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채
주인공 앤드류 맨슨은 수련의(修鍊醫) 과정을 마치고 남 웨일스 블라넬리광산촌에 부임을 한다. 부풀은 이상(理想)과 희망(希望)을 안고 의사로서의 첫출발을 하게 된다. 원장의 조수로 부임하는데 실상을 보니 원장은 뇌졸중(腦卒中)이 와서 거의 운신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었다. 온화하지만 무능한 의사 브롬웰과 독설가지만 유능하고 환자를 사랑하는 의사 데니를 만나게 된다. 광산촌에 장티푸스가 돌고 보건소장 그리프스에게 알리지만 부패한 소장은 맨슨의 이야기를 모른척하고 데니는 장티푸스의 원인이 오염된 하수도라고 말을 하고 데니와 함께 밤에 하수구를 폭파(爆破)시킨다. 그렇게 해서 하수구는 새롭게 만들어지게 된다. 그는 광산의 열악한 환경이 폐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적으로 연구하는 등 의사로서의 본분에 충실한 삶을 영위하게 되고 박사학위도 받게 된다. 여기서 광산 노조원 몇 명과 생체실험 반대자들에 의해 곤경에 빠지기도 한다. 광산촌에서 자신의 과학적인 치료와 열정으로 드디어 인정받을 때에 그는 크리스틴이란 젊은 여교사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좀 더 나은 직장을 찾아간다. 처음 있던 곳보다 훨씬 환경이 좋고 여러 가지 여건이 나아진 곳이었다. 그렇지만 가는 곳마다 그의 이상을 펼치기에는 역부족(力不足)이었다. 주의사는 환자들을 돌보는 대신 월급의 일정부분을 강탈해 가는 파렴치한(破廉恥漢)이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변화와 개혁을 시도해 보지만 무위(無爲)로 끝나고 만다. 그의 아내도 임신을 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집 계단을 내려오는 중에 나무받침이 빠져버리는 바람에 낙상(落傷)을 하게 되고 아이까지 잃게 된다. 그리고 다시는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이 되게 된다. 결국 그는 런던에서 새로운 모험을 위해 개업을 한다. 전 재산을 털어 개업을 했다. 그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은 파리만 날리고 결국 그는 옛친구인 햄프턴을 만나고 런던의 사교계에 입성을 한다. 경제적으로는 점점 나아졌지만 그렇게 그가 경멸하던 사람들과 같이 변해가게 된다. 그걸 안타깝게 바라보던 아내 크리스틴은 맨슨을 과거로 돌려놓으려 하지만 오히려 두 사람은 서로간의 의견충돌로 인해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주인공은 속물화(俗物化)되고 부유층 고객에 눈을 돌리게 되고 그것에만 빠져들게 된다. 나중에 맨슨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정말 엄청난 희생(犧牲)을 한 후였다. 주인공 맨슨을 통해 이상을 가진 젊은이들이 현실과 타협하고 점점 속물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고 그것이 소설속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아 더욱 씁쓸해졌다. 처음 생활했던 곳의 치과의사였던 친구의 딸이 폐쪽에 문제가 있어 런던의 병원에 입원을 시켜 친구의사에게 치료를 부탁한다. 그런데 치료의 성과가 없자 그는 요양원에 있는 친구에게 치료를 부탁하게 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대로 된 자격을 갖춘 의사가 아니었음에도 폐기흉의 치료를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주인공은 의료사고에 관련된 소송에 계류(繫留)되기도 한다. 그를 고소한 이는 전직 간호사의 고발이었다. 의료위원회로부터 의사 자격을 박탈(剝奪)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기도 한다. 다행히 의사 자격을 박탈당하지는 않지만 곤혹스러운 일을 당하게 된다. 그 와중에 선량한 세탁소 주인의 복부종양을 제거하던 수술을 하던 친구의 과오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맨슨은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고 원래의 본래모습 의사로서의 본분에 충실한 의사로 되돌아가기로 결심을 하게 된다. 런던 병원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차에 아내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앤드류는 아내의 죽음이 자신의 맹목적인 어리석음에 대한 징벌이라고 자책하며 술독에 빠져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한없는 슬픔에 빠져 있던 주인공은 친구들과 함께 진정한 의미의 의술을 펼치는 의료사업을 하기로 다짐하면서 산들바람이 부는 언덕에 있는 아내의 무덤을 찾는다. 제목이 의미하는 성채가 무엇인지 원문을 찾아보니 말 그대로 성벽을 의미하였다. 다른 뜻 인줄 알았는데. 해설을 보니 작가가 말하는 성채는 인간의 이상 또는 완전한 의술을 말한다고 한다. A.J 크로닌은 의사출신의 영국작가이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이상과 현실 물질과 인간 사이를 오가는 의사의 고뇌와 방황이 세밀한 필치(筆致)로 묘사되고 있다. 성채는 인간이 의사로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부분에 대하여 신랄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코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의사란 어떤 것인가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게 하였고 이는 곧 인간이 어떻게 삶을 살아야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주었다. 오늘날 의사들은 정말 각광받는 직업으로 사회적으로도 존경을 받는 지도층으로 화해져 있다. 의료사고도 종종 발생되기도 하고 의약과의 경쟁관계도 복잡한 갈등양상을 빚기도 한다. 의료보험이 실시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여러 가지 사회적 제문제도 심각한 양상을 띄기도 한다. 초연금과 관련한 공약의 불이행 등으로 인해 보건복지부의 수장이 물러나는 일이 발생되기도 했다. 과연 제대로된 의사의 길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것이 성채가 아닌가 한다. 우리의 고전으로 되어져 있는 것이 동의보감이라는 것을 쓴 허준이라는 의사가 있었고 사상의학을 갈파한 이제마라는 명의도 있었다. 인간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참된 의사가 그리워지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의사라는 것이 어쩌면 성스러운 직업일 수도 있고 엄청난 윤리적 기준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도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기술적이고 고도의 정밀성을 요하는 부분도 있는 만큼 철저하게 인간에 대한 사랑과 환자에 대한 헌신을 가지고 생명의 존귀함을 지켜내고 회복시키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의사의 본분일 것이다. 이 성채를 통해서 의사로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 것과 더불어 인간이 가져야 하는 본성에 대한 것을 다시한번 되돌아보게 만든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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