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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 칼럼(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등70

거주하는 인간 호모 하비투스23 ‘거주하는 인간’ 호모 하비투스(Homo Habitus) 23/배철현인간문화의 기초, 가옥(家屋) >> 터키의 기원전 거주지 ‘차탈휴윅’은 신석기시대 인류 문화의 중심…인간은 가옥에 거주하면서부터 집안에서 살아가는 동물로 진화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가? 인간은 자신이 사는 장소다. 자신이 거하는 장소가 그 사람의 인격을 만든다. 습관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해빗(habit)은 한 사람을 규정하는 그 사람만의 습관(習慣)인 동시에 그 사람이 거주하는 장소(場所)다. 인간은 이제 한 곳에 정착해 자신이 점령한 장소를 가옥으로 꾸며, 인간다운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차탈휴윅(Çatalhöyük)은 기원전 7500년에서 기원전 5700년까지 존재했던 신석기시대 거주지다. 오늘날 터키 중부 콘야(고대 이코니움.. 2024. 10. 3.
기억하는 인간 호모 레코르단스22 기억하는 인간’ 호모 레코르단스(Homo Recordans)22/배철현인간을 하나로 묶는 문화의 끈 >> 인간이 공동체 안에서 산다는 것은 ‘공동의 기억’을 구축해가는 행위…정교한 장례 의식은 인류가 공동체로 살아가려는 정신적이고 영적인 노력 로마의 사상가 아우구스티누스(어거스틴)는 5세기 초 로마제국이 멸망하는 이유를 찾으려 애썼다. 그는 그리스 철학의 도움을 받아 이성적으로 설명하려 시도하지만 실패했다. 기원후 2세기에 페르시아에서 등장한 마니교의 이원론적 세계관을 원용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 후, 그는 밀라노의 그리스도교 사상가이며 주교였던 암브로시우스를 만나 그리스도교 교리 안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그는 로마제국의 쇠퇴와 멸망을 인간이 유전적으로 내재된 ‘원죄’ 때문이라고 .. 2024. 10. 3.
재배하는 인간 호모 플란탄스21 재배하는 인간’ 호모 플란탄스(Homo Plantans)21/배철현농업은 문명을 구축하는 발판 >> 인간은 농업의 발견 이후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와… 농업은 인류문명의 기초인 ‘도시’와 ‘문자’의 등장을 위한 전제조건 인간은 자신의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환경에 적극적으로 스스로 적응해 생존에 필요한 도구를 만들거나 자연을 변형시켜 자신의 생존을 위한 발판으로 만든다. 독일 철학자 니체는 ‘도덕의 계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류는 까마득한 옛날부터 물건, 형태, 혹은 모임의 존재하는 목적과 유용성을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의 눈은 보기 위해, 손은 무엇을 쥐기 위해 만들어졌다.”지구와 인류의 역사를 긴 안목에서 보면, 인류는 우주의 거대한 변화 속에 운 좋게 살아남은 동물이다... 2024. 10. 3.
잔치하는 인간 호모 페스투스20 ‘잔치하는 인간’ 호모 페스투스(Homo Festus) 20/배철현 “맥주는 나라를 지탱하는 생명이다” BC 9500년 구석기 신전 ‘궤베클리 테베’에서 맥주 제조 흔적 발견··· 돌기둥은 인류 문명 이전의 문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영적 자궁에 해당해 우리는 최근까지 농업의 발명이 도시, 문자, 예술, 그리고 종교를 탄생시킨 기반이라고 믿어왔다. 물질이 정신을 이끌지, 정신이 물질을 이끌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그러나 최근 기원전 9500년에 건축됐다고 고고학적으로 증명된 터키 궤베클리 테페(Göbekli Tepe)에서 신전이 발견됐다. 지금 봐도 압도적이고 정교한 구조를 띤 신전이다. 이 발굴은 지금까지 인류 문화와 문명사의 ‘진리’로 여겨졌던 가정을 수정하는 결정적인 증거였다. 마치 천동설을 믿던 사람들.. 2024. 10. 3.