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이었다. 충남대 서희태 교수의 마에스트로 리더십에 관한 강의를 들을 기회를 가졌다. 조직의 내노라하는 분 150여명이 들었다. 마에스트로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중에서 최고의 지휘자를 일컫는 것이란다.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6명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조직의 리더들이 본받아야할 점을 언급했다. 오케스트라의 구성부터 얘기했다.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등으로 구성된다. 40명 수준일 경우도 있고 오늘날은 1,000명이 한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기도 한단다. 목관악기냐 금관악기냐의 구분은 피스라는 것을 사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 피스를 쓰면 목관악기이고 쓰지않으면 금관악기란다. 그러면 색스폰은 어떠냐. 피스를 쓰기 때문에 목관악기이다. 교향곡 오페라 등을 위해서는 오케스트라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언제나 무대 앞쪽에 위치를 하고 대부분의 연주자는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된다. 제대로된 마에스트로는 결코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작곡가, 연주자 그 외 성악가 등을 주인공으로 부각시키고자 한다. 세계 3대 오케스트라가 있다. 오스트리아의 빈필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그리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배를린 필하모닉은 지휘자의 신이라 불리는 카라얀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가장 뛰어난 연주자들을 갖고 있으며 대단한 기량을 뽐낸다. 빈필은 지극히 보수적인 그러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고도의 세련미와 유연함을 자랑한다. VIP 석 관람료가 35만원이라는 고액을 책정해 2004년도에 고가티켓 논란을 가져왔다. 이듬해 베를린 필이 45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3대 오케스트라의 티켓은 20만원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지휘자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다. 자신과 함께할 연주자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또한 책임이 뒤따른다. 지휘자는 자신이 선택한 연주자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연주자의 필요에 따라 연주자를 배려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휘자는 자신이 선택한 연주자를 신뢰해야 한다. 주빈 메타라는 지휘자이다. 비엔나 필하모니의 상임지휘자였다. 서교수가 새까만 단원이었을 때 그를 불러 커피를 마시러 가는데 같이 가겠냐고 했다. 그래서 커피를 한잔 하면서 얘기를 나눴단다. 이제부터는 서군이 나를 너라고 부르게 했다.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려면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언젠가 연주를 하면서 연주를 중단한 적이 있었다. 그것은 성악가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서 최고의 노래를 선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목적이 있었다. 참으로 대단한 지휘자이고 거장의 면모를 느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노래는 성공적이었고 청중으로부터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다음은 리카르도 무티라는 지휘자이다. 이탈리아 출신이었다. 그는 지휘자로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는 단원과 직원 700여명이 한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당신은 위대한 지휘자입니다. 그러나 함께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임해 주십시오. 왜냐구요? 당신은 우리가 발전하도록 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우리를 파트너가 아닌 악기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음악하는 기쁨을 빼앗아 갑니다. ” 그는 결국 단원들의 신임 투표에 의해 해임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후 시카고필로 자리를 옮기게 되고 단원들이나 연주자들의 의견을 많이 수용하는 쪽으로 변화되었다. 훌륭한 지휘자였지만 다소 과장되고 독단적이었던 부분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어떤 드라마나 연극 같은 것에도 전혀 대본에 없는 대사가 연출될 때가 있다. 이것이 애드립이다. 오케스트라도 연주중에 연주자의 탁월한 기량을 뽐낼 기회가 주어진다. 그것을 카덴차라고 한다. 연주자에게 자신의 월등한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갖는 것을 말한다. 무티는 연주자에게 카덴차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다음 세 번째 마에스트로는 베네주엘라 출신의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다. 진정으로 음악을 즐기는 21세기형 지휘자이다. 항상 웃는 모습으로 지휘를 한다. 지휘에 즐거움이 바탕에 깔린다. 지휘자가 웃는 모습을 연주자가 본다. 즐거움을 같이 받으며 전염이 된다. 관객까지 즐거움으로 물들게 한다. 아주 젊은 마이스트로이다. 재기발랄함이 돋보인다. 네 번째는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이다. 자신의 핸디캡을 최고의 지휘로 승화시킨 토스카니니이다. 극도의 근시였던 그는 전체악보를 다 암기하고 난 후에 연주를 하고 지휘를 했다. 원래 첼리스트였다가 지휘자로 변신했다. 어느날 오페라 아이다의 공연 지휘자가 갑자기 불참을 하게 되어서 토스카니니가 지휘자로 지휘를 하게된 것이 시발이었다. “혼자의 연주가 아닌 오케스트라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만들어 내야 하는 음악을 위해서 나처럼 지독한 근시로 악보를 볼 수 없는 연주자로써 암보는 당연한 것이다” 그가 죽고 나자 오케스트라는 일년동안 그 없이 연주회를 가졌고 1년 뒤에는 오케스트라가 해체되는 수순을 밟기도 했다. 다섯 번째는 카라얀이다. 지휘자는 완벽한 정신세계 속에서 자기가 원하는 소리를 창조한다. 카라얀의 지휘모습은 대부분 눈을 감고 있고 그의 손은 허공을 떠다니는 듯 지휘한다. “내가 오케스트라에게 입힐 수 있는 가장 큰 손해는 단원들에게 명확한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명확한 지시는 앙상블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를 듣는 앙상블이다.” 정해진 박자 동작이 아닌 느낌으로 하는 지휘이다. 오케스트라는 내가 일일이 알아주지 않아도 알아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항상 지휘자만 볼 수 없다. 귀를 열고 짧은 시간이라도 소통의 기운을 나누며 호흡을 공유해야 한다. 서쪽에는 카라얀 동쪽대륙에는 번스타인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의 마에스트로로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마지막 마에스트로는 레너드 번스타인이다. 뉴욕필의 지휘자이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 번스타인의 표정은 변화무쌍하다. 또한 번스타인의 지휘봉은 자주 오른손이 아닌 왼손에 가 있다. 이것은 “이제는 직접 연주자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완전히 자율적인 오케스트라가 가능하게 된다. 그는 단지 연주자의 연주를 즐길 뿐이다. 그의 눈을 보면 연주자에게 칭찬의 미소가 전해지고 있다. 이것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되면 오케스트라는 놀라운 경지에 이르게 된다. 칭찬은 공개적으로 하고 구체적으로 하며 즉시 칭찬하는 특징을 가진다. 그는 지휘봉으로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표정과 웃음과 눈찡그림 등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표정하나만으로 연주자의 연주 상황을 다 체크하고 통제하는 모습의 경지는 거의 신기하다는 말밖에 할 말을 없게 만든다. 조직의 구성원들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게 만들고 자신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게 하고 자기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게 한다면 그런 조직의 성공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리라. 황소를 지붕위로 올리는 가족의 능력처럼 그렇게 리더에게 열성적으로 충성하고 조직의 목표에 매진하는 구성원이 있다면 이룰 수 없는 조직의 목표는 없을 것이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리더의 표정하나로 지휘되고 통솔이 된다면 그 조직은 말이 필요없이 성공적인 과업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조직이 경쟁에서 살아남고 목표를 이루는 탁월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마에스트로 리더십을 보면서 조직에서의 리더의 역할을 새삼스럽게 느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