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에 물들다 (월간조선 연재물) 김태완19 예술이 참혹한 비극을 노해하는 까닭은 예술이 참혹한 비극을 노래하는 까닭은?/김태완 문장에 물들다 〈10〉 어느 날 발밑이 폭삭 무너지는 것처럼 우연이라기엔 억울하고 운명이라기엔 서글픈(윤고은) “내가 괴물을… 괴물을 낳았어!”(최은미) 사기꾼들도 미친 연놈이었고 평생 모은 재산을 기부한 사람도 미친 연놈이었다(윤성희) ‘인간은 고통을 통해 지혜를 얻는다’, 파테이 마토스(Pathei Mathos) 100년 전 비극의 참상, 관동대지진 조선인 대학살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포스터. 인간은 왜 비극적인 작품에 빠져드는 것일까. 사진=조선DB 소설 《밤의 여행자들》윤고은의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2013, 민음사) 속 ‘고요나’는 재난으로 폐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여행사(상호가 ‘정글’이다)의 10년 차 수석 프로그래머다. 사실, 요나.. 2024. 7. 24. 헤엄쳐야지 별 수 있나요 세상은 바닥 없는 물이기도 하고 “헤엄쳐야지 별 수 있나요. 세상은 바닥 없는 물이기도 하고”(구병모)/ 김태완 문장에 물들다 〈9〉 ‘화장을 하던 어머니의 얼굴이 천 조각 만 조각으로 깨어졌다’(오정희) ‘마음이 기억에 붙어버리면 떼어 낼 방법이 없어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최은영)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기형도)‘마음이 기억에 붙어버린’ 그 슬픔의 고갯길은 미끄럽고 웅덩이가 패 있는 길과 이어져 있다. 오르막을 걷다 길모퉁이를 지나고 다시 긴 골목 끝에서 내리막길을 만난다. 일러스트=조선DB오정희의 소설집 《유년의 뜰》(2017)〈어머니가 시집올 때 해왔다는 등신대(等身大)의 거울은 이 방에서 유일하게 흠 없이 온전하고 훌륭한 물건이었다. 눈에 보이게 또는 보이.. 2024. 7. 24. 다만 멀고 험한 길이나 악업 바람 두렵지 않네 다만 멀고 험한 길이나 악업(惡業) 바람 두렵지 않네/김태완 (문장에 물들다 〈8〉) 인도를 찾아간 신라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 우리나라 최초의 기행문 한민족 모험 유전자를 떠올리게 한 신라 최치원의 명문 〈토황소격문〉… 한국 한문학사(漢文學史)의 첫머리 고구려 기상을 세상에 알린 을지문덕의 시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KBS 교양 프로 〈역사스페셜〉에 방영된 ‘해동의 첫 번째 세계인 혜초’의 한 장면을 캡처했다. 서기 723년 신라의 스님 혜초(慧超·704~787년)가 길을 떠났다. 해로와 육로를 거쳐 큰 바다와 사막, 설산(雪山)의 산맥을 따라 인도와 주변 여러 나라를 순례하고 727년 돌아왔다. ‘천축국(天竺國)’은 인도를 말한다. 당시 인도는 다섯 지방, 즉 동천축, 서천축, 남천축.. 2024. 7. 24. 왜 그랬는지 그건 나도 모르겠어 “왜 그랬는지 그건 나도 모르겠어”/김태완 (문장에 물들다 〈7〉) 인민군 병사의 뒤를 따라 나가는 청년의 목줄띠가 입에 물었던 보리밥덩이라도 넘기는지 크게 한 번 움직였다 그놈의 마음이라는 것이 남과 달리 어쩔 수 없는 절망감과 고독감을 느낀 것이 아니었을까6ㆍ25전쟁 당시 8사단 정훈장교로 참전하여 전투 현장을 촬영한 故 한동목 예비역 중령의 개인 소장 전쟁기록 사진. 사진은 영천의 피란민 행렬 1950.8. 사진=육군 6·25전쟁 정전(停戰) 70주년을 맞았다. 1960년 《사상계》 1월호에서 7월호까지 연재된 황순원(黃順元·1915~2000년)의 장편소설 《나무들 비탈에 서다》가 떠오른다. 이 작품은 1968년 최하원 감독의 손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이순재, 문희 등이 주연이었다. 어.. 2024. 7. 24.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