코를 파묻은 채 영원히 잠들고 싶었던 적은 없을까. 입술... 네 입술과 맞닿는 순간, 마치 생애 처음으로 포도주를 맛보는 것 같은 황홀함을 느끼게 될 거야. 다리... 그리스 건축물의 기둥인지 중고 피아노인지는 상관없네. 그 사이엔 천국으로 가는 여권(?)이 있거든”
비하인드 스토리... ’찰리‘역 오디션에서 낙방한 배우가 ’디캐프리오‘. ’알파치노가 맡은 ‘슬레이드’역의 1순위 후보는 ‘잭 니컬슨’. 그러나 ‘어 퓨 굿 맨’과 일정이 겹쳐 출연 불발. 그래서 ‘해리슨 포드’와 ‘더스틴 호프먼’에게도 제안이 들어갔으나 결국 ‘알 파치노’로 낙점. 유명한 탱고 곡을 3곡 꼽으라면 이 영화에 나오는 'Por Una Cabeza'로 “사랑해요 LG~ ”의 멜로디로도 유명. 다음으로는 'Liber tango'... 요요마의 연주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전설의 탱고 곡 ‘라쿰파르시타’(La Cumparsita)는 우루과이 탱고 곡으로 ’가장행렬‘이라는 뜻이다.
'외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1(1/2) (0) | 2023.03.03 |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 | 2023.03.03 |
쇼생크 탈출 (0) | 2023.03.03 |
냉정과 열정사이 (0) | 2023.03.03 |
태양은 가득히 (0) | 2023.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