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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의 향기 (5권)

80년을 보내며

by 자한형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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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을 보내며

 

1980120일 경에 중학교 동창 동엽이가 군대에 입대했다. 7910.26사태이후 조짐을 보이던 학생회 부활과 정치활동의 활성화는 일어나다 꺼져버리고 물거품처럼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작년 11월의 통일주체국민회의 선거에 반대한 명동사건도 매사처럼 유야무야되고 흐지부지 되는 듯 했는데 위정자들의 힘에 눌려 재판으로 넘어가 버렸다. 새로운 각광을 받고 대두된 3김씨도 모두 정치활동이 정지되었다. 80년초 광주사태는 아주 혼란된 정국을 전개시켰다. 5.17일 선포된 대학 휴교령과 아울러 비상조치가 선포되었다. 5.18일 광주에서는 심한 폭동사태가 전개되었고 정국은 혼란을 거듭했다. 김대중씨와 김종필씨가 체포되었고 많은 정치인과 학생들이 학원 소요와 관련하여 체포되었다. 열기를 더해가던 학생회 부활과 학생자치화 학원 민주화 그리고 학원소요는 그 종말을 고했고 휴교령하에서도 학내문제를 떠나 정치문제까지 그 손길이 뻗쳤다. 당시 중동을 순방중이던 최대통령은 일정을 하루 앞당겨 급기야 귀국하는 사태까지 되었다. 당시 국무총리였던 신현확씨를 경질시키고 사태수습에 나섰다. 8.15 광복절 기념식을 끝으로 공식일정을 마무리하고 대통령직을 사퇴하고 새로이 정국 혼란을 수습하고 안정된 정국을 만들려 했던 비상대책상무회의 위원장이었던 전두환씨가 통일주체국민회의의 선거에서 당선되어 10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새로운 헌법이 만들어졌고 김대중씨 사형선고로 인한 한일간의 대립이 격화되었고 기대했던 예상을 누르고 현격한 차이로 레이건이 미대통령에 당선되어 보수주의의 승리로 돌아갔다. 작년 11월에 시작된 미인질문제는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인을 놀라게 한 소련의 아프간 침공이나 폴란드의 파업사태 소련의 폴란드 침공위기 이란과 이라크 전쟁 등과 호메이니와 카터의 대결 등 흥미진진한 사건의 연속이었다. 오히라가 사망하므로써 스노베가 수상이 되고 서독에서도 대통령이 그대로 유임되었고 브르즈네프가 인도를 방문했고 후쿠다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스포츠에서도 한국은 놀라운 발전을 보였다. 말썽많았던 올림픽 소련개최에 대처한 미국의 불참에 편성하여 많은 국가들이 불참한 유명무실한 올림픽으로 끝났다. 차범근, 허정무, 박종원 등의 축구선수들의 유럽진출, 여자 농구의 아시아 제패 청소년축구의 제패 아마추어 야구의 세계 공동 2위 대표축구팀의 북한 제압 김태식 선수의 세계챔피언 획득, 박찬희의 5차방어 성공 등 여러 일들이 있었다. 경제적으로는 침체에 불황이 겹쳐 유류파동이 아직 그 여세를 떨치고 있어 5.7% 성장이란 최대의 실적을 남겼다. 개인 GNP8900불로 되어 후퇴하는 역사를 남겼다. 새로운 헌법에 의해 모든 국회의원과 통일주체 대의원이 모두 해직되고 새로운 입법회의란 명목으로 새로운 의회를 조직하여 새헌법에 맞는 법률을 만들고 개정 하는 등의 활발한 활동으로 어느정도의 안정을 되찾았다. 이러한 혼란한 정국으로 인하여 1학기의 수업은 제대로 되지 못했다. 데모다 철야농성이다로 학원이 시끄러웠고 제대로 학창시절을 보내지 못하고 3-4개월 동안이나 휴교하에서 지루함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그동안 약 1개월 동안은 대망이란 대하소설 20권을 읽으며 보냈다. 도꾸가와 막부의 성립과정을 그려주고 있었다. 혼란했던 일본 정국이 3명의 영웅에 의해 이어져 최후에 연결되어 안정을 되찾고 300여년을 계속된 도꾸가와 이예야스에 최종적으로 천하통일의 위업이 달성되었다. 흥미진진했고 감동적이었다. 전후 실의에 빠진 일본국민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되기도 했다. 군대에 입대한 병건 청훈 등을 위한 환송회 등으로 세월을 허송했다. 주왕산 수련대회는 아주 기억에 남는 추억을 안겨 주었다. 그곳에서 끓여먹었던 꽁치찌게는 요리의 주메뉴가 되었다. 개교가 되어 학교생활이 조금 안정을 되찾았으나 연말에는 연일 술로 세월을 보냈고 당구을 배워 아주 그것에 빠져버려 공부는 뒷전이었다. 1년을 회고해 볼 때 별로 뜻한바대로 이루지 못한 숱한 계획들이 세워지기만 했고 성취는 제로였다. 실행되지 못한 머릿속의 허구에 불과했다. 계획없이 무절제한 생활 속에 보낸 세월을 안타까워하며 새로운 한해를 맞는 기분은 감개무량하다. 신홍석이란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했다. 정상적이었다면 대학 3학년을 보내야 할 때였는데 여의칠 않아 2학년을 보냈다. 전공외에 교육에 관한 과목을 이수하게 되었다. 새로운 분야였고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인간을 교육시키고 성장시켜가는 부분에 대한 것을 이론적으로 배워가는 것이었다. 법학을 전공하는 이에게는 거의 드문 부분이었다. 학교를 점령하고 있었던 계엄군 등에 의해 답답한 세월을 보내야 했던 때였다. 어떻게 민주화와 자율화가 이루어질 듯했던 분위기는 한순간에 끝나버렸고 다시 군부에 의한 정치로 회귀되는 기현상을 빚었다. 일부에서의 민주화 움직임도 있었지만 그것은 아직까지 시기상조였고 요원한 일들이었다. 장기적인 관점이나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과도기였고 완충기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으로 평가될 수도 있었다. 민주화로 급격하게 변모되고 변화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서서히 그 과정을 밟아가면서 민주화를 이루고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사가들은 변명할지도 모를 일이다. 국가사회가 가지는 속성자체가 흘러온 도도한 역사의 물줄기를 한꺼번에 바로 180도 전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어느만큼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고 연착륙할 수 있는 여건의 조성이 되어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졸탁동시라고 했었다.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새끼는 안에서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하고 바깥에서는 어미가 껍질을 깨주는 것이 같이 맞물려야 한 생명이 탄생되는 것이다. 그속에서는 알을 깨는 고통과 맞물려 알에서 벗어나는 탈각의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이 일어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되는 것이리라. 봄부터 소쩍새가 그렇게 울고 구름은 먹구름 속에서 그렇게 기다리고 염원했을 때 한송이 국화꽃이 피는 것처럼 말이다. 청춘의 80년대는 그렇게 흘러갔고 지나갔다. 질풍노도의 시대였고 정말 지나고 나서는 암울했던 한 때가 아니었나 여겨지기도 한다. 꿈의 80년대였지만 혼란의 극치였고 불안한 나날의 연속이었던 때이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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