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래
나는 처음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많은 불안을 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무난하고 복되게 입학하자 세상이 그렇게 가소롭게 보일 수 없었고 매사에 자신만만해 했다. 세상의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았고 온통 내세상이 된 듯했고 세상을 다가진 듯 오만방자했다. 젊음의 두 손아귀에 세상만사를 내 마음대로 자유자재로 뒤흔들려 했다. 억압과 긴장 초조 속에서 해방되어 그 어느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 개인적 자유의 포만감에 어쩔줄 몰라했고 주체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항상 밖으로 쫓아다녔고 뭔가를 찾아 열심히 헤맸다. 많은 사람을 알고자 했고 그들의 짧고 가소로운 소견일지라도 끝내 찾으려 애를 썼던 것이다.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말씀과 지식의 홍수 속에서 나는 그 기억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기록을 시작했고 온통 모든 종류의 종이에 수많은 얘기를 주워담았다. 고교시절부터 동경해 마지 않았던 대학의 자율성은 그렇게 큰 범주를 갖고 있지 못했다. 우유부단하고 남과 어울리기를 좋아했고 밤새도록 친구들과 얘기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아주 공공연하게 반정부적인 일에도 가담하기도 했다. 올바른 대의를 위한 자신의 확고부동한 신념체계를 갖는다면 결코 그것이 틀리고 나쁜 것이라고는 평가할 수 없으리라 여겼다. 씨알도 먹혀들지 않는 얘기들이고 이상론에 불가할지라도 그들이 주장하는 사상에 대의가 있는 한 그 뿌리는 쉽게 뽑혀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반대파는 언제나 항상 있어야 하고 있어왔던 것이다. 그것은 인류가 갖고 있는 불완전성과 자율성과 배파성에 기인된 독단이고 도그마인 것이다. 그와같은 악몽같은 추락은 무지막지하게 강한 힘과 권력을 향한 도전이었고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이었다. 계란은 여지없이 산산조각이 났다. 그로 인하여 오랫동안 아픔의 치유를 위한 시간을 흘려보내야 했다. 그렇게 고통스럽고 절실했던 것도 세월이 약이라는 말처럼 그렇게 아주 먼 옛날일로 여겨지게 잊혀졌던 것이다. 그 이후 변화무쌍한 세태는 급변하여 1년동안 이상을 혼란과 암흑의 무법천지가 유발되고 1년여동안 대통령이 세명이나 보게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게 되었다. 또한 학창시절의 1년이상을 이런 혼란의 격동기를 보내게 되었다. 그이후 졸지에 3학년이 되었다. 세월은 유수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느끼지도 못하고 감지하지도 못한 채 지구을 시간을 멈추게 하고싶은 욕구를 안은 채였지만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았고 무심하게도 자꾸자꾸 흘러만 갔다. 이제는 거의 끝나가고 있는 대학시절의 안타까움을 절실하게 느껴가며 서서히 채비를 해야할 것이다. 남은 것은 졸업논문과 교양과목의 학점만 잘 받으면 될 것이고 최종적으로 교생실습을 완결하면 종료될 것이다. 과거에는 40대 정도까지 돈을 모으고 그 이후 20년정도를 연구하고 공부하려 했으나 앞으로 졸업후 취직을 일단 해두고 군에 입대할 생각이다. 대학원도 시험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가 하려는 법학은 학문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하나의 사회과학을 학문하는데 있어서의 주요한 방법론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잘되면 유학도 고려해볼만 하다. 결코 패배하지 않고 굳건하게 일어서려는 백전불굴의 의지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인간의 자기의 위치와 본분을 잘 알아야 한다. 나는 어쩌면 착각과 몽상속에서 헤메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결코 그것이 착각이고 몽상이고 신기루일지라도 내가 못하면 내 후손을 통해서라도 이루고싶은 마음이다. 나는 인간을 사랑하고 나도 사랑한다.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잔인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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