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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수필, 여행기, 편지글, 일기 등)

안경

by 자한형 2021.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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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세상만사(世上萬事)에서 사람의 지각의 90%가 눈을 통해서 한다는 속설이 있다. 5개의 감각을 갖고 있는 게 사람인데 그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시각이라는 것이다. 즉 모든 감각 내지 지각의 원초적인 것은 눈을 통해서 인식된다는 것이 그 요체다. 우리의 감각기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눈이라고 하는 것에 이의를 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등등에서도 항상 제일먼저 논의되는 것이 시각적인 것이다. 가만히 눈을 한번 감아보면 어떤 세상이 이어지고 펼쳐지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눈을 감으면 세상 전체가 암흑천지가 되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목욕탕에 불이나면 눈부터 감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도 있었다.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뉴욕의 어느 고층 빌딩에 4시간동안 정전(停電)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불이 들어왔는데 그 이후 자살한 인원이 꽤 많았다는 얘기였다. 그 짧은 4시간을 문명의 이기(利器) 없이 견뎌내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의 인간이라는 얘기이다. 에어컨이고 식기세척기고, 조리기구고, 난방이고 모든 것이 문명의 발명품에 의해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인간을 정말 편안하게도 하고 손쉽게 해주었지만 본질적인 것에의 충일함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얼마 전에는 비상대비 훈련의 하나로 20분간의 절전 훈련이 전국적으로 실시되기도 했었다. 한창 일본이 지진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문제가 되었을 때 항상 비상시(非常時)를 대비해야 한다는 경각심(警覺心)을 일깨워 주기도 했었다. 당장 선풍기가 가동되지 않고 전깃불이 나가는 상황을 가상하면 얼마나 문명의 이기에 익숙해져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안경 없이 잘 지내 왔었는데 기껏 쓴다고 해봐야 한여름의 선글그라스 내지 운전 중 햇볕 때문에 가끔 멋을 부린다고 쓴 선글라스가 전부였는데 이제는 일상사의 대부분이 안경이 없으면 불편한 것이 한둘이 아닌 상황이 되었다. 멋으로 쓰는 안경과 필요에서 사용하게 되는 것에는 천양지차(天壤之差)가 있게 된다.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이 애주가들이 툭하면 안경을 잃어버리고 찾는데 곤욕을 치루는 일이 다반사로 있었었다. 처음에 안경을 써보면 그 불편함이란 게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먼지가 자주 껴 닦아주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또 꼭 필요할 때 보면 없어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그것은 돌아서면 찾게 되는 데 그것은 멀리 있는 게 속성인 듯했다. 여러 가지로 절실하게 요구할 때에 찾으면 깜빡 잊고 놔두고 온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비가 오거나 할 때의 불편함도 다르지 않다. 그것을 익숙하게 활용하게 될 단계가 되려면 얼마만큼 필요가 절실해졌음을 실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휴대전화기로 문자를 보내고 또는 받게 되면 그것을 해독을 해야 하는 데 안경이 없으면 아무것도 되질 않는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연전에 어쭙잖아해 하는 남편을 위해 집사람이 안경을 세 개를 사서 안경만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게 되었다. 사무실에 하나 집에 하나 등등 참으로 없는 곳이 없도록 비치가 되어 있음에도 책이라도 볼라치면 안경을 어디에 두었는지 허둥대기 마련이었다. 신문도 안경이 없으면 읽을 수가 없을 지경이 되었으니 갑갑한 노릇이다. 장기간에 걸쳐 안경을 쓰고 있다 보면 이것을 쓰지 않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지를 느끼게 된다. 요즘의 사람 대부분이 안경은 거의 필수품이 되다시피 되어 있다. 이제는 항상 몸에 지니지 않으면 불안해서 어쩔 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의과대학을 나와서 전공을 선택할 때에도 가장 선호도가 높고 우수학생이 지원하는 곳이 안과라고 한다. 경제적인 부를 보장받고 여러 가지 복잡한 게 얽혀있지도 않고 세상 편한 것이 그것이라는 논리이다. 최근에는 또다시 그것이 수술 않는 부분으로 변화가 되었다고도 한다. 그러한 것이 의료소송도 당하지 않는 장점도 있다고 한다. 일반외과 부분 등은 거의 의사가 모자라는 기현상이 벌어진다고도 한다. 요즘은 노안도 라식수술에 의해 치료가 된다고 하니 그것도 한번 고려해볼 만하다. 더욱 더 늙어지면 녹내장도 발병하게 되고 백내장도 있게 되는 모양이라고 하니 눈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청력이 약화하면 보청기라는 것으로 보완되지만 눈이라는 것도 세심하게 관리하고 유지해 나가야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한때에는 콘택트렌즈라는 것도 유행처럼 번져나갔던 적도 있었다. 눈에 좋은 식품으로 회자하는 것이 블루베리여서 그것이 선호도가 한참 올라갔던 적도 있었다. 언젠가 어느 야구선수는 안경의 불편함 때문에 라식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아주 성적도 오르고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잘못된 수술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야간 경기에 임하면서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선수로서의 제 구실을 못하게 되기도 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속담에 제 눈에 안경이라고 하는 것도 있다. 아무리 좋은 신랑감 내지 신붓감이라고 하더라도 서로가 맞아야 한다는 의미이리라.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나이가 들어 눈꺼풀이 쳐지게 되면서 쌍꺼풀 수술을 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눈이 떠지지 않아 불편함이 생기게 되니 부득이한 상황이라고도 한다. 통상적으로 나이가 들고 늙어갈수록 하나하나 보조적으로 더 필요로 해지는 것들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한 친구는 라식수술을 통해 안경과의 결별을 고하고 그렇게 편할 수가 없고 편안해졌다고도 했었다. 이제는 결단코, 그런 일이 안경을 쓰게 되는 일 등이 남의 일처럼 여겨졌었는데 이제는 불가피하게 감수하는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안경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것도 이제는 신체 일부가 되고 만다. 자칫 잘못하다 보면 상하기 일쑤이고 수리를 해야 하는 일도 자주 겪게 되는 모양이다. 이제는 안경을 쓰고 보존하고 관리하고 유지해서 그것에 익숙해지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뾰쪽한 수가 없어 보인다. 오죽하면 핸드폰의 문자메시지를 판독하는 것도 안경이 없으면 될 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고 보니 필수품으로서의 안경의 필요성이 절감된다. 안경에서 해방되기를 바랄 수는 없는 처지이고 보면 그것에 숙달되고 자연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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