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내가 온다
그리운 내가 온다 / 박범신 유럽이 여기서 시작됩니다. 아시아가 여기서 끝납니다. 바꿔 말하자면, 유럽이 끝나고 아시아가 시작되는 곳이 이스탄불입니다. 일찍이 강성했던 히타이트인들이 자리 잡았으며 페르시아 제국과 로마 문명의 세례를 받았던 곳, 동로마 제국의 비잔틴 문화가 꽃피었고, 오스만 터키의 이슬람 문명의 중심을 이루었으며, 아시아 몽골 제국의 말발굽 소리가 천지를 울리기도 했던 곳, 동양과 서양, 오래된 과거와 현재, 갈등과 화해가 뒤섞여 흐르는 곳, 이스탄불은 터키의 심장입니다. 터키인은 보스포루스 해협을 보아즈(bogaz), 목이라고 부릅니다. 길쭉한 모양이기 때문이지만, 제게는 생명이라는 은유를 떠올리게 하는 목으로 들립니다. 유럽 대륙과 아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30여 킬로미터의 이 물길은..
2023.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