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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의 향기 (5권)

기도

by 자한형 202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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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인간의 감정의 정체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깊은 사색이나 일고를 해보는 것 같지 않다. 쉽사리 무너뜨려 버리지 못할 벽 같은 것을 항상 느끼게 되니까 말이다. 우리가 회자정리라 하는 것에서도 우린 소화하지 못하고 극복하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폭풍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고 알지 못할 뭔가를 느끼게 되리라 여겨진다. 격분과 분노, 우정과 믿음 신뢰속에서도 우린 깊이를 알 수 없는 변화와 전환 또는 변심과 배반에 크게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동양에선 환상이라고 했고 거의 망령된 것이라 했으며 성자가 입에 담지 않아도 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했단다. 수필에는 에세이와 미셀러니가 있단다. 사랑에도 그런 듯하다. 철학적이고 지성적인 것이 있는가 하면 격정적이고 태워도 재가 되지않는 사랑을 키우고자 하는 이가 있는 모양이다. 매혹적인 것은 에세일 것이고 고상한 것은 미셀러니 일 것이리라. 그렇다고 불장난을 용서할 순 없으리라. 가슴속에 그대를 향한 솟구치는 그리움에 주체할 수 없어 할 만큼 그렇듯 진한 뜨거운 열애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변명이리라. 세상을 살아 나이가 90이 넘는다 하더라도 우린 사랑을 지속할 수 있으리라. 제약된 조건들 속에서 자신을 함몰시켜서는 제대로 현상과 상황을 곡해한 것이리라. 어떤 연인들은 그렇게 한다고 한다. 소위 만나기 연습이다.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새로운 인연의 깊이를 파악하려 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텔레파시의 위력을 믿어보자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어느 곳에서 순간적인 해후를 통해서 더욱 만남의 깊이와 의의를 새롭게 해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시험해 보려는 자체에서 인간 신뢰의 나약함이 노정되고 어찌할 수 없는 불안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신뢰란 미력하고 더할나위없이 종요로운 것이다. 얼마만큼 강하게 신뢰하고 애증을 쏟아붓고 있는가 설혹 손톱만큼이라도 의혹을 갖고 미심쩍어 하지는 않는가 출발에 신성함을 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 담대하게 용기를 갖고 두 결속된 신앙에 반석위에 집을 짓고 싶어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이리라. 아웅다웅하고 질시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처럼 그렇게 강하고 뜨겁게 타오를 수 있도록 열과 성의를 다해서 위해줄 수 있으며 비워버릴 수 있는 희생에서 황홀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죽음이 갈라 놓을 때까지 사랑할 수 있도록 하소서. 내면 깊숙이 들려오는 생명의 고동을 느낄 수 있도록 힘을 기를 넣어 주소서. 나약함과 유혹에 매몰되는 일이 없도록 해서 나날이 새로운 사랑의 반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담대함을 심어 주소서. 헛되이 미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서로 믿고 의지해서 인간 스스로의 성실성에 박수를 보낼 수 있게 하소서. 많은 어려움과 각고 등 환난이 있을지라도 즐거이 그 형극의 길을 헤쳐갈 수 있는 삶의 의욕을 주시고 총기를 불어 넣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당신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지 않도록 할 것이고 그대의 가슴에 아픔을 심지 않도록 해서 입가에 가득 포만감에서 응어리지는 밝고 깨끗한 미소를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해서 사랑의 결실을 통해 여러 어려운 바람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북돋우소서. 여자의 한에서 그것에 예속되지 말게 하옵시고 그런 속박과 압제에서의 해방을 마음껏 합장하며 눈물겨웠던 지난날을 아름다운 추억거리로 간직할 수 있게 하소서. 환난과 재난과 불행 가운데서 지켜주시고 보람과 기쁨을 가지고 흔쾌히 세상일에 자신을 가질 수 있게 하옵시고 그 지고지선의 자존과 자의식을 고고하고 우아하게 지켜갈 수 있게 그에게 웅비의 기회를 주시고 슬픔과 아픔에 젖어있지 않게 하시고 낙과 기쁨가득한 생을 주소서. 가족에게도 넉넉히 세파를 헤쳐갈 수 있는 자신과 힘을 주시고 생의 본원적 의미를 깊게 통찰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겸손하게 하시고 고개숙여 감사할 수 있게 하소서. 미워하지 않게 하시고 걸음 걸음 영광과 성취가 여물수 있도록 당신께서 보살펴 주소서. 강하고 철두철미하게 산 것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가슴가득 품을 수 있도록 하옵시고 물질과 환경과 상황의 질곡 속에서 굳건하게 자아를 발전시켜가고 하고자 하는 바에 힘과 용기와 정열을 불어넣어 주시길 간절히 원하나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하는 그런 얄팍하고 금방 식어버리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정말 은애하고 위하고 진주처럼 믿음이 강한 그런 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사랑이 이루어 지기를 간구해 본다. 진주조개는 모래를 삼켜서 진주를 생산해낸다. 그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서 모래의 그 쓴 것을 이기고 그것을 삼키고 그 고통을 감내하므로써 정말 그 어떤 것도 파괴할 수 없는 영롱한 진주를 품게되고 간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부분이 삶에서 사랑에서 필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K양아 기도소리가 들리느냐. 열사의 사막으로 젊음을 구가하러간 피끓는 젊은 시인의 구도 마음이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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