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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에 물들다 (월간조선 연재물) 김태완19

인간과 개가 섬광이 되는 순간 인간과 개가 섬광이 되는 순간/김태완 (문장에 물들다 〈3〉)‘사투리처럼 구불러 댕기는 돌삐도 착하게 지키보고 있을까’(서하) ‘먹구름이 산허리 휘감아 돌고 노인복지관 뒤 안개가…’(한영식) ‘병을 깨선 안 돼. 자, 어떻게 하면 새를 꺼낼 수 있을까?’(김성동) ‘저건 부처님도 아니다! 불상도 아니야!’(김동리)한 초등학생들이 초등학교 운동장 철봉에 매달려 있다. 사진=조선DB 서하(본명 徐庭禮·61) 시인을 만난 적이 없지만 최근 펴낸 시집 《외등은 외로워서 환할까》(걷는사람 간)를 읽으며 친숙해짐을 느낀다. 글을 다루는 솜씨가 비범하다. 괜히 무게를 잡고 진지한 척 독자에게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개구쟁이가 딱지 뒤집듯이 말의 의미를 뒤집는 시원시원한 솜씨가 있다”(장옥관 시인). 어쩌면 그가 하.. 2024. 7. 20.
나를 바보 같다 히죽거리는 이들에게 나를 바보 같다 히죽거리는 이들에게 /김태완[문장에 물들다 (2)]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날리면 알게 되는 것들 가라, 그리고 죽어라. 반드시 죽을 운명을 타고 난 그대들이여! 밖에서는 눈이 소복소복 쌓이고 있다. 발자국 하얗게 지우면서‘지금은 나이 더 들어 뒷골목을 걸으며 저 초라한 이들의 집들을 대단타 바라보네.’ 벽화로 단장한 동네 골목. 사진=조선DB 20세기 미국의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William Carlos Williams· 1883~1963년)의 시선집인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2021)를 손에 들었다. 현대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미국적인 시인으로 자리매김한 시인이란다.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 더 젊었을 때는 뭔가를 이루는 게 .. 2024. 7. 19.
망년 너머 신년 문장에 물들다 〈1〉 망년 너머 신년/김태완“나는야 구두닦이 슈우샤인 보이, 어린 희망이 있소” (반야월) ‘이제 얼마나 남았을꼬, 아마 숨이 꼴깍하는 그 순간까지’(황지우) ‘나는 허공을 딛고 당신을 견디고 있었다’(김미선)[편집자 주( 註)]오랫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아오던 ‘아(阿)Q의 시 읽기’ 연재를 마칩니다. 2023년 새해부터는 새로운 문학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기존처럼 좋은 시를 소개하되 수필, 소설, 희곡, 노랫말까지 장르를 넘어 좋은 문학, 문장을 소개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 계속 부탁드립니다.몇 해 전 서울 인왕산 범바위에서 바라본 일출의 모습이다. 서울의 도심이 한눈에 보인다. 사진=조선DB 황지우의 시집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1998)세브란스 병원 .. 2024.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