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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 어느 날 한 남자가 커다란 홀에서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피아노를 연주하고 나왔다. 그런 상황 하에서 한 남자를 만났는데 그것은 결코 만나서는 안 될 만남이었다. 결국은 피아니스트가 그 남자를 살해하는 것으로 극은 시작된다. 왜 그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한 남자를 살해한 것일까? 그렇게 일드의 ‘모래의 그릇’은 의문의 살해 장면에서 출발한다. 본래는 마츠모도 세이초의 원작소설이 극화된 것이었다. 그 주검은 무척이나 처참한 상태로 발견된다. 지하철 제조창의 철도길 사이에서 얼굴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 지문도 손가락이 모두 짓이겨진 채여서 알아볼 수가 없었다. 한 동안 피살자의 신원조차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목격자의 진술에 따르면 피살자와 그를 살해한 듯한 남자와 .. 2021. 8. 20.
인간조건 인간의 조건이라는 일본 대하소설이 있다. 이것의 작가는 고미카와 준페이라고 하고 ‘95년에 작고했다. 이것을 읽은 지가 하도 오래여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상당히 감동적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전체가 10권으로 되어 있었다. 프랑스의 저명한 소설가 앙드레 말로의 작품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의 것이다. 고등학교 선배가 이웃집에 살았었는데 그가 이것을 추천해 주었다. 그때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일본에 대해서 상당히 해박했었고 정통해 있었던 것으로 여겨졌다. 제일 먼저 대망 20권을 읽을 것을 권고 했었다. 대망은 일본의 막부시대를 연 도꾸가와 이예야스(德川家康)에 관한 얘기이다. 오랫동안 인질생활을 하며 인내와 덕의 힘을 키워온 이가 일본 천하를 쟁취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얘기가 전개.. 2021. 8. 20.
인간의 증명 인간의 증명은 일드로 오래전에 방영된 작품이다. “어머니…. 저의 그 모자 어떻게 되었을까요?? 네…. 여름날 우스이에서 키리스미로 가던 길에 계곡에 떨어뜨렸던 그 밀짚모자 말이에요.” 오늘 밤 즈음엔, 그 계곡 사이로, 조용히 내린 눈이 쌓여 있겠지요. 옛날, 반들반들하게 빛나던 그 이탈리아 밀짚모자와 그 뒤에 제가 쓴 YㆍS이라는 머리글자를 감추듯, 조용히, 외롭게…. - 사이조 야소(西条八十), 모자 - 고다이바 대 관람차가 있는 팔레트 도시로 가는 폐쇄형 육교에서 한 혼혈 흑인 청년이 그 출구에서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된다. 그가 남긴 한마디는 "스토하 (ストハ)"그의 신원을 증명할 단서는 아무 데도 없다. 여러 곳에서 여러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동시다발적 사건들이, 회를 거듭할수록 하나의 큰 .. 2021. 8. 20.
노기 마레스게에 관한 소회 일본의 군인이었던 노기 마레스게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자국 내에서도 성장(聖將)으로 칭송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능한 장군으로 폄하되기도 한다. 두 명의 성장이 있다고 했는데 그것은 노기와 도고헤이하찌로였다. 도고는 해군을 책임졌고 노기는 육군을 통해 여순을 함락시켰다. 노기는 현재의 도쿄도 미나토구(港区)에 있던 쵸슈번의 지번인 쵸후번(長府藩)의 번사인 노기 마레츠구(乃木希次)의 셋째아들로 태어났다. 현재 롯폰기 힐즈(六本木ヒルズ)가 되어있는 쵸후번에도 저택(上屋敷)이 태어난 곳이다. 어릴 적에 모기장 밑에서 자고 있을 때 모기장의 금붙이가 떨어져서 왼쪽 눈에 맞아 왼쪽 눈이 거의 실명상태가 되었다. 러․일 전쟁 중 여순 요새함락에 수많은 희생자를 내었고 무모하게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두 아들까지 .. 2021.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