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행은 MBC의 예능프로 안싸우면 다행이야 라는 것의 줄임말이다. 얼마전 방영된 황도의 집들이 편이 재미있었다. 황도는 행정구역상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리에 속한다. 이전에는 사람들이 살았던 유인도였으나 1968년 김신조 무장공비 침투사건이후 주민들을 큰 섬으로 이주시킨후로는 무인도 40년을 지내왔다. 그러던 중에 유일한 섬주민이자 자연인인 이용오(57)이 살고 있는 현재 상태다. 황도는 황무지가 변해서 황금의 섬이 된 곳이라 하여 황도로 불린다. 또 여름철이면 누런 보리밭으로 변한다고 하여 황도라 이름지어졌다. 첫날에 청년회장 안정환이 먼저 서해섬 황도에 먼저 도착을 했고 다음으로 농구대통령 허재와 독수리 축구감독 최용수가 합류했다. 셋이서 아웅다웅하며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 놀래미를 구웠는데 석쇠에 생선살이 달라 붙는 등으로 제대로의 진미를 맛보기에는 미흡했던 날이었다. 다음날 오후에 막내 먹보스로 왕성한 예능활약을 펼치고 있는 현주엽이 왔다. 농구계 두 명, 축구계 두 명의 조합이 이루어진 것이다.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마을이장이의 인솔하에 삽과 바께스를 들고 산으로 올라갔다. 이장님이 시범을 보였다. 곳곳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자연산 더덕을 캐라는 엄명이 내려진 것이다. 그리고 청년회장에게 호르라기를 하나 주었다. 막내 현주엽과 청년회장이 부지런히 더덕을 캐기 시작했다. 최고참 형님은 일은 뒷전이고 먼바다 풍경을 감상하고 틈만 나면 요령을 부릴 꾀밖에 부리질 않는다. 제법 시간이 지나자 수확량도 어느만큼 확보가 되었다. 이제 관건은 물물교환이다. 황도를 지나는 어선을 호루라기를 불어 호출한 다음 더덕과 자연산 해산물과의 물물교환 흥정을 하는 것이다. 수산물에 진가도 있지만 황도의 자연산 더덕이니 충분히 그 가치가 인정되는 물물교환인 셈이다. 문제는 어떻게 물물교환을 효과적으로 성사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저멀리 어선이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청년회장이 호루라기를 힘차고 길게 불었다. 한참 그렇게 호루라기를 불었지만 어선의 호응은 없었다. 대략남감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다시 더덕캐기가 시작되고 한시간쯤 시간이 흘렀다. 멀리 어선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번에는 제대로 물물교환을 시켜보겠다고 목이 터져라 호루라기를 불었다. 곧이어 이장님도 호루라기를 같이 불어대기 시작했다. 그냥 지나가려던 배였는데 호루라기 소리에 놀란 탓인지 금새 뱃머리를 돌려 황도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출연진 넷과 마을 이장님은 물물교환을 위해 쏜살같이 산에서 내려와 해안가에 당도했다. 배도 금방 접안했다. 먼저 인사가 먼저였다. 마을이장과 선장은 안면이 있는지 정답게 인사를 나눴고 본격적인 물물교환 흥정에 들어갔다. 선장은 더덕 중에서 씨알이 굵은 놈 하나를 잡아서 껍질을 벗겨내고 맛을 본다. 그리고 제시한 것은 수산물이 한 가득이다. 이제 갓 막잡은 아름들이 자연산 광어 두 마리, 우럭 예닐곱마리쯤이었다. 물물교환으로 받은 수산물은 활어상태였고 싱싱함 그 자체였다. 아침나절에 조업을 하면서 잡은 생선이 활어회의 식감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쉥선(생선) 모습 그대로였다. 교환을 한 후 선장과 출연진은 기념 인증샷까지 남겼다. 이제 날이 어두어져 가고 있는 시간이었다. 교환을 하고도 더덕은 잔뿌리가 있는 것들이 제법 양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요리는 활어회, 생선구이, 더덕구이, 매운탕이었다. 생선의 조리 담당은 먹보스 현주엽이었다. 거대한 광어를 조리해 비늘과 내장을 제거하고 핏물을 빼기 위해 10분쯤 들고 있어야 하는데 마땅한 사람을 찾다 결국은 허감독이 지명되었다. 요령꾼인 허감독이 제대로 10분을 참을리 없다. 5분쯤 지나자 못하겠다고 현주엽 막내에게 넘긴다. 그러자 아직 살아있던 광어는 최후의 몸부림을 친다. 그러자 온사방에 물이 튀긴다. 물벼락을 맞은 옆에 있던 이들은 모두들 물에 빠진 생쥐 꼴이다. 더덕을 씻고 다듬고 하는 부분은 마을 이장과 최감독 몫이었다. 조리된 생산과 회를 뜨고 남은 생선 뼈 등은 매운탕 재료로 안 청년회장에게 넘겨졌다. 회를 뜨는 부분은 마을이장님의 담당이었다. 광어와 우럭을 껍질을 벗기고 두툼하게 회를 썰었다. 제대로 실력을 발휘해 한 무더기의 회가 마련되었다. 한켠에서는 허감독이 더덕에 양념에 발라 석쇠에 굽는 더덕구이에 도전했다. 제대로 굽지 못해 타기도 했으나 더덕구이의 맛은 그래도 일품이었다. 황도의 집들이가 완성되었다. 마지막 밥은 돌솥밥으로 준비가 되었다. 첫 먹방은 회였다. 광어와 우럭은 말 그대로 쫄깃쫄깃했고 자연산 회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초장에 찍어 한입 가득 품었다. 먹방계의 거물 현감독의 먹개비 쇼에 불꽃놀이 효과음이 사방에서 풍미를 더한다. 스튜디오 안에서는 빽토커로 붐과 농구계 우지원 축구계 김병지가 부러워 죽을 지경의 케미를 선사한다. 붐이 출연진의 모습에 빽토커를 하고 두사람도 양념섞인 코멘트를 더한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먹방이 되었고 최고의 예능으로 발돋움 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식사는 돌솥밥과 매운탕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요리를 한 이는 청년회장이었다. 우럭 등의 생선과 회를 뜨고 남은 내장 알 등에 야채를 듬뿍 넣고 끓여놓은 매운탕은 보는 이의 감탄과 입맛을 돋우웠다. 먹방이 끝난 후에는 잠자리에 들었다. 농구팀, 축구팀으로 나눠 둘씩 합방을 했다. 후일담으로는 최감독의 섭외에 6개월이 걸렸단다. 참으로 대단한 노력이 아닐 수 없었다. 황도편 이외에도 쯔양과 유민상의 바지락 칼국수 대결 등도 방영된 바 있었다. 다음편은 조재윤과 김수로의 안다행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쉬움을 남긴 점은 좋은 안주에는 술이 있어야 했는데 방송의 특성상 술을 제외한 부분이 아쉬웠다. 물물교환이 진실로 그렇게 이뤄질 수 있을까가 의문이었는데 어떻게 성사가 되었는지 제작진의 공작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아무튼 기가 막힌 프로였고 방송이었고 재미있는 삶을 체험할 수 있었던 부분에서 시청자의 만족도를 올려준 안다행이었다고 하리라. 계속 이렇게 실감나는 예능을 통해 삶에 활력이 넘치도록 에너지를 주고 엔돌핀이 솟아 오르도록해서 우리 국민 모두가 멋진 생을 구가하는데 일조하는 예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