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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에 물들다 (월간조선 연재물) 김태완19

너희가 어찌 높이, 멀리 나는 도요새를 알겠느냐 너희가 어찌 높이, 멀리 나는 도요새를 알겠느냐/김태완 (문장에 물들다 〈6〉) ‘인생은 아름답다. 우리 뒤에 올 세대들이 인생을 한껏 즐겁게 누릴 수 있기를’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어’북쪽 지방으로 이동 중이던 도요새 10만여 마리가 모여든 전북 군산시 유부도 앞바다에서 짝짓기에 나선 민물도요들이 떼지어 날고 있다. 사진=조선DB 멕시코에 망명해 있던 러시아 혁명가 트로츠키(1879~1940년)는 자신의 죽음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는 레닌 사망 후 후계투쟁에서 스탈린에게 밀리자 1927년 무렵 식솔(食率)들을 모두 이끌고 해외 망명을 떠나 반스탈린 운동을 벌였다. 사실, 트로츠키에 대한 사형선고는 그가 암살되기 오래전에 모스크바의 궐석재판에서 내려졌다. 암살자가 조만간 자.. 2024. 7. 23.
문자 문해력 그리고 문명 문자, 문해력 그리고 문명 /이강호 (문명과 역사 ⑥)‘우리말’ 집착하는 원리주의가 문해력 저하 가져와 스코틀랜드·네덜란드·영국·스웨덴·독일 등 종교개혁 한 나라들이 문맹률 낮아 ‘종교개혁 → 문해력 상승 → 경제발전’ “인쇄는 가장 고귀하고 소중한 은총의 선물이다”(마르틴 루터) 《성경》을 인쇄한 기독교 세계, 《코란》 인쇄를 거부한 이슬람 세계 일본, 19세기 중반 서민층 남성의 식자율도 54%에 달해구텐베르크의 활판인쇄는 종교개혁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 “우리는 문명에 관한 모든 사고(思考)를 스코틀랜드에서 찾는다.”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가 한 말이다. 스코틀랜드 계몽주의(Scottish Enlightenment)에 대한 찬사였다. 그럴 만했다. 스코틀랜드 계몽주의는 18세기 중엽 .. 2024. 7. 23.
읽을 수 없는 읽은 적 없는 책이 돼라 읽을 수 없는, 읽은 적 없는 책이 돼라& 김태완 (문장에 물들다 〈5〉) ‘이런 일은 받아쓰게 할 수 있지만, 콩트레스카르프 광장은 받아쓰게 할 수 없어’(소설 《킬리만자로의 눈》 중에서) “차라리 몰랐으면 또 모르지만 한 번 알고 나서야 인륜이 있는듸 어찌겠냐”(소설 《역마》 중에서) ‘싸우고, 사랑하고, 꿈꾸고, 행하라. 사랑하거든 투쟁하고, 투쟁하면서 사랑하라’(에세이 《사랑한다면 투쟁하라》 중에서)어쩌면 우리에게 닥치는 일들은 예견된 것이라 해도 준비할 수 없는 일, 감내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일러스트=조선DB권여선의 소설 《실내화 한 켤레》(2014)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이것이 행인지 불행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불행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만 감지되고 어떤 불행은 .. 2024. 7. 23.
복수 이야기, 운명 이야기 복수 이야기, 운명 이야기/김태완 문장에 물들다 〈4〉 “형님, 거저 다 운명이외다”(소설 《배따라기》 中) “나는 운명의 부하다”(소설 《백경》 中), “이게 다 운명 탓이지요”(소설 《보바리 부인》 中) “우연히 경험했던 것들의 실상은 필연이었다”(오르한 파묵의 《하얀 성》 中)인간의 운명은 어떤 유전자 지도로 그려질까. 일러스트=조선DB 노(老)시인 이문길(李文吉)의 시·산문집 《석남사 도토리》(브로콜리숲 간)가 나왔다. 책 머리말에 “나는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원님 덕에 나팔 불다’라고 하고 싶었다. 시끄러워하는 줄도 모르고 평생 나팔을 불었으니 나 때문에 고생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부끄럽다”라고 썼다. ‘원님 덕에 나팔 분다’는 속담을 오랜만에 보게 되어 반가웠다. 산문 〈석남사 도토리.. 2024.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